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소개]
이 공연은 '우리가 누군가의 고통의 자리에서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속에서 흔들리는 시간을 그린다. 오래전부터 미얀마에 살아온 로힝야 사람들은 2017년 군부의 폭력 탄압으로 친구와 가족을 잃고 난민이 되어 고향을 떠났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응답해야할지 알 수 없을 아득한 이야기 속에서 두려움이 밀려온다. 2022년의 한국에 사는 우리 역시 상실과 애도의 시간 속에서 작아지는 마음들을 느끼고 있다. 이 머뭇거림과 무력감이 우리를 연결할 수 있을까? 약한 마음들이 과연 연대가 될 수 있을까? 애도가 시위가 될 수 있을까? 슬픔에 빠진 우리가 서로를 돌볼 수 있을까?이 공연에서 우리는 곳곳에 놓인 연약한 기록들을 만난다. 그것은 썼다가 지운 글자, 잘못 옮긴 그림, 너무 흐릿하게 확대된 사진, 아무도 보지 못할 영상, 눈물자국이 남은 알 수 없는 조각들이다. 기억이 되지 못한 기록이자, 언제든 사라질지 모를 편지이다. 하지만 이 연약한 기록들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 제자리 걸음처럼 보이는 움직임이 흔적으로 남는다. 작아서 보이지 않지만 다음 사람이 그 흔적을 신호 삼아 걸어간다. 이 공연은 로힝야라는 낯선 이름으로 불리는 타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용기를 내는 여성들과 그들을 따라가는 작은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집을 잃어가는 이야기를 읽었지만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일시: 2022.11.24(목) 7:30pm / 11.25(금) 7:30pm / 11.26(토) 3:00pm (공연시간 60분)
-장소: 신촌문화발전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2나길 57)
[크레딧]
연출, 기획: 무밍, 오로민경, 전솔비 | 프로듀서: 전세현 | 그래픽 디자인: 즈즈스 | 공간 디자인: 무진동사 | 캠프매니저: 문홍식 | 캠프사운드: 김한솔
수어통역: 신선아 | 수어통역 영상편집: 김경만 | 접근성 자문: 유선 | 오퍼레이터: 신재욱 | 향기 자문: 모호스페이스 | 촬영, 편집: 그레이스, 지로
협력: 사단법인 아디, 아샤, 이유경, 하띠
주최, 주관: 작은빛 | 제작: 작은빛 |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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