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광장
- 이몽룡: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2025 A+ 장애인문화예술축제가 열리는 서울 보라매 공원을 찾아왔습니다. 가시죠. 무대 위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인데요. 오늘 축제에 참여하는 출연자 한 분을 만나 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박놀보: 안녕하십니까? 이몽룡: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놀보: 소리꾼 장성빈입니다. 이몽룡: 마당극이라 하면 장애예술계에서는 희소성이 있는 장르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마당극을 기획하게 되셨는지요? 박놀보: 판소리는 1인 종합예술이라 소리꾼 혼자서 소리와 연기를 하는 공연 형태인데요. 창극과 마당놀이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동료 발달장애 예술인들과 함께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몽룡: 그럼 오늘 함께 출연하시는 분들도 국악 전공이신가요? 박놀보: 아닙니다. 오늘 황칠이 역을 맡은 황산하 씨는 건반 전공이고 주막집 변사장을 맡은 박찬연 씨는 바이올린 전공입니다. 마당극은 어떠한 장르라도 재해석이 가능한 예술 장르입니다. 〈심청가〉 중 ‘황성 맹인잔치’를 모든 장애인이 참가하는 ‘황성 오디숀’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오늘 세 명의 출연자가 각각 재주를 뽐내며 장원을 앞다투는 이야기로 구성하였습니다. 저는 박놀보 역으로 판소리와 민요, 가야금 병창, 아쟁 연주를 맡게 되었으며 저저저저 잘난 척하는 황칠이 역을 맡은 황산하 씨는 색사폰인가 색소폰인가, 날나리같이 불고, 또 신디를 주구장창 친다고 해야 되나 뭐. 주막집이죠. 변사장 역을 맡은 저저저 박찬연 씨는 진짜 멋들어지는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이게 되고, 우리 세 연주자가 멋들어지게 콜라보를 해서 쫙 끝내는 걸로 마무리를 짓기로 구성하였습니다. 이몽룡: 선생님, 잠시만 잠시만. 그럼 오늘 황성 오디숀의 장원은 누구한테 돌아가는지 저한테 쬐께만 아주 쬐께만 말씀하실 수 있나요? 박놀보: 일단 관객분들의 박수 소리와 함성 소리로 중간평가를 할 예정이오. 이 박놀보가 이기는 비결이 있지요. 아하하하하 아차차 공연준비를 해야 되니 여러분들 박수와 추임새 함성 부탁드리오. 이몽룡: 네. 박놀보 씨가 굉장히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는데요. 박놀보 씨의 장원의 비결이 저도 궁금합니다. 이상 장애인문화예술축제가 열리고 있는 보라매 공원에서 이몽룡 특파원이 전해드렸습니다. 장원! 박놀보: 자자자. 여기서 오디숀 중간평가를 해봅시다. 여기 황칠이가 연주를 잘했다. 박수! 아녀아녀아녀, 이 놀보가 소리를 뒤집어지게 잘 불렀다. 박수! 저기도 박수! 저기도 박수. 여기도 박수! 다 박수. 어허! 역시 서울깍쟁이는 진짜 센스쟁이여. 황칠이: 저도 무료로 나이트클럽으로 모셨습니다. 박놀보: 뭣이여? 그래서 나보고 한번 해보자는 것이여? 황칠이 자네는 열 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이 놀보를 이길 수가 없어. 이 놀보 심술이 천하 제일이여. 알겄냐? 황칠이: 예, 알았습니다.
발달장애 청년들의 마당극 - 황성 오디숀 박놀보를 만나다 〈1화〉, 5분 34초, 2025
[영상 에세이]
판소리 속 인물과 사건은 이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무대에서 다시 태어납니다.
저는 발달장애인들의 마당극 〈황성 오디숀〉을 기획했고, 그 무대에서 놀보 역을 맡아 ‘2025 A+ Festival’에 올랐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1인 2역으로 변주를 시도해, 공연을 앞두고 리포터 이몽룡 씨가 박놀보를 인터뷰하는 장면을 구성했습니다.
오디숀 중간평가에서 놀보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객석에서는 폭소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 무대에서 저는, 세상을 즐겁게 만드는 또 하나의 ‘새로운 놀보’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리포터 이몽룡 씨와 박놀보 씨의 인터뷰를 만나보시겠습니다.

장성빈
국악인, 소리꾼, 적벽가 전수자. 전주예술중·고등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에서 판소리를 전공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교사의 권유로 판소리에 입문해 활동을 시작했고,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인 김영자 명창에게 〈수궁가〉를 사사했다. 2022년 12월 〈장성빈 판소리 완창 발표회 – 수궁가〉 무대에 올랐다. 2016년 ‘올해의 장애인상’(대통령상)과 2022년 제20회 무안 전국 승달국악대제전에서 대통령상(장애인부 판소리 부문)을 수상했다. 2025년에는 제4회 삼국유사 전국 전통음악경연대회 판소리 일반부 최우수상, 대구최계란명창 전국아리랑경창대회 명창부 금상, 칠곡 향사 가야금병창전국대회 신인부 금상을 수상했다.
∙ 유튜브 채널 장성빈의 더굿TV
2025년 12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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