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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해외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연극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 등록일 2023-01-25
  • 조회수126

〈농담, 응시, 어수선한 연결〉의 두 주인공, 비장애연극인 김슬기(글)와 장애연극인 김지수(말)의 만남(https://ildaro.com/9541)에 이어, 본격적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와 장애연극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눴다.

-책 구성이 신선해요. 보통의 구술생애 인터뷰집 같지 않고, 책 자체가 하나의 연극 같아요. 책의 시작, 1막 ‘명백히 농담이 될 수 없는’의 첫 글 ‘농담’이라는 내용부터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분이 얼마나 다른 위치에서 만남을 시작했는지 드러나기도 하고, 재미있는 글이고요. 이 ‘농담’을 책의 시작으로 했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고 느꼈어요.

 

슬기: 책 제안을 받고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나 고민했을 때 처음 떠올랐던 것, 이건 꼭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지수 님의 농담이었어요. 그 농담을 들었을 때 충격이었거든요. 그런 농담을 한다는 것도, 그걸 듣고 웃으며 반응한다는 것도 너무 충격이었어요. ‘이게 괜찮은 건가? 왜 이게 괜찮은가? 당사자가 해서 괜찮은가? 당사자가 하면 다 괜찮은건가?’ 혼란스러웠죠. 당시만 해도 장애가 어떤 결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누군가의 결함을 두고 놀림거리로 삼으면 안 된다,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당사자가 해도 그건 자학 개그, 셀프 디스라고요. 근데 왜 그런 걸 할까 싶어서, 그에 대한 생각을 오래 했죠.

 

극단 애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난 후에야 알게 됐어요. 이들이 하는 농담은 장애를 웃음거리로 삼는 게 아니라, 비장애 중심 사회를 웃음거리로 삼는 거라는 걸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아침엔 네 발, 점심엔 두 발, 저녁엔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언인지)도 그래요. 나한텐 너무 당연해서 답을 외울 필요도 없는 거였는데, 지수 님은 그게 안 외워지는 이유가 “두 발로 걸어본 적이 없어서”라고 말하며 웃잖아요. 자신의 장애를 놀림거리로 삼는 게 아니라, 그 수수께끼의 정답인 ‘사람’, ‘우리가 사람이라고 상정했던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농담이었던 거죠.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알게 됐어요. 그게 자학 개그가 아니라는 것, 이런 농담이 어떤 힘을 갖고 있다는 걸요. 장애가 결함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세계가 얼마나 좁은 세계였는가도 알게 됐고요.

 

-지수 님은 원래 농담을 많이 하나요?

 

지수: 난 진실을 말하는 거에요.(웃음) 딱히 농담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슬기: 저한테도 그렇게 말했어요. “난 팩트만 말해요”라고. 정말 그렇긴 해요. 곰곰이 생각하면 그게 사실이거든요. 근데 그 사실이 어떤 맥락 안에 있는지 우리가 생각해 보지 않았던 거죠. 지수 님 그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이요.

 

지수: 여고생들이 하교 후에 옷 갈아입고 화장하고 그럴 때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꽤 있어요. 한번은 화장실 이용 중이었는데, 그럼 밖에서 봤을 때 ‘이용중’이라고 나와있거든요. 근데 여고생들이 문을 열려고 (자동문) 스위치를 누르더라고요. 3번이나 누르길래 “(사람) 있어요”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밖에서 “어머 깜짝이야. 진짜 장애인인가봐”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네, 진짜 장애인이에요” 했죠.(웃음) 밖에서 “어머, 어떻게 해”이러면서 소란스럽더라고요. 뭘 어떻게 해요? 그냥 기다리면 되는데. 왜 저렇게 놀란 걸까 싶었어요. 재미있더라고요. 문 열고 나오니까 “죄송해요”라고 하길래 “괜찮아요” 했어요. 그 분들은 뭘 생각했던 걸까요?

 

슬기: ‘농담’이라는 글을 꼭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이 농담들이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것이 열어준 세계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려서 살지 못하는 이 사회에서 많은 비장애인들이 이 농담을 들었을 때 나처럼 혼란스럽지 않을까, 그들에게 어떤 세계를 열어주는 글을 써야겠다. 그걸 처음에 쓰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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