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에이블 아트 컴퍼니 장애예술을 매개로 한 기업 메세나의 선도 모델
일본의 자동차 전문 매거진 ‘어헤드(ahead) OVER50’는 최근호에서 기업 메세나 활동의 하나로 장애예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도요타의 누노가키 나오아키(布垣直昭) 사회공헌부장과 자동차 저널리스트 오카자키 고로(岡崎五朗)의 대담을 게재하였다. 누노가키 나오아키는 1982년 ㈜도요타에 입사하여 디자인, 브랜드 전략 업무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사회공헌부장, 도요타 박물관장을 역임하며 장애예술 지원을 포함한 메세나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도요타는 언론인 출신 하리마 야스오(播磨靖夫)가 1995년 ‘민들레의 집(たんぽぽの家)’ 설립을 계기로 장애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주창한 것에 적극적으로 호응, ‘도요타 장애예술포럼(トヨタ・エイブルアート・フォーラム)’을 전국적으로 개최하는 한편 ‘에이블 아트 컴퍼니(エイブルアート・カンパニー)’와 공동으로 장애예술가들의 작품을 자사 운영시설, 자동차 디자인에 활용하는 아트 래핑 프로젝트 등을 활발하게 추진해 왔다.
마음을 움직이는 자동차
누노가키 나오아키 부장은 ㈜도요타가 오랫동안 장애예술을 지원해 온 이유로 장애인 지원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그것보다는 자동차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시대적 감수성 변화와 장애예술만의 고유한 문화적 감각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근의 자동차 산업은 배기가스, 안정성 등의 다양한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첨단의 기술력과 성능 개발 등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의 자동차 소비자 관점에서 기술적으로만 새로운 자동차는 더 이상 새롭지도 않고 정서적 울림도 전달할 수 없다. 그들은 오히려 각자의 개별적 취향이나 감수성을 기준으로 비틀이나 미니 등 클래식 카를 구매하거나 압도적 성능, 넉넉한 실내공간 보다 자동차의 디자인, 특정 자동차 브랜드와 관련된 삶의 기억과 추억 등 행복감을 선사하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향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감성이 문화를 만드는 시대로 변화
시간을 거슬러 ‘911 공랭식 포르쉐’의 인기가 급등하고 있는 이유도 자동차의 성능이나 스펙이 아니라 그 자동차만의 고유한 매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자동차 산업에서 기술경쟁의 시대는 지나갔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자동차가 선택받는 시대로 변화하였다. 누노가키 나오아키 부장은 장애예술 창작공간 하나아트센터(アートセンターHANA)에서 활동하는 장애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비장애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발상과 아이디어로 표현된 자유롭고 다양한 장애예술만의 고유한 문화적 감각, 매력을 발견했다. ㈜도요타가 장애예술을 지원하게 된 이유도 단지 장애인이 그린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그 작품을 통해 전달되는 감성과 의미에 주목했기 때문이며, 그런 면에서 장애예술과 ㈜도요타는 자신만의 고유한 감성으로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을 공유하게 되었다. 때문에 ㈜도요타는 장애예술에 대한 단선적 지원을 넘어 장애예술 작가와 도요타 자동차 협업 디자인, 장애예술 세미나, 장애예술 작가 전시회 개최 지원 등 현재까지도 다양한 방식의 메세나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