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광장
공연 끝나면 사람들이 박수 쳐요. 기분 좋아요. 다른 사람들이 우리 공연 보러 오고 재미있게 봐요. 기뻐요. 사람들과 사진도 찍고. 우리 공연 보면 사람들이 웃어요. 우리 많이 연습해서 사람들이 박수칠 때 ‘나 배우 맞구나’ ‘나 보러 왔구나’ 생각해요. 좋아요.
〈몸이동〉 공연할 때 대사 (기억 안 나서 ‘메롱’ 했어요.) 사람들이 막~ 웃었고 ‘잘했구나’ 생각했어요. 공연 끝나고 동료가 ‘왜 메롱 했냐’고 물어봤어요. ‘나 대사 까먹어서 메롱 했는데’ 동료 왜 물어보지, 뭐지 궁금했어요.
그런데 눈물도 나요. 공연이 끝나면 ‘아. 끝났다’ 시원하고 아쉬워요. 내 모습 더 보여주고 싶은데 공연이 끝나서 아쉬워요. ○○배우랑 같이 연기했는데 나는 대사, 연기 잘했어요. ○○배우가 자꾸 대사 까먹어서 아쉬워요. 그래도 내년에 또 하겠지 생각해요.
나는 혼자 독립해서 살고 있어요. 버스 타고 집에 가요. 버스 타면 여행하는 기분 들어요. 창문도 보고. 사람들 구경해요. 동네 인형 가게 생겼어요. 인형 가게 계단 내려가서 구경하고 인형 뽑기 했어요. 집과 가방에 인형 엄청 많아요.
우리 집에 가면 침대도 있고 이불도 있고 에어컨 티브이 리모컨이 있어요. 공연 끝나고 집에서 누워있어요. 배고프면 우유 먹어요. 하루 종일 잠 자요. 공연 준비할 때 몸 긴장했는데 끝나면 몸 긴장 풀어요. 집에서 에어컨 켜고 계속 누워있으면 허리 아파요. 나도 모르게 누워있어요. (장애여성)공감 안 가요. 공감 가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줘요. 그래서 안 간 적 있어요. 집에서 계속 쉬면 혼자 외로워요. 누워서 공연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대사 뭐할지 궁금해요.
생각하고 또 잠 자요.
김상미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 배우, 반가워 만세팀 활동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일곱빛깔무지개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극 〈빛나는〉 〈폭풍공감〉 〈불만폭주라디오〉 〈관객연습: 사람이 하는 일〉 〈몸이동〉 등에 공동창작하고 출연했다. 2018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마침, 좋은 삶〉 전시 및 퍼포먼스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했다. ‘2019 문화·여성주의·기획-문화다움 기획상131’을 수상했다. 최근 자립해 소소한 일상을 꾸려가는 중이며, 사람들과 추억할 수 있는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동료 배우들을 관찰하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 4유형 : 출처표시, 비상업적 이용만 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금지」의 조건에 따라 이용이 가능합니다.
댓글 남기기
비밀번호
작성하신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그림과 함께 쓴 글 잘 읽었습니다. 배우님이 묘사하는 상황이 눈에 다 그려지네요. 그림도 열심히 그리시고 항상 연극을 위해 준비하시는 모습 멋집니다.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