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한컷 열무의 내일은...
- 글 유영 작가
- 등록일 2021-09-29
- 조회수2456
이음한컷
열무의 내일은...
그림 : 올림머리에 줄무늬 셔츠를 입고 발그스름한 뺨에 미소 띤 얼굴의 소소. 안녕하세요. 소소라고 합니다. 저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그림 : 두발로 서서 큰소리로 말하는 듯한 알타리와 기어가는 자세로 안경을 끼고 옆을 흘끔 보고 있는 열무. 알타리 : 알타리입니다. 열무 : 열무… 열무와 알타리 : 우리는 일란성 쌍둥이예요.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열무와 비장애 알타리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고 있는 웹툰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림 : 울고 있는 알타리가 그려져 있는 패드 알타리 : 엄마!! 이거 나야? 나 아기 때야? 왜 울어? 나도 패드로 그림 그릴래! (그… 그만;;) 저는 요즘, 영국에서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 왼편에는 건물이 오른편엔 도로가 있고, 도로에는 2층 버스 2대가 달리고 있다. 그림: 소소와 영국의 그녀가 전화기로 주고받듯이 말한다. 소소 : 일란성 쌍둥이 열무 & 알타리 그녀 : 일란성 쌍둥이 해 & 달 소소 : 이른둥이 그녀 : 이른둥이 소소 : 비장애 알타리 그녀 : 비장애 해 소소 : 뇌성마비 열무 그녀 : 뇌성마비 달 (수다 수다 수다 수다) 한국과 영국… 사는 곳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많았던 그녀와 저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죠. 같은 장애를 가진 열무와 달이… 하지만 열무와 달이의 성장 과정은 무척 달랐습니다. 소소 : 영국은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가는 것 같아… 그곳에서는… 달이의 발달을 위해 여러 치료사들이 한 팀이 되어 재활 치료 계획을 세우고, 그림 : 언어치료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세명이 있다. 1:1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일반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고 있죠. 그림 : 책상에 앉아 있는 달이를 가르쳐주는 선생님 선생님 : 달이야 우리 이제 하늘을 그려볼까? (선생님이 도와줄게용) 달이 : …네 그리고 의료와 복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돌봄과 교육, 가족들의 전반적인 삶까지 많은 지원과 관리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림 : nhs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영국의 의료제도) 의료 화살표 중앙/지방정부, 중앙/지방정부 복지 화살표 nhs 국민보건서비스 반면, 열무는… (여백) 열무의 장애 진단 이후 우리는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림 : 강 저편 섬에는 사람들이 가득 있다. 그 맞은편에서 혼자 섬을 바라보고 있는 소소의 뒷모습. 소소 : 어? 저기로 가야 되는데… (여기가 아닌데…) 모든 게 낯설고 막막했죠. 정보들을 얻는 것부터… 그림 : 주민자치센터 간판을 단 건물이 두 팔을 벌리고 안타깝다는 표정을 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 (절레 절레) 저희 관할이 아니에요. 그런 복지가 있어요?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닌데요? 재활 치료… 그림 : 아이를 안고 서있는 남편과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 적힌 노트를 펼쳐 놓고 당황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는 소소. 남편 : 소소, 열무 재활은 어떻게 됐어? 소소 : 여기도 대기만 5년이라는데? (치료 빨리 받아야 되는데…) (엄마!) 그림: 한 사람이 모니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다. 발달바우처 : 바우처요? 올해는 예산이 없어요. 내년 초에 다시 한번 신청해보세요. 그림 : 한 사람이 모니터 앞에 앉아 손을 들고 손바닥을 보이고 있다. 통합어린이집 : 저희 원은 보행이 불가능하면 입소가 좀… 그림 : 건물 꼭대기에 둥근 시계가 걸려있고 창이 많은 학교 건물 앞에 두 명이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 명은 손을 들고 손바닥을 보이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아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 뒤에 있다. 사람1 : 저희 학교 입학은 힘들 것 같네요. 아이에게 필요한 시설과 인력이 없어요. 사람2 : 그럼 우리 아이는 어디로 가나요? 사람1 : 특수학교로 가셔야죠. 그림 : 당황한 표정의 특수학교 건물이 두 손을 저으며 ‘노노노’를 외치고 있다. 한 쪽에는 시위하는 사람들이 건물을 향해 소리치고 있고, 반대편에는 말없이 눈물 짓고 있는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서있다. 특수학교 : 특수 학교 정원초과… 티오가 없어요. 입학이 불가능합니다. 시위하는 사람들 : 장애학교 반대! 장애인 나가! 혐오시설 짓지마! 교육… 그림 :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는 소소의 뒷모습과 그 주변으로 말풍선들이 떠있다. 말풍선 : 제 주변에는 장애인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말풍선 : 저런 애들을 일반 학교에 보내는 건 부모들의 이기심 아닌가? 말풍선 :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물과 기름이라고요. 섞일 수가 없어요. 말풍선 : 장애인들 무서워요. 불편하기도 하고… 말풍선 : 장애아 키우는 집 진짜 불쌍한 듯ㅋ 차가운 시선과 편견까지… 그림 : 소소가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며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씁쓸하구나.. 에효-) 장애 아이를 키우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문제들이죠.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림 : 곤란한 얼굴의 남편과 소소 그리고 아빠 손을 잡고 있는 알타리와 유모차에 타고 있는 열무가 턱이 있는 인도 옆을 지나가고 있다. 소소 : 아니… 턱이 저렇게 높으면 휠체어는 어떻게 올라가? 남편 : 점자 블록도 공사하면서 없어졌더라? 알타리 : 우리 저기로 올라가자! (뭐야… 민원 넣을까?) 누군가는 이 흔한 도로를 돌아다닐 수도 없겠구나. 그림 : 장애인 전용 화장실 두 개의 문 중 왼쪽은 ‘고장, 사용금지’ 안내판이 붙어 있다. 오른쪽은 문이 열린 채 사용금지 안내판이 붙어 있고 안에는 비품으로 차 있다. 눈을 질끈 감고 꾹 참고 있는 열무를 안고 두 개의 문을 바라고 있는 소소의 뒷모습. (구리구리) 소소 : 고장에… 창고… 사용금지… 그나저나 지금 당장 기저귀는 어디서 갈지? 그리고 그 누군가는 결국 열무가 되겠구나… 라고요. 얼마 전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림 : 손 위 핸드폰 화면에 “한국 UNCTAD ‘선진국’ 됐다… 설립 57년 만에 첫 격상”이라는 기사가 떠있다. 말풍선 : 오? 선진국!!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열무의 내일은… (여백) 한쪽 팔이 없는 앵커가 방송을 진행하고 그림 : 무지개와 인형이 있는 배경 앞에서 BBC 방송진행자 캐리 버넬이 절단된 한쪽 팔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캐리 버넬 : 어린이 여러분 안녕~!! TV에서는 장애와 비장애 구분없이 모두 함께 즐겁게 노는 프로그램이… 그림 : 다섯 명의 아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그 중 한 명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미스터 텀블 _ 특별한 아이들을 찾아가는 이야기 대형 마트에서도 장애를 가진 직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림 : 마트 계산대 앞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바글 바글) 계산원1 : 십이만 오천원입니다. 계산원2 : 감사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당연한 사회가 되길 희망해 봅니다. 열무의 내일은… 끝!
유영
쌍둥이 중 첫째가 뇌성마비 장애를 진단 받은 이후, 조금은 특별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일상을 담은 이야기 "열무와 알타리"를 카카오 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인스타그램 @sosototo_toon
2021년 10월 (24호)
상세내용
이음한컷
열무의 내일은...
그림 : 올림머리에 줄무늬 셔츠를 입고 발그스름한 뺨에 미소 띤 얼굴의 소소. 안녕하세요. 소소라고 합니다. 저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그림 : 두발로 서서 큰소리로 말하는 듯한 알타리와 기어가는 자세로 안경을 끼고 옆을 흘끔 보고 있는 열무. 알타리 : 알타리입니다. 열무 : 열무… 열무와 알타리 : 우리는 일란성 쌍둥이예요.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열무와 비장애 알타리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고 있는 웹툰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림 : 울고 있는 알타리가 그려져 있는 패드 알타리 : 엄마!! 이거 나야? 나 아기 때야? 왜 울어? 나도 패드로 그림 그릴래! (그… 그만;;) 저는 요즘, 영국에서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 왼편에는 건물이 오른편엔 도로가 있고, 도로에는 2층 버스 2대가 달리고 있다. 그림: 소소와 영국의 그녀가 전화기로 주고받듯이 말한다. 소소 : 일란성 쌍둥이 열무 & 알타리 그녀 : 일란성 쌍둥이 해 & 달 소소 : 이른둥이 그녀 : 이른둥이 소소 : 비장애 알타리 그녀 : 비장애 해 소소 : 뇌성마비 열무 그녀 : 뇌성마비 달 (수다 수다 수다 수다) 한국과 영국… 사는 곳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많았던 그녀와 저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죠. 같은 장애를 가진 열무와 달이… 하지만 열무와 달이의 성장 과정은 무척 달랐습니다. 소소 : 영국은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가는 것 같아… 그곳에서는… 달이의 발달을 위해 여러 치료사들이 한 팀이 되어 재활 치료 계획을 세우고, 그림 : 언어치료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세명이 있다. 1:1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일반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고 있죠. 그림 : 책상에 앉아 있는 달이를 가르쳐주는 선생님 선생님 : 달이야 우리 이제 하늘을 그려볼까? (선생님이 도와줄게용) 달이 : …네 그리고 의료와 복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돌봄과 교육, 가족들의 전반적인 삶까지 많은 지원과 관리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림 : nhs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영국의 의료제도) 의료 화살표 중앙/지방정부, 중앙/지방정부 복지 화살표 nhs 국민보건서비스 반면, 열무는… (여백) 열무의 장애 진단 이후 우리는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림 : 강 저편 섬에는 사람들이 가득 있다. 그 맞은편에서 혼자 섬을 바라보고 있는 소소의 뒷모습. 소소 : 어? 저기로 가야 되는데… (여기가 아닌데…) 모든 게 낯설고 막막했죠. 정보들을 얻는 것부터… 그림 : 주민자치센터 간판을 단 건물이 두 팔을 벌리고 안타깝다는 표정을 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 (절레 절레) 저희 관할이 아니에요. 그런 복지가 있어요?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닌데요? 재활 치료… 그림 : 아이를 안고 서있는 남편과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 적힌 노트를 펼쳐 놓고 당황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는 소소. 남편 : 소소, 열무 재활은 어떻게 됐어? 소소 : 여기도 대기만 5년이라는데? (치료 빨리 받아야 되는데…) (엄마!) 그림: 한 사람이 모니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다. 발달바우처 : 바우처요? 올해는 예산이 없어요. 내년 초에 다시 한번 신청해보세요. 그림 : 한 사람이 모니터 앞에 앉아 손을 들고 손바닥을 보이고 있다. 통합어린이집 : 저희 원은 보행이 불가능하면 입소가 좀… 그림 : 건물 꼭대기에 둥근 시계가 걸려있고 창이 많은 학교 건물 앞에 두 명이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 명은 손을 들고 손바닥을 보이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아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 뒤에 있다. 사람1 : 저희 학교 입학은 힘들 것 같네요. 아이에게 필요한 시설과 인력이 없어요. 사람2 : 그럼 우리 아이는 어디로 가나요? 사람1 : 특수학교로 가셔야죠. 그림 : 당황한 표정의 특수학교 건물이 두 손을 저으며 ‘노노노’를 외치고 있다. 한 쪽에는 시위하는 사람들이 건물을 향해 소리치고 있고, 반대편에는 말없이 눈물 짓고 있는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서있다. 특수학교 : 특수 학교 정원초과… 티오가 없어요. 입학이 불가능합니다. 시위하는 사람들 : 장애학교 반대! 장애인 나가! 혐오시설 짓지마! 교육… 그림 :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는 소소의 뒷모습과 그 주변으로 말풍선들이 떠있다. 말풍선 : 제 주변에는 장애인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말풍선 : 저런 애들을 일반 학교에 보내는 건 부모들의 이기심 아닌가? 말풍선 :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물과 기름이라고요. 섞일 수가 없어요. 말풍선 : 장애인들 무서워요. 불편하기도 하고… 말풍선 : 장애아 키우는 집 진짜 불쌍한 듯ㅋ 차가운 시선과 편견까지… 그림 : 소소가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며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씁쓸하구나.. 에효-) 장애 아이를 키우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문제들이죠.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림 : 곤란한 얼굴의 남편과 소소 그리고 아빠 손을 잡고 있는 알타리와 유모차에 타고 있는 열무가 턱이 있는 인도 옆을 지나가고 있다. 소소 : 아니… 턱이 저렇게 높으면 휠체어는 어떻게 올라가? 남편 : 점자 블록도 공사하면서 없어졌더라? 알타리 : 우리 저기로 올라가자! (뭐야… 민원 넣을까?) 누군가는 이 흔한 도로를 돌아다닐 수도 없겠구나. 그림 : 장애인 전용 화장실 두 개의 문 중 왼쪽은 ‘고장, 사용금지’ 안내판이 붙어 있다. 오른쪽은 문이 열린 채 사용금지 안내판이 붙어 있고 안에는 비품으로 차 있다. 눈을 질끈 감고 꾹 참고 있는 열무를 안고 두 개의 문을 바라고 있는 소소의 뒷모습. (구리구리) 소소 : 고장에… 창고… 사용금지… 그나저나 지금 당장 기저귀는 어디서 갈지? 그리고 그 누군가는 결국 열무가 되겠구나… 라고요. 얼마 전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림 : 손 위 핸드폰 화면에 “한국 UNCTAD ‘선진국’ 됐다… 설립 57년 만에 첫 격상”이라는 기사가 떠있다. 말풍선 : 오? 선진국!!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열무의 내일은… (여백) 한쪽 팔이 없는 앵커가 방송을 진행하고 그림 : 무지개와 인형이 있는 배경 앞에서 BBC 방송진행자 캐리 버넬이 절단된 한쪽 팔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캐리 버넬 : 어린이 여러분 안녕~!! TV에서는 장애와 비장애 구분없이 모두 함께 즐겁게 노는 프로그램이… 그림 : 다섯 명의 아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그 중 한 명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미스터 텀블 _ 특별한 아이들을 찾아가는 이야기 대형 마트에서도 장애를 가진 직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림 : 마트 계산대 앞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바글 바글) 계산원1 : 십이만 오천원입니다. 계산원2 : 감사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당연한 사회가 되길 희망해 봅니다. 열무의 내일은… 끝!
유영
쌍둥이 중 첫째가 뇌성마비 장애를 진단 받은 이후, 조금은 특별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일상을 담은 이야기 "열무와 알타리"를 카카오 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인스타그램 @sosototo_toon
2021년 10월 (24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 4유형 : 출처표시, 비상업적 이용만 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금지」의 조건에 따라 이용이 가능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