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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장애 공연예술, 대안과 가능성

이음광장 비대면 온라인의 가능성과 도전

  • 문영민 장애예술연구자
  • 등록일 2020-09-16
  • 조회수734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다수의 사람이 대면하는 공간이 멈췄다. 학교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시작하였고, 박물관, 공연장 등도 대면 활동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문을 닫았다. 대면 활동이 전제되는 문화예술계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창작자와 관객의 대면이 필수적인 공연예술계의 피해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하 ‘KOPIS’)에서 제공하는 통계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6월 공연 건수는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1/3~1/2가량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소 줄어든 5~6월에 와서 공연 건수가 증가하는 듯 싶었으나, 수도권에서 8월부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개막 예정이던 공연의 연기와 취소 소식이 연달아 들려온다.

  • 2020년과 2019년 상반기 공연건수 비교 테이블
    2020년 공연건수 개막편수 상연횟수 예매수
    (건) (%) (편) (%) (회) (%) (건) (%)
    2020-03 178 15.4 62 8.9 2,187 18.7 162,235 21.0
    2020-04 177 15.3 91 13.0 2,180 18.6 116,787 15.1
    2020-05 345 29.9 232 33.2 3,788 32.3 252,729 32.7
    2020-06 455 39.4 313 44.8 3,570 30.4 240,836 31.2
    합계 1,155 100.0 698 100.0 11,725 100.0 772,587 100.0
  • 2020년과 2019년 상반기 공연건수 비교 테이블
    2019년 공연건수 개막편수 상연횟수 예매수
    (건) (%) (편) (%) (회) (%) (건) (%)
    2019-03 502 20.0 404 20.4 3,299 20.8 303,818 21.2
    2019-04 498 19.8 401 20.3 3,381 21.3 331,390 23.2
    2019-05 628 25.0 494 25.0 4,054 25.6 391,224 27.3
    2019-06 884 35.2 679 34.3 5,120 32.3 404,559 28.3
    합계 2,512 100.0 1,978 100.0 15,854 100.0 1,430,991 100.0

    2020년과 2019년 상반기 공연건수 비교
    [출처] 예술경영지원센터 KOPIS 공연예술통계(www.kopis.or.kr)

대면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공연을 송출할 수 있는 온라인이 예술가들의 숨통을 틔우고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지난 4월 유튜브 무관중 독주회를 열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달했다. 레이디 가가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도 온라인으로 송출되어 팬들은 방 안에서 스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장애 공연예술인들도 대면 공연의 기회를 역시나 코로나19가 빼앗아간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비대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의 상황이 가장 어렵던 지난 4월, 극단 핸드스피크는 수어 공연인 <사라지는 사람들>을 세종문화회관이 주최한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 ‘힘내라 콘서트’의 일환으로 선보였다. 공연은 여섯 명의 농인 배우와 다섯 명의 청인 배우가 무대에 섰고, 수어와 한국어로 진행되었다. 1장 ‘주인 없음’에서는 ‘풀은 머리 나라’와 ‘묶은 머리 나라’의 갈등을 그렸으며 2장 ‘달빛 도망’은 적으로부터 도망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라지는 사람들> [사진제공] 핸드스피크

표정과 몸짓 모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어의 특성상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어 공연이 다소 한계를 가지지 않을까 우려하였지만, 핸드스피크의 공연은 오히려 비대면 공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배우들은 1장에서 여러 색의 부채를, 2장에서는 우산을 사용하는데 형형색색의 오브제들이 마치 관객이 현장에서 관람하는 것처럼 공연을 선명하게 감각하게 했다. 전체 무대를 촬영한 풀샷 영상과 수어를 사용하는 배우의 움직임을 클로즈업한 영상을 적시에 배치하여 관객이 공연의 숲과 나무를 동시에 관람하게 하는 영상촬영 기법도 눈에 띄었다. 관객들은 대면 공연을 ‘대체한’ 비대면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의 공연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공연보다 더 많은 관객과의 만남을 전제하는 축제 역시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나, 온라인으로 진행된 장애예술 페스티벌이 그 한계를 넘어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난 6월 한국장애인무용협회가 주최하는 ‘2020 라라미댄스페스티벌(LALAME DANCE FESTIVAL)’은 당초 노원문화예술회관을 대관해 수백 명의 관객을 수용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관객 수를 줄이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 페스티벌은 매년 하나의 장애 유형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며, 올해는 ‘발달 장애’를 주제로 개최되었다. 잘 알려진 발달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체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발달 장애 기타리스트 김지희 등의 공연이 유튜브로 송출되어 더 많은 관객과 만났다.

‘2020 라라미댄스페스티벌’ 스팟 영상
[영상출처] 한국장애인무용협회 유튜브

비대면 공연은 당초 대면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의 대안으로 발표되었으나, 발표 후 영상 공연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0 라라미댄스페스티벌’을 기획한 김용우 한국장애인무용협회 회장은 온라인 공연을 준비하며 “관객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영상 송출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이전의 공연 영상 제작은 단순히 기록용이었지만, 향후 온라인 공연 혹은 영상 공연이 장애 공연예술의 또 다른 영역으로 개척될 수 있을 것이다.

영상 공연의 확장된 접근성 역시 장애인 관객에게는 희소식이다. 공연 <사라지는 사람들>은 수어와 한국어로 공연을 진행하는 동시에, 영상 자막을 띄워 수어를 사용하지 않는 청각 장애인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대학로 소극장의 장애인 접근성이 열악한 상황에서 화면으로나마 공연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향후 온라인 공연의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문영민

문영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서 장애인 공연예술, 장애정체성, 장애인의 몸, 장애인의 건강 불평등을 연구하고 있다. 프로젝트 극단 0set 소속으로 공연 <연극의 3요소> <불편한 입장들> <나는 인간> 등의 공연에 창작자로 참여하여 연극으로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aojungym@daum.net

문영민

문영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서 장애인 공연예술, 장애정체성, 장애인의 몸, 장애인의 건강 불평등을 연구하고 있다. 프로젝트 극단 0set 소속으로 공연 <연극의 3요소> <불편한 입장들> <나는 인간> 등의 공연에 창작자로 참여하여 연극으로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aojungym@daum.net

상세내용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다수의 사람이 대면하는 공간이 멈췄다. 학교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시작하였고, 박물관, 공연장 등도 대면 활동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문을 닫았다. 대면 활동이 전제되는 문화예술계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창작자와 관객의 대면이 필수적인 공연예술계의 피해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하 ‘KOPIS’)에서 제공하는 통계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6월 공연 건수는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1/3~1/2가량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소 줄어든 5~6월에 와서 공연 건수가 증가하는 듯 싶었으나, 수도권에서 8월부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개막 예정이던 공연의 연기와 취소 소식이 연달아 들려온다.

  • 2020년과 2019년 상반기 공연건수 비교 테이블
    2020년 공연건수 개막편수 상연횟수 예매수
    (건) (%) (편) (%) (회) (%) (건) (%)
    2020-03 178 15.4 62 8.9 2,187 18.7 162,235 21.0
    2020-04 177 15.3 91 13.0 2,180 18.6 116,787 15.1
    2020-05 345 29.9 232 33.2 3,788 32.3 252,729 32.7
    2020-06 455 39.4 313 44.8 3,570 30.4 240,836 31.2
    합계 1,155 100.0 698 100.0 11,725 100.0 772,587 100.0
  • 2020년과 2019년 상반기 공연건수 비교 테이블
    2019년 공연건수 개막편수 상연횟수 예매수
    (건) (%) (편) (%) (회) (%) (건) (%)
    2019-03 502 20.0 404 20.4 3,299 20.8 303,818 21.2
    2019-04 498 19.8 401 20.3 3,381 21.3 331,390 23.2
    2019-05 628 25.0 494 25.0 4,054 25.6 391,224 27.3
    2019-06 884 35.2 679 34.3 5,120 32.3 404,559 28.3
    합계 2,512 100.0 1,978 100.0 15,854 100.0 1,430,991 100.0

    2020년과 2019년 상반기 공연건수 비교
    [출처] 예술경영지원센터 KOPIS 공연예술통계(www.kopis.or.kr)

대면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공연을 송출할 수 있는 온라인이 예술가들의 숨통을 틔우고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지난 4월 유튜브 무관중 독주회를 열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달했다. 레이디 가가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도 온라인으로 송출되어 팬들은 방 안에서 스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장애 공연예술인들도 대면 공연의 기회를 역시나 코로나19가 빼앗아간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비대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의 상황이 가장 어렵던 지난 4월, 극단 핸드스피크는 수어 공연인 <사라지는 사람들>을 세종문화회관이 주최한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 ‘힘내라 콘서트’의 일환으로 선보였다. 공연은 여섯 명의 농인 배우와 다섯 명의 청인 배우가 무대에 섰고, 수어와 한국어로 진행되었다. 1장 ‘주인 없음’에서는 ‘풀은 머리 나라’와 ‘묶은 머리 나라’의 갈등을 그렸으며 2장 ‘달빛 도망’은 적으로부터 도망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라지는 사람들> [사진제공] 핸드스피크

표정과 몸짓 모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어의 특성상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어 공연이 다소 한계를 가지지 않을까 우려하였지만, 핸드스피크의 공연은 오히려 비대면 공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배우들은 1장에서 여러 색의 부채를, 2장에서는 우산을 사용하는데 형형색색의 오브제들이 마치 관객이 현장에서 관람하는 것처럼 공연을 선명하게 감각하게 했다. 전체 무대를 촬영한 풀샷 영상과 수어를 사용하는 배우의 움직임을 클로즈업한 영상을 적시에 배치하여 관객이 공연의 숲과 나무를 동시에 관람하게 하는 영상촬영 기법도 눈에 띄었다. 관객들은 대면 공연을 ‘대체한’ 비대면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의 공연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공연보다 더 많은 관객과의 만남을 전제하는 축제 역시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나, 온라인으로 진행된 장애예술 페스티벌이 그 한계를 넘어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난 6월 한국장애인무용협회가 주최하는 ‘2020 라라미댄스페스티벌(LALAME DANCE FESTIVAL)’은 당초 노원문화예술회관을 대관해 수백 명의 관객을 수용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관객 수를 줄이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 페스티벌은 매년 하나의 장애 유형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며, 올해는 ‘발달 장애’를 주제로 개최되었다. 잘 알려진 발달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체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발달 장애 기타리스트 김지희 등의 공연이 유튜브로 송출되어 더 많은 관객과 만났다.

‘2020 라라미댄스페스티벌’ 스팟 영상
[영상출처] 한국장애인무용협회 유튜브

비대면 공연은 당초 대면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의 대안으로 발표되었으나, 발표 후 영상 공연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0 라라미댄스페스티벌’을 기획한 김용우 한국장애인무용협회 회장은 온라인 공연을 준비하며 “관객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영상 송출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이전의 공연 영상 제작은 단순히 기록용이었지만, 향후 온라인 공연 혹은 영상 공연이 장애 공연예술의 또 다른 영역으로 개척될 수 있을 것이다.

영상 공연의 확장된 접근성 역시 장애인 관객에게는 희소식이다. 공연 <사라지는 사람들>은 수어와 한국어로 공연을 진행하는 동시에, 영상 자막을 띄워 수어를 사용하지 않는 청각 장애인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대학로 소극장의 장애인 접근성이 열악한 상황에서 화면으로나마 공연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향후 온라인 공연의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문영민

문영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서 장애인 공연예술, 장애정체성, 장애인의 몸, 장애인의 건강 불평등을 연구하고 있다. 프로젝트 극단 0set 소속으로 공연 <연극의 3요소> <불편한 입장들> <나는 인간> 등의 공연에 창작자로 참여하여 연극으로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aojungy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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