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광장
〈천상의 설경〉
천상의 설경을 아크릴 물감으로 원색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바탕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경을 사선붓으로 단순하게 터치했다.
파란색 산등성이에 서 있는 분홍색 소나무, 파란색 소나무, 검은색 소나무에는
새하얀 눈송이가 소복이 쌓여 있다.
연두색과 잿빛, 회색빛의 하늘 사이에서
천상의 노랫소리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라는 음률로
나의 자화상이 성숙함을 세월에 묻혀서 냉정하게 식어가고 있음을 표현했다.
나의 자화상에 비친 “천상의 설경”은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도
아름다움의 극치를 달리네.
만약에 인간의 마음의 행로가 희로애락에 심신이 지치고
즐거워질 때가 온다고 할지라도
나의 “천상의 설경”이 성경과 찬송가를 부르게 하는
놀라운 주님의 은총으로 영원히 언제나 함께하게 하리라.
〈자화상의 경지 5〉
얼굴 전체 윤곽을 붉은색 계열로 그렸고
머리 스타일은 1960년대 엘레강스한 웨이브 파마를 하였다.
미국에서의 대학 시절, 딱 한 번 파마한 경험이 있는데
실패하여 하루 만에 다시 원상 복구되고 말았다.
콧등이 시큰해 오듯이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는 듯한 역방향의 이등변 여성의 얼굴.
나이 50대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심경의 변화를 가져오는 파마 한번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천상의 설경을 아크릴 물감으로 원색적으로 표현한 솔직담백함,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경을 사선붓으로 단순하게 터치한 부분에서도 느끼듯이
연륜이 쌓여가는 것만큼이나 우리 인생의 회오리바람이 불어오는 여러 가지 상황들.
자화상의 경지 5의 단계라 할 수 있는 50대에
감회가 절실히 깊게 다가오는 것이리라.
〈심미경 원장 수녀님〉
내가 거주하고 있는 소화누리에서 행정 총괄책임자로 계신 심미경 원장 수녀님
항상 환한 미소로 포근하게 다가오며 조용하고 과묵하시다.
수녀복의 상징인 검은색과 회색을 입혀드리고 싶지 않아서
따뜻한 봄기운이 도는 색감으로 표현했다.
심미경 원장 수녀님의 자화상을 그리면서
나도 인생을 해탈해 버리는 과묵한 미소를
조용히 내 지인들에게 날리고 싶다.
지금까지 고국 대한민국에서 국가를 위하여
뭔가 내가 특출하게 이루어 놓은 성과나 경력은 없지만
소외된 사람들에게 따뜻한 먹거리를 대접한다거나 입을 것을 나누어 갖는다던가.
작지만 아름다운 손길로
그들만의 “천상의 설경”을 눈빛으로 느끼며
오늘도 나는 그들의 자화상을 끊임없이 그려가고 있다.
조유경
정신요양시설 소화누리 틈새미술관에서 작품 창작활동을 하고, 광주광역시 남구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며 회화반 작가로 활동 중이다. 《TOGETHER》(2019),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2021), 《울산구상작가회 정기전 영호남교류》(2021), 《무해하고 다정한 시선전》(2023), 남구장애인문화예술 작품전 《함께바라봄》(2023)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제3회 틈새미술공모전 최우수상(2020), 호남권장애인 웹툰&회화 공모전 우수상(2022), 광주광역시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그림 부문 은상(2024)을 수상했다.
t010472973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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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을 이렇게 원색적으로 표현하니 그림이 주는 묘한 느낌과 색채감이 신비로울 정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