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화누리’는 여성정신장애인 시설이다. 110여명이 살고 있는 이곳에는 아주 작은 미술관이 있다. 지난 2018년 문을 연 ‘틈새미술관’이다. ‘보이지 않는 틈새의 귀한 존재를 알아봐달라’는 마음을 담아 지은 이름이다. 작지만 의미있는 이 곳은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위로받는 장소다.
소화누리 틈새미술관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장애인 작가들은 ‘아르브뤼(Art Brut)’ 작가로 불린다. 아직은 낯선 ‘아르브뤼(Art Brut)’는 ‘날것 그대로’를 뜻하는 불어 ‘Brut’에서 따온 것으로 ‘가공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순수한 미술’을 지칭한다. 1945년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가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하고 창조적 충동에 의해 작업하는 정신질환자들의 그림을 예술적 창작물로 인정하는 의미를 담아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소화누리 원생들을 중심으로 한 미술 창작 활동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생활관 벽에 붙여놓은 그림, 보물 처럼 옷장 속에 넣어두었다 꺼내놓은 그림들을 발견한 직원들은 그들의 재능을 활용한 자립지원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플 라이프’ 공모에 선정된 게 큰 동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