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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이음

[기획위원 좌담] 예술현장의 전망과 모색

이슈 ‘왜’를 잊지 않고 계속 함께 나아가기

  • 고주영‧김효진‧이진희‧최선영 
  • 등록일 2024-02-28
  • 조회수1156

이슈

2024년 문화예술 분야, 장애인 분야 정부 예산이나 정책에는 여러 중요한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이음온라인 기획위원 좌담에서는 각 제도와 사업의 변화가 장애예술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시사점을 짚어보고, 이에 관한 전망과 대응을 논의해 본다.

개요

  • 일시2024년 1월 18일(목) 오전 10시 30분

  • 장소모두예술극장 모두스튜디오

참석자
좌장.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
패널.
고주영 공연예술 독립기획자
김효진 문학작가
최선영 문화예술기획자

왼쪽부터 최선영, 이진희, 김효진, 고주영 기획위원

제도와 현장 사이

이진희최근 몇 년 사이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예술인지원법」)과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정책에서 장애예술이 다양하게 변주되는 것 같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올해 미술작가 직무를 신설하고 3명의 작가를 고용했다는 보도를 봤다. 지난 [웹진 이음] 48호 주제로 ‘구색 맞추기’를 다뤘지만, 제도적으로 구색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올해 장애예술 관련해 다양한 계획이 발표되었는데, 예술현장에서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주영「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국공립 공연장·전시장 등에서 연 1회 이상 장애예술 관련 공연전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전국 759개 시설이 여기에 해당한다. 장애인으로만 이루어진 극단이나 프로덕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획·제작·연출 등 의사결정권이 있는 장애인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프로덕션 구성이 부자연스러워질까 봐 우려된다. 국공립 공연장·미술관에서 장애예술에 대한 인식이나 고민이 없으면 형식적으로 기준에만 맞추면 된다고 인식할 수도 있다. 특히 지역 문화예술회관은 장애인 관람객 접근성도 고려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애인 창작자를 고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당장 시행하려면 현재의 인프라에서 할 수 있는 장애예술 작품을 찾게 된다. 장애·장애예술을 왜곡하는 작품인데도 규정에만 맞으면 오히려 우수사례가 될 수도 있다. 강제력 없는 권고사항 정도이면 효력이 없을 것 같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김효진「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약칭 「장애인고용법」)에 ‘장애인 고용의무’ 조항이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고용공단)에 장애여성 고용 비율이 현저히 낮으니 제도적으로 보완해달라고 요구했더니, 고용할 여성 인력이 없다는 거다. 결국 고용률은 오르지 않고 제도는 흐지부지되었다. 장애예술도 똑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렇게 지침이 내려가면 현장에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구색만 맞추면 아주 잘 된 케이스일 텐데, 그조차도 인프라가 없다면 유야무야될 거다.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 역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계획대로 장애예술인 작품 공연전시가 의무화되면 뭔가 엄청 달라질 것 같은 환상도 보인다. 그런데 권리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빠져 있어서 이러한 정책으로 장애예술이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선영일단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장애인문화예술과가 새롭게 생긴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담당 부서가 책임지고 끌어가는 게 중요한 만큼 어떤 계획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을 제도가 이끌어가는 면이 있고, 장애예술은 더욱 그렇다. 장애예술은 기본적인 것이 만들어져야 작동하는 부분도 있고, 현실적으로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보니 정책·제도의 역할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예술은 개개인의 실험이나 실천을 통해 작동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금은 장애예술의 나아갈 방향이 오히려 복잡해진 것일 수도 있다. 현장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도 살피지만, 매번 제도를 먼저 훑게 되는 거다. 우선 단체나 개인의 움직임이 있고 제도가 이런 움직임을 따라가야 하는데, 개인의 삶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제도만 고도화되는 상황이다. 예술은 자유가 중요하다. 자유로운 삶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예술이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장애인의 기본적인 삶과 제도가 함께 논의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고주영장애인문화예술과는 문체부 안에 있지만,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다른 부처와도 협업이 필요하고, 다양한 맥락을 살피고 연결해야 한다. 지금의 장애예술 지원제도들은 ‘잘 만들면 잘 팔아주겠다’는 식인데, 정작 잘 만들기까지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환경은 잘 갖춰져 있는가, 라는 의문이 남는다. 비장애 중심 사회에서 장애예술인이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이 필요하고, 어떤 권리나 기회를 갖지 못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기 때문이다. 예술정책을 얘기하다가도 항상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요인 중 하나가 예술대학의 문제다. 모든 예술인이 예술을 전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적으로 배울 기회와 권리를 균등하게 누릴 수 없다면 언제까지고 기울어진 운동장은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왜 본질적인 것은 건드리지 않을까.

이진희장애예술가가 자기 실천이나 창작을 발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펼칠 환경이나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입문할 계기나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없는 상태에서 제도만 생겨난다면, 결국 진입이 수월한 사람 중심으로 제도를 독점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유통 활성화의 가능성

이진희장애예술 유통 활성화와 관련한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가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847개 기관이 창작물 구매 시 총액의 3% 이상을 장애예술인이 생산한 공예, 공연, 미술품 등 창작물로 구매하도록 한 제도로 올해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이 주축이 되어 유통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한다. 이것은 장애예술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예를 들어, 장애인 고용의무제도에서는 면접이나 채용이 다 실적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기능만 남고 일자리의 질은 잘 관리되지 않는 면이 있다. 장문원이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 운영기관으로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실질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제도화하려면 인력과 예산, 연구와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최선영‘수요 없는 공급’처럼 느껴져서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수요가 어느 정도 있어야 그에 부응해서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유통 체계를 갖출 필요성도 생기는데, 그런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좋으니까 한번 해보세요”라고 하는 홍보 자리를 많이 만들고, 홍보할 수 있는 사례를 많이 생산해 내겠다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다. 구색 맞추기와 생색내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애예술단체 공연에 대한 수요 데이터나 근거가 없으니, 공급과 유통 중심으로 돌아간다. 유통하는 사람만 신나고 실적을 보여주기 좋은 사업이지, 실제 참여한 예술가들은 희망 고문을 당하는 부분도 클 거로 생각한다. 정책의 목적이나 목표 자체가 좀 더 현실성 있게 재설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주영이 제도를 처음 접했을 때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생각났다.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건물 앞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도록 강제하다 보니, 시민이 우연한 관람자가 되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의 긍정적인 면이라면, 이런 우연한 기대 정도이지 않을까. 다만 그것이 장애예술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예술에 대한 자기 관점이 없는 이상, 아무리 제도로 촉진해도 편중이나 왜곡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공연예술 유통 활성화 사업이 걸었던 길을 장애예술도 똑같이 가는 것 같다. 유통이 안 되면 수요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공급에 자꾸 돈을 얹어준다. 예술의 저변이 넓지 않은 것은 장애·비장애를 떠나서 똑같이 어려운 문제이고, 이에 더해 장애인식이나 장애 감수성이 없는 상태에 이런 제도만 만들어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단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단기 성과에만 몰두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고 또 다른 제도를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애인 예술노동에 대한 또 다른 상상

이진희2023년 초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3자 간에 장애예술인 일자리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문화예술기관에서 청년 예술인 대상 연수단원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데, 장애예술인도 연수단원으로 포함할 수 있게 촉진하겠다는 내용이다. 제도가 단계별로 잘 시행되려면 변화해야 할 조건이 매우 많다. 예를 들어,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그간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어떻게 실질적인 고용 연계를 할 수 있을지, 기존의 고용 연계나 직업교육의 한계는 무엇인지 등을 평가하고 설계해야 한다. 장애예술인 일자리, 예술노동 관련해서 기업의 장애예술인 고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장애예술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고주영공연 부문에서는 민간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주로 클래식 음악 분야 장애인예술단을 창단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장애인 연주자를 고용하는 거다. 예전에는 재단이나 기업에서 부설 단체처럼 운영했는데, 이제 직원으로 채용해 직업 예술인으로 육성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연극 분야는 거의 해당 사항이 없고,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이미 많이 채용되고 있다.

최선영장애인의 삶에 고용과 취업이 큰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실제로 성인 이후의 삶에 불안정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예술 관련 일자리가 생긴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 필요가 예술활동 목적의 전부가 되버릴까 봐 우려된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비장애인에게는 예술활동에 참여하여 놀고 경험하는 것 자체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얘기하지만, 장애인 문화예술교육에서는 종종 참여 이후 예술가로 성장해서 돈을 버는 얘기로 바로 연결된다. 물론 현실적인 고민은 잘 알지만, 예술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생각이 든다. 예술노동과 관련한 움직임은 필요하지만, 다른 구체적인 상도 그려져야 한다.

이진희자본주의 사회에선 장애인을 노동 능력이 없는 몸으로 규정한다. 복지정책으로 주어지는 일자리는 보호와 훈련의 형태로 임금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구조가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어렵게 한다. 그래서 장애예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시급하게 필요하긴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권이 박탈되는 문제를 고민하며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 공공일자리 투쟁에서 말하는 바가 장애인인권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권익옹호 활동이자 노동이란 점이다. 결국 장애인의 노동을 생산의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제기하며 노동의 가치를 재구성하는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예술인 지원에 국한해서 지원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 권리 전반, 일터 차별, 연금 구조 등을 포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 문제에 관해 현장에서도 제도에서도 병합해서 얘기하지 않는다.

김효진최근에 그림책 기획에 참여했는데, 그림을 그린 발달장애 미술작가의 어머니가 회의 때마다 항상 우리 애 취직 좀 시켜달라고 했다. 부모 입장에서 그럴 수 있다고 이해는 되지만, 그 자리는 예술가로서 온 자리잖나. 그래서 한번은 취직이 아니라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었다. 그 작가는 결국 취업했지만, 자신의 의지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하고 나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유지하고 확대해 나갈 기회는 사실 없어지는 거다. 너무나 이상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지만, 길게 내다보아야 한다.

최선영저도 비슷한 사례를 여러 번 경험했다. 특히 당사자보다 부모가 더 갈급해 하는데, 거기에 대고 예술의 의미나 방향성, 태도를 말하는 게 물론 속 편한 소리로만 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요즘은 아이 키우는 입장으로 어머니와 공감하는 워크숍을 해보는데, 이런 시간이 오히려 논리적인 설득보다 힘을 발휘할 때가 많았다. 혹은 그렇게 해서 자녀가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는 걸 직접 경험하도록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시라’라고 한다.
예전에는 정책이 굉장히 논리적인 단계를 거쳐 설계되고 운영된다고 전제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책 관련한 일을 많이 해본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매우 큰 사업과 예산이 한 개인의 아이디어나 정치적 욕망 등의 이유로 설계되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적잖게 봤다. 장애예술 관련 정책 설계자의 예술에 관한 관심이나 이해도가 굉장히 부족한 경우도 많다. 인간이 왜 예술을 선택하거나 경험하려고 하는지, 예술은 현재 어떤 모습인지, 그 양상은 얼마나 다양한지 등에 대한 논의나 관심이 부재한 채로 여전히 근대적인 예술가의 상을 전제하고 그렇게 되기 위한 정책을 공급자 중심으로 마련하는 거다. 예술에 대한 상이 마냥 아름답게만 전제되어 있는 게 문제이기도 하고 좀 아쉽다.

고주영예술노동 관련하여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라서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저는 예술인만을 위한 복지나 기본소득 같은 제도가 생기는 것이 과연 맞나 하는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예술인-비예술인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기본소득이 필요한 거지, 예술인임을 증명하면 해주겠다고 하면 예술에 대해 여러 잣대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격이 필요하고, 평가당해야 하고, 점수화되고, 서열화된다. 장애인은 그동안 너무 많은 기회와 권리를 박탈당했던 과정이 있었기에 고용 증진을 위한 별도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장애예술로 고용을 촉진하자는 것에는 선뜻 동의가 안된다. 전 국민 보편적인 복지가 있어야 하고 장애인을 위한 보편적인 복지가 있어야지, 장애예술인만을 위한 복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변의 비장애 예술인은 대부분 부업을 한다. 예술작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많은 예술인이 참여하는 사업 중 하나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이다. 그러면 이 사업에 장애인 쿼터제를 넣는 것에 대한 고민은 과연 있었을까? 「예술인 복지법」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지원에 장애예술인도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되는데, 고민하고 협업해야 할 게 많고 절차가 복잡하니 장애예술인만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또 만드는 식이라면 장애-비장애 예술은 언제까지고 분리될 수밖에 없다.

  • 이진희 기획위원

  • 김효진 기획위원

  • 최선영 기획위원

  • 고주영 기획위원

법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이진희맞다. 바꾸기가 싫으니까 자꾸 특화하는 거다.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다. 특수교육 말고 통합교육하자는데 20년이 다 되어가도록 잘 안되고 있다. 특수성의 문제를 잘 보려면 보편적 조건을 명확하게 봐야 한다. 장애시민 전반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편적 삶의 조건과 인권 현실 이해를 기반으로 특수성을 바라보지 않으면 계속 특화된 정책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권리 증진이라는 목표 없이 특화된 제도만 만들면 지원 대상으로 대상화에 머무르게 되고, 제도가 대상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시혜적인 차원을 벗어나 보편적 관점으로 장애예술인의 권리와 긴밀한 예술현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지원사업은 어떻게 가능할까?

최선영대부분 지원사업이 어떤 주제를 담을지 정도로만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다. 지원사업의 목적, 운영 방식, 기관 담당자의 고용 불안정 등 운영 환경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목표도 막연하게 장애예술인 양성, 장애예술 활성화다. 장애예술 활성화가 대체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지 물어보면 굉장히 모호한 답변이 돌아온다. 제도가 운영될 때 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영 방식도 견고하게 확정하기보다는 중간에 수정할 수도 있게 유연할 필요도 있다. 지원기관이 먼저 필요한 것을 제시하고 계획을 내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예술가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사업이나 제도도 필요하다.
한편, 현재의 지원은 대부분 예술가·단체의 공연이나 전시 등 발표 중심이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비장애인이 예술활동을 지속적으로 2, 3년간 해나갈 것을 전제로 공간 중심의 예술활동을 지원하면 어떨까? 사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갈 곳이 필요하다. 예술적 재능이 없더라도 참여할 수 있고, 그러면서 서로에게 배우기도 하고, 기술을 학습하기도 하는 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지원기관이 미션을 너무 구체적으로 정해줘 버리는 것은 지원자에게 필요하지 않기도 하고 예술적이지 않다.

고주영이야기 들으며 일본 사례가 생각났다. 장애인이 예술창작 공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열어두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작업을 매일 기록하고 아카이빙하는 조력자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 기업에서 찾아와 “저 작품을 우리 상품에 써도 될까?”라고 제안할 수 있도록, 장애인 작가의 포트폴리오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구조다. 그런데 지금의 지원사업에서는 공연 올리고 전시 올리기에만 바쁘고 아카이빙할 인력도 돈도 쓸 수 없다. 지금 당장 유통플랫폼을 만드는 것보다 장애예술가들이 자기 기록과 아카이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제도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중앙 주도로 만들고 수동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넘어서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김효진대부분 장애 관련한 사업들이 정량적 평가 중심이다. 정성적인 성과를 읽고 평가할 안목이 없다 보니 뭘 봐야 할지를 모르는 거다. 그래서 기본교육 안에 장애인인권교육이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원기관 사업 담당자만이 아니라 모두가 받아야 한다. 사전교육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평가 방식 자체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적을 뭐로 낼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보통 공간에 몇 명이 왔다 갔는지가 실적인데, 그게 다인가. 공간에 올 때와 갈 때 표정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늘은 A가 유달리 집중했다” “B와 상호적인 대화가 더 많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변화가 중요하지 않을까.

최선영지금의 평가 방식과는 다른 성과화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공공지원기관에서 예술현장에 보내는 전문가 평가위원도 단순히 현장을 보고 오는 게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혹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등 계속 고민을 나누는 주체가 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지원사업의 목표와 방식은 동일하고 예산 규모를 늘릴까 줄일까 고민하는 수준에서 변하지 않았다. 장문원 사업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에서 대상만 바꾼 것 같다.

이진희법 제도의 시행보다 인식이 바뀌고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오히려 전체 공공기관 내부의 장애인식개선 교육에 예산을 쓰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교육의 대상을 넘어 함께 현장을 만들어 갈 장애시민 동료로 자리매김할 공간과 역할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함께 삶이 섞이지 않으면 인식의 변화는 더딜 수밖에 없다. 그래야 지원사업을 운영할 사람들에게도 의견이 생길 수 있고,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또한 장애예술인과 어떤 식으로 사업을 꾸려갈지 관점이 생길 수 있다. 교육과 더불어 예술현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 부분이 생략되어 있고, 정책입안자와 가까운 일부의 의견만 듣고 있는 게 문제다. 그들에게만 필요한 것을 모두에게 필요한 거로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효진장애예술을 장애인식개선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도 불만이다. 오히려 장애인식이 개선되고 장애예술이 이루어져야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 건데, 보여주기에 굉장히 좋은 예술활동으로 인식개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거꾸로 된 것 같다. 그러니까 더 시혜적으로 대상화된다. 인식개선이 장애예술의 토양을 만드는 기초교육이지 예술이 인식개선의 수단은 아니다.

고주영저는 예술이 수단이 될 수 있고, 결국은 인식개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결과의 질과 어떤 지향을 가지고 어떻게 인식개선을 할 것이냐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지난 [웹진 이음] 48호에서 창작현장에서의 소위 ‘배리어프리’의 구색 맞추기 관련해 장애예술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장애인과 협업할 때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현재 성평등‧성폭력 예방교육, 공연자 안전교육은 의무교육인데, 장애인식교육은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적어도 장애와 관련되거나 장애인과 협업하는 경우에는 기본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 그나마 진행되고 있는 의무교육도 장애인 창작자를 위한 화면해설이나 수어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공연자 안전교육에는 장애인 창작자가 있을 거로 상정하지 않고 있고, 매뉴얼도 비장애인 프로덕션 중심으로 되어 있다. 협업을 위한 혹은 장애를 말하기 위한 교육뿐 아니라 장애인식과 관련된 기본적인 인권교육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장애예술에서는 예술단체에 대한 규정도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장애인 자조모임이나 권리옹호 단체의 경우 예술활동을 중심으로 하더라도 단체의 성격을 딱히 ‘예술단체’라고 규정하지 않는 곳이 더 많다. 그래서 장애예술 분야에서는 예술단체에 대한 규정을 좀 더 폭넓게 할 필요가 있다.

최선영장문원 지원사업 평가위원으로 현장 모니터링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평가위원들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없어서 의아했다. 그러다 보면 평가위원은 질문과 고민을 갖고 돌아오고 역량도 커지지만 정작 평가서 작성으로 끝나고, 예술현장 사람들은 어떠한 피드백도 받지 못한 채 끝난다. 지원기관의 역할은 평가위원을 현장에 보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과 계속 논의하면서 어떻게 다음 지원사업을 개선할지 혹은 정책의 방향성을 어떻게 재설정할 것인지를 얘기하는 것이어야 한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에서 평가위원과의 다양한 파트너십이나 논의 체계를 시도하기도 한다. 기관의 인력과 예산 문제도 있겠지만, 이러한 부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산을 편성하고 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흐르고 머무는 공간을 상상하기

이진희장애예술현장의 변화는 예술 생태계 변화와 어떤 상관성을 가질까? 배리어프리와 구색 맞추기, 모두예술극장을 비롯한 국공립예술시설의 접근성 실천을 위해 무엇을 질문하고 만들어가야 할까? 모두예술극장이 작년 10월에 개관하여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간도 운영도 좋고, 배리어프리나 창작지원, 공간운영과 관련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을 기대하게 된다. 모두예술극장에는 어떠한 바람과 제안이 있을까?

최선영모두예술극장 환경이 정말 좋긴 한데, 극장 이미지가 강해서 시각예술이나 복합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하는 제 입장에서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공연 중심의 활동만 고도화되면 장기적으로 현실과 괴리감이 생길 수 있다. 앞으로 기존 전문성을 벗어나면서도 일상적인 활동이 더 많이 기획되어 펼쳐지고, 사람들에게 편안한 공간으로 인식되면 좋겠다.

고주영그동안 장애가 있는 분들과 공연 작업을 해오면서, 잘 만들어진 결과물을 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분들이 잘하는 것을 그분들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을 고민하다 보니, 대사를 잘 외우거나 의상을 갖춰 입고 잘 만들어 결과물을 ‘짜잔’ 하고 내보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모두예술극장이 결과물 중심의 극장이 아니라, 그 중간에 이루어지는 무엇도 공유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그게 장애와 관련해서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는 국공립공연장이나 제작극장들과는 다른 차별점이 될 것 같다. 그러면서 밤에만 열리는 극장이 아니라 낮에 와도 어린이를 위한 예술교육이 이루어진다거나 다양한 것들이 계속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효진처음 모두예술극장에 왔을 때 정말 좋았다. 중간에 시간이 빌 때 모두라운지에서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주차비가 부담되어 자주 오지는 못할 것 같다. (웃음) 모두라운지는 개방된 공간이지만 그냥 알아서 활용하라고 하면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예술단체가 위탁운영하게 해서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과 계속 대화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해 보는 공간으로 운영하면 훨씬 활용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인권교육을 상설 운영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매주 월요일 1시간은 인권교육의 시간으로 잡는 거다. 일부러 동원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인권교육을 받은 예술가·단체는 지원사업 신청 시 우대하거나 가점을 주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있겠다. 의무나 강요라기보다는 평상시에 열린 마음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되면 좋겠다.

고주영프로덕션에서 자체적으로 장애인인권교육 강사를 찾고 섭외하기 쉽지 않으니, 모두예술극장에 교육이 상설화되어 있으면 연계해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진희극장이란 타이틀로 운영되지만, 성격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기존 극장의 정상성을 따라가기보다는 다른 발걸음, 다양한 시도를 기대하고 계신 것 같다. 무언가가 계속 발표되는 데에 함몰되지 않고 많은 것들이 흘러 다닐 수 있고, 계속 머물 수 있고, 과정이 보이는 것들이 모두예술극장의 좌표가 될 수도 있겠다.

최선영모두예술극장에 이어 올해 표준전시장도 만든다고 하는데, 정책적 상상이 얄팍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목적과 방향을 잃지 않으며

이진희마지막으로, 각자 몸담은 예술현장에서 올해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어떤 도전을 해보고 싶은지 이야기 나눠보자.

최선영예술활동을 하는 목적을 계속 재설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저 자신이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예술의 다양한 모습을 계속 궁금해하고, 그에 따라서 무엇을 할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저의 베이스는 시각예술이지만, 기존의 예술계 문법은 좀 밀쳐두고 이것저것 해보고 있다. 그러다가 정책을 고민해 보기도 하고 장애예술 관련한 일도 하게 된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도 자기가 예술을 하는 이유가 막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도도 제발 막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주영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획 작업을 해봤는데, ‘기획은 육하원칙을 잘 채우는 것’이라는 것이 지금 단계의 중간결론이다. 그중에서 ‘왜’가 가장 고민스럽고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고민과 주저함이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장애·소수자 관련해서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넓은 관점으로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최근 저와 같이 일했던 일본 공연예술 PD가 우리나라로 치면 보건복지부 주무관으로 들어가 장애예술 관련 일을 하게 되었다. 장애·복지와 관련한 전문성은 이미 조직이 갖고 있으니 예술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들어와서 일하면 좋겠다고 했다더라. 그걸 보면서 환경을 아는 게 가장 중요한 핵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공부해 보고 싶어졌다. 다른 사람들도 ‘왜’에 대해 계속 질문했으면 좋겠다.

김효진저는 장애예술이 제대로 평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쩌면 재평가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아직은 “장애인이 예술을 하네” 이렇게 평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장애만 부각하는 평가나 비장애인과 비교한 재평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제대로 평가되면 좋겠다. 지금은 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다른 예술도 장애 관점으로 많이 비평되어야 한다. 아직 대부분 장애예술 비평이 인상 비평에 가까운 것 같다. 그 이상의 장애 관점을 녹여낼 수 있는 것들이 같이 맞물리면 장애예술의 발전에도 굉장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진희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사회나 정책도 말씀하신 방향과 목표로 나아가면 좋겠다. 애초에 왜 시작했는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자꾸 살펴야 하는데, 그러한 질문 없이 결과와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정책이 실패한다. 이 부조화를 넘어설 방법은 계속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다. 제도에 포획당하지 않으려면 제도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계속 질문하고 현장에서 마주하고 논쟁하는 방법밖에 없다. 현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왜’와 목적을 잊지 않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 그래서 계속 살아남는 게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자리도 많아지면 좋겠다. 오늘 깊은 이야기 함께 나눠주셔서 감사하다.

  • 네 사람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나누고 있다.
  • 네 사람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나누고 있다.

고주영

공연예술 독립기획자. 연극의 확장과 새로운 연극의 발생을 시도하는 ‘연극연습 프로젝트’(2018~현재)와 ‘정상성’에 대해 질문Question을 던지고 ‘별난Queer’ 존재들의 삶을 응시하는 ‘플랜Q프로젝트’(2019~2023)를 기획·제작했다. 연극과 연극 아닌 것, 극장과 극장 아닌 것, 예술과 예술 아닌 것 사이에 있고자 한다. 2023년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이다.
breeeeze@naver.com

김효진

동화작가. 장편 동화 『깡이의 꽃밭』 『달려라, 송이』 『착한 아이 안 할래』와 수필집 『특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이런 말, 나만 불편해?』를 썼다. 2021년부터 이음온라인 장애문학방송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2023년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이다.
skyhoho21@hanmail.net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에서 장애여성 동료들과 연극을 만든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21년부터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wdc214@gmail.com

최선영

2007년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개별성 중심의 활동을 기획 및 연구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장애예술인 창작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2018),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장애인 비대면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개발 사업’(2021),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발달장애인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2022) 등에 참여했다. 2021년부터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voslss@hanmail.net

정리.최순화 프로젝트 궁리 제작 PD suna.choe@gmail.com
사진.이재범 POV스튜디오 실장 andy45a@naver.com

2024년 3월 (51호)

상세내용

이슈

2024년 문화예술 분야, 장애인 분야 정부 예산이나 정책에는 여러 중요한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이음온라인 기획위원 좌담에서는 각 제도와 사업의 변화가 장애예술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시사점을 짚어보고, 이에 관한 전망과 대응을 논의해 본다.

개요

  • 일시2024년 1월 18일(목) 오전 10시 30분

  • 장소모두예술극장 모두스튜디오

참석자
좌장.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
패널.
고주영 공연예술 독립기획자
김효진 문학작가
최선영 문화예술기획자

왼쪽부터 최선영, 이진희, 김효진, 고주영 기획위원

제도와 현장 사이

이진희최근 몇 년 사이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예술인지원법」)과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정책에서 장애예술이 다양하게 변주되는 것 같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올해 미술작가 직무를 신설하고 3명의 작가를 고용했다는 보도를 봤다. 지난 [웹진 이음] 48호 주제로 ‘구색 맞추기’를 다뤘지만, 제도적으로 구색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올해 장애예술 관련해 다양한 계획이 발표되었는데, 예술현장에서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주영「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국공립 공연장·전시장 등에서 연 1회 이상 장애예술 관련 공연전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전국 759개 시설이 여기에 해당한다. 장애인으로만 이루어진 극단이나 프로덕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획·제작·연출 등 의사결정권이 있는 장애인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프로덕션 구성이 부자연스러워질까 봐 우려된다. 국공립 공연장·미술관에서 장애예술에 대한 인식이나 고민이 없으면 형식적으로 기준에만 맞추면 된다고 인식할 수도 있다. 특히 지역 문화예술회관은 장애인 관람객 접근성도 고려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애인 창작자를 고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당장 시행하려면 현재의 인프라에서 할 수 있는 장애예술 작품을 찾게 된다. 장애·장애예술을 왜곡하는 작품인데도 규정에만 맞으면 오히려 우수사례가 될 수도 있다. 강제력 없는 권고사항 정도이면 효력이 없을 것 같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김효진「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약칭 「장애인고용법」)에 ‘장애인 고용의무’ 조항이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고용공단)에 장애여성 고용 비율이 현저히 낮으니 제도적으로 보완해달라고 요구했더니, 고용할 여성 인력이 없다는 거다. 결국 고용률은 오르지 않고 제도는 흐지부지되었다. 장애예술도 똑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렇게 지침이 내려가면 현장에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구색만 맞추면 아주 잘 된 케이스일 텐데, 그조차도 인프라가 없다면 유야무야될 거다.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 역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계획대로 장애예술인 작품 공연전시가 의무화되면 뭔가 엄청 달라질 것 같은 환상도 보인다. 그런데 권리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빠져 있어서 이러한 정책으로 장애예술이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선영일단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장애인문화예술과가 새롭게 생긴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담당 부서가 책임지고 끌어가는 게 중요한 만큼 어떤 계획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을 제도가 이끌어가는 면이 있고, 장애예술은 더욱 그렇다. 장애예술은 기본적인 것이 만들어져야 작동하는 부분도 있고, 현실적으로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보니 정책·제도의 역할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예술은 개개인의 실험이나 실천을 통해 작동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금은 장애예술의 나아갈 방향이 오히려 복잡해진 것일 수도 있다. 현장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도 살피지만, 매번 제도를 먼저 훑게 되는 거다. 우선 단체나 개인의 움직임이 있고 제도가 이런 움직임을 따라가야 하는데, 개인의 삶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제도만 고도화되는 상황이다. 예술은 자유가 중요하다. 자유로운 삶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예술이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장애인의 기본적인 삶과 제도가 함께 논의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고주영장애인문화예술과는 문체부 안에 있지만,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다른 부처와도 협업이 필요하고, 다양한 맥락을 살피고 연결해야 한다. 지금의 장애예술 지원제도들은 ‘잘 만들면 잘 팔아주겠다’는 식인데, 정작 잘 만들기까지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환경은 잘 갖춰져 있는가, 라는 의문이 남는다. 비장애 중심 사회에서 장애예술인이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이 필요하고, 어떤 권리나 기회를 갖지 못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기 때문이다. 예술정책을 얘기하다가도 항상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요인 중 하나가 예술대학의 문제다. 모든 예술인이 예술을 전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적으로 배울 기회와 권리를 균등하게 누릴 수 없다면 언제까지고 기울어진 운동장은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왜 본질적인 것은 건드리지 않을까.

이진희장애예술가가 자기 실천이나 창작을 발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펼칠 환경이나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입문할 계기나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없는 상태에서 제도만 생겨난다면, 결국 진입이 수월한 사람 중심으로 제도를 독점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유통 활성화의 가능성

이진희장애예술 유통 활성화와 관련한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가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847개 기관이 창작물 구매 시 총액의 3% 이상을 장애예술인이 생산한 공예, 공연, 미술품 등 창작물로 구매하도록 한 제도로 올해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이 주축이 되어 유통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한다. 이것은 장애예술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예를 들어, 장애인 고용의무제도에서는 면접이나 채용이 다 실적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기능만 남고 일자리의 질은 잘 관리되지 않는 면이 있다. 장문원이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 운영기관으로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실질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제도화하려면 인력과 예산, 연구와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최선영‘수요 없는 공급’처럼 느껴져서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수요가 어느 정도 있어야 그에 부응해서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유통 체계를 갖출 필요성도 생기는데, 그런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좋으니까 한번 해보세요”라고 하는 홍보 자리를 많이 만들고, 홍보할 수 있는 사례를 많이 생산해 내겠다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다. 구색 맞추기와 생색내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애예술단체 공연에 대한 수요 데이터나 근거가 없으니, 공급과 유통 중심으로 돌아간다. 유통하는 사람만 신나고 실적을 보여주기 좋은 사업이지, 실제 참여한 예술가들은 희망 고문을 당하는 부분도 클 거로 생각한다. 정책의 목적이나 목표 자체가 좀 더 현실성 있게 재설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주영이 제도를 처음 접했을 때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생각났다.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건물 앞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도록 강제하다 보니, 시민이 우연한 관람자가 되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의 긍정적인 면이라면, 이런 우연한 기대 정도이지 않을까. 다만 그것이 장애예술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예술에 대한 자기 관점이 없는 이상, 아무리 제도로 촉진해도 편중이나 왜곡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공연예술 유통 활성화 사업이 걸었던 길을 장애예술도 똑같이 가는 것 같다. 유통이 안 되면 수요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공급에 자꾸 돈을 얹어준다. 예술의 저변이 넓지 않은 것은 장애·비장애를 떠나서 똑같이 어려운 문제이고, 이에 더해 장애인식이나 장애 감수성이 없는 상태에 이런 제도만 만들어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단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단기 성과에만 몰두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고 또 다른 제도를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애인 예술노동에 대한 또 다른 상상

이진희2023년 초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3자 간에 장애예술인 일자리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문화예술기관에서 청년 예술인 대상 연수단원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데, 장애예술인도 연수단원으로 포함할 수 있게 촉진하겠다는 내용이다. 제도가 단계별로 잘 시행되려면 변화해야 할 조건이 매우 많다. 예를 들어,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그간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어떻게 실질적인 고용 연계를 할 수 있을지, 기존의 고용 연계나 직업교육의 한계는 무엇인지 등을 평가하고 설계해야 한다. 장애예술인 일자리, 예술노동 관련해서 기업의 장애예술인 고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장애예술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고주영공연 부문에서는 민간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주로 클래식 음악 분야 장애인예술단을 창단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장애인 연주자를 고용하는 거다. 예전에는 재단이나 기업에서 부설 단체처럼 운영했는데, 이제 직원으로 채용해 직업 예술인으로 육성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연극 분야는 거의 해당 사항이 없고,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이미 많이 채용되고 있다.

최선영장애인의 삶에 고용과 취업이 큰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실제로 성인 이후의 삶에 불안정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예술 관련 일자리가 생긴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 필요가 예술활동 목적의 전부가 되버릴까 봐 우려된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비장애인에게는 예술활동에 참여하여 놀고 경험하는 것 자체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얘기하지만, 장애인 문화예술교육에서는 종종 참여 이후 예술가로 성장해서 돈을 버는 얘기로 바로 연결된다. 물론 현실적인 고민은 잘 알지만, 예술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생각이 든다. 예술노동과 관련한 움직임은 필요하지만, 다른 구체적인 상도 그려져야 한다.

이진희자본주의 사회에선 장애인을 노동 능력이 없는 몸으로 규정한다. 복지정책으로 주어지는 일자리는 보호와 훈련의 형태로 임금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구조가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어렵게 한다. 그래서 장애예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시급하게 필요하긴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권이 박탈되는 문제를 고민하며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 공공일자리 투쟁에서 말하는 바가 장애인인권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권익옹호 활동이자 노동이란 점이다. 결국 장애인의 노동을 생산의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제기하며 노동의 가치를 재구성하는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예술인 지원에 국한해서 지원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 권리 전반, 일터 차별, 연금 구조 등을 포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 문제에 관해 현장에서도 제도에서도 병합해서 얘기하지 않는다.

김효진최근에 그림책 기획에 참여했는데, 그림을 그린 발달장애 미술작가의 어머니가 회의 때마다 항상 우리 애 취직 좀 시켜달라고 했다. 부모 입장에서 그럴 수 있다고 이해는 되지만, 그 자리는 예술가로서 온 자리잖나. 그래서 한번은 취직이 아니라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었다. 그 작가는 결국 취업했지만, 자신의 의지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하고 나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유지하고 확대해 나갈 기회는 사실 없어지는 거다. 너무나 이상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지만, 길게 내다보아야 한다.

최선영저도 비슷한 사례를 여러 번 경험했다. 특히 당사자보다 부모가 더 갈급해 하는데, 거기에 대고 예술의 의미나 방향성, 태도를 말하는 게 물론 속 편한 소리로만 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요즘은 아이 키우는 입장으로 어머니와 공감하는 워크숍을 해보는데, 이런 시간이 오히려 논리적인 설득보다 힘을 발휘할 때가 많았다. 혹은 그렇게 해서 자녀가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는 걸 직접 경험하도록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시라’라고 한다.
예전에는 정책이 굉장히 논리적인 단계를 거쳐 설계되고 운영된다고 전제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책 관련한 일을 많이 해본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매우 큰 사업과 예산이 한 개인의 아이디어나 정치적 욕망 등의 이유로 설계되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적잖게 봤다. 장애예술 관련 정책 설계자의 예술에 관한 관심이나 이해도가 굉장히 부족한 경우도 많다. 인간이 왜 예술을 선택하거나 경험하려고 하는지, 예술은 현재 어떤 모습인지, 그 양상은 얼마나 다양한지 등에 대한 논의나 관심이 부재한 채로 여전히 근대적인 예술가의 상을 전제하고 그렇게 되기 위한 정책을 공급자 중심으로 마련하는 거다. 예술에 대한 상이 마냥 아름답게만 전제되어 있는 게 문제이기도 하고 좀 아쉽다.

고주영예술노동 관련하여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라서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저는 예술인만을 위한 복지나 기본소득 같은 제도가 생기는 것이 과연 맞나 하는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예술인-비예술인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기본소득이 필요한 거지, 예술인임을 증명하면 해주겠다고 하면 예술에 대해 여러 잣대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격이 필요하고, 평가당해야 하고, 점수화되고, 서열화된다. 장애인은 그동안 너무 많은 기회와 권리를 박탈당했던 과정이 있었기에 고용 증진을 위한 별도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장애예술로 고용을 촉진하자는 것에는 선뜻 동의가 안된다. 전 국민 보편적인 복지가 있어야 하고 장애인을 위한 보편적인 복지가 있어야지, 장애예술인만을 위한 복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변의 비장애 예술인은 대부분 부업을 한다. 예술작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많은 예술인이 참여하는 사업 중 하나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이다. 그러면 이 사업에 장애인 쿼터제를 넣는 것에 대한 고민은 과연 있었을까? 「예술인 복지법」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지원에 장애예술인도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되는데, 고민하고 협업해야 할 게 많고 절차가 복잡하니 장애예술인만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또 만드는 식이라면 장애-비장애 예술은 언제까지고 분리될 수밖에 없다.

  • 이진희 기획위원

  • 김효진 기획위원

  • 최선영 기획위원

  • 고주영 기획위원

법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이진희맞다. 바꾸기가 싫으니까 자꾸 특화하는 거다.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다. 특수교육 말고 통합교육하자는데 20년이 다 되어가도록 잘 안되고 있다. 특수성의 문제를 잘 보려면 보편적 조건을 명확하게 봐야 한다. 장애시민 전반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편적 삶의 조건과 인권 현실 이해를 기반으로 특수성을 바라보지 않으면 계속 특화된 정책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권리 증진이라는 목표 없이 특화된 제도만 만들면 지원 대상으로 대상화에 머무르게 되고, 제도가 대상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시혜적인 차원을 벗어나 보편적 관점으로 장애예술인의 권리와 긴밀한 예술현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지원사업은 어떻게 가능할까?

최선영대부분 지원사업이 어떤 주제를 담을지 정도로만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다. 지원사업의 목적, 운영 방식, 기관 담당자의 고용 불안정 등 운영 환경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목표도 막연하게 장애예술인 양성, 장애예술 활성화다. 장애예술 활성화가 대체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지 물어보면 굉장히 모호한 답변이 돌아온다. 제도가 운영될 때 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영 방식도 견고하게 확정하기보다는 중간에 수정할 수도 있게 유연할 필요도 있다. 지원기관이 먼저 필요한 것을 제시하고 계획을 내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예술가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사업이나 제도도 필요하다.
한편, 현재의 지원은 대부분 예술가·단체의 공연이나 전시 등 발표 중심이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비장애인이 예술활동을 지속적으로 2, 3년간 해나갈 것을 전제로 공간 중심의 예술활동을 지원하면 어떨까? 사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갈 곳이 필요하다. 예술적 재능이 없더라도 참여할 수 있고, 그러면서 서로에게 배우기도 하고, 기술을 학습하기도 하는 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지원기관이 미션을 너무 구체적으로 정해줘 버리는 것은 지원자에게 필요하지 않기도 하고 예술적이지 않다.

고주영이야기 들으며 일본 사례가 생각났다. 장애인이 예술창작 공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열어두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작업을 매일 기록하고 아카이빙하는 조력자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 기업에서 찾아와 “저 작품을 우리 상품에 써도 될까?”라고 제안할 수 있도록, 장애인 작가의 포트폴리오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구조다. 그런데 지금의 지원사업에서는 공연 올리고 전시 올리기에만 바쁘고 아카이빙할 인력도 돈도 쓸 수 없다. 지금 당장 유통플랫폼을 만드는 것보다 장애예술가들이 자기 기록과 아카이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제도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중앙 주도로 만들고 수동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넘어서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김효진대부분 장애 관련한 사업들이 정량적 평가 중심이다. 정성적인 성과를 읽고 평가할 안목이 없다 보니 뭘 봐야 할지를 모르는 거다. 그래서 기본교육 안에 장애인인권교육이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원기관 사업 담당자만이 아니라 모두가 받아야 한다. 사전교육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평가 방식 자체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적을 뭐로 낼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보통 공간에 몇 명이 왔다 갔는지가 실적인데, 그게 다인가. 공간에 올 때와 갈 때 표정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늘은 A가 유달리 집중했다” “B와 상호적인 대화가 더 많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변화가 중요하지 않을까.

최선영지금의 평가 방식과는 다른 성과화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공공지원기관에서 예술현장에 보내는 전문가 평가위원도 단순히 현장을 보고 오는 게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혹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등 계속 고민을 나누는 주체가 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지원사업의 목표와 방식은 동일하고 예산 규모를 늘릴까 줄일까 고민하는 수준에서 변하지 않았다. 장문원 사업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에서 대상만 바꾼 것 같다.

이진희법 제도의 시행보다 인식이 바뀌고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오히려 전체 공공기관 내부의 장애인식개선 교육에 예산을 쓰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교육의 대상을 넘어 함께 현장을 만들어 갈 장애시민 동료로 자리매김할 공간과 역할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함께 삶이 섞이지 않으면 인식의 변화는 더딜 수밖에 없다. 그래야 지원사업을 운영할 사람들에게도 의견이 생길 수 있고,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또한 장애예술인과 어떤 식으로 사업을 꾸려갈지 관점이 생길 수 있다. 교육과 더불어 예술현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 부분이 생략되어 있고, 정책입안자와 가까운 일부의 의견만 듣고 있는 게 문제다. 그들에게만 필요한 것을 모두에게 필요한 거로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효진장애예술을 장애인식개선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도 불만이다. 오히려 장애인식이 개선되고 장애예술이 이루어져야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 건데, 보여주기에 굉장히 좋은 예술활동으로 인식개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거꾸로 된 것 같다. 그러니까 더 시혜적으로 대상화된다. 인식개선이 장애예술의 토양을 만드는 기초교육이지 예술이 인식개선의 수단은 아니다.

고주영저는 예술이 수단이 될 수 있고, 결국은 인식개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결과의 질과 어떤 지향을 가지고 어떻게 인식개선을 할 것이냐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지난 [웹진 이음] 48호에서 창작현장에서의 소위 ‘배리어프리’의 구색 맞추기 관련해 장애예술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장애인과 협업할 때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현재 성평등‧성폭력 예방교육, 공연자 안전교육은 의무교육인데, 장애인식교육은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적어도 장애와 관련되거나 장애인과 협업하는 경우에는 기본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 그나마 진행되고 있는 의무교육도 장애인 창작자를 위한 화면해설이나 수어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공연자 안전교육에는 장애인 창작자가 있을 거로 상정하지 않고 있고, 매뉴얼도 비장애인 프로덕션 중심으로 되어 있다. 협업을 위한 혹은 장애를 말하기 위한 교육뿐 아니라 장애인식과 관련된 기본적인 인권교육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장애예술에서는 예술단체에 대한 규정도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장애인 자조모임이나 권리옹호 단체의 경우 예술활동을 중심으로 하더라도 단체의 성격을 딱히 ‘예술단체’라고 규정하지 않는 곳이 더 많다. 그래서 장애예술 분야에서는 예술단체에 대한 규정을 좀 더 폭넓게 할 필요가 있다.

최선영장문원 지원사업 평가위원으로 현장 모니터링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평가위원들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없어서 의아했다. 그러다 보면 평가위원은 질문과 고민을 갖고 돌아오고 역량도 커지지만 정작 평가서 작성으로 끝나고, 예술현장 사람들은 어떠한 피드백도 받지 못한 채 끝난다. 지원기관의 역할은 평가위원을 현장에 보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과 계속 논의하면서 어떻게 다음 지원사업을 개선할지 혹은 정책의 방향성을 어떻게 재설정할 것인지를 얘기하는 것이어야 한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에서 평가위원과의 다양한 파트너십이나 논의 체계를 시도하기도 한다. 기관의 인력과 예산 문제도 있겠지만, 이러한 부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산을 편성하고 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흐르고 머무는 공간을 상상하기

이진희장애예술현장의 변화는 예술 생태계 변화와 어떤 상관성을 가질까? 배리어프리와 구색 맞추기, 모두예술극장을 비롯한 국공립예술시설의 접근성 실천을 위해 무엇을 질문하고 만들어가야 할까? 모두예술극장이 작년 10월에 개관하여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간도 운영도 좋고, 배리어프리나 창작지원, 공간운영과 관련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을 기대하게 된다. 모두예술극장에는 어떠한 바람과 제안이 있을까?

최선영모두예술극장 환경이 정말 좋긴 한데, 극장 이미지가 강해서 시각예술이나 복합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하는 제 입장에서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공연 중심의 활동만 고도화되면 장기적으로 현실과 괴리감이 생길 수 있다. 앞으로 기존 전문성을 벗어나면서도 일상적인 활동이 더 많이 기획되어 펼쳐지고, 사람들에게 편안한 공간으로 인식되면 좋겠다.

고주영그동안 장애가 있는 분들과 공연 작업을 해오면서, 잘 만들어진 결과물을 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분들이 잘하는 것을 그분들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을 고민하다 보니, 대사를 잘 외우거나 의상을 갖춰 입고 잘 만들어 결과물을 ‘짜잔’ 하고 내보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모두예술극장이 결과물 중심의 극장이 아니라, 그 중간에 이루어지는 무엇도 공유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그게 장애와 관련해서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는 국공립공연장이나 제작극장들과는 다른 차별점이 될 것 같다. 그러면서 밤에만 열리는 극장이 아니라 낮에 와도 어린이를 위한 예술교육이 이루어진다거나 다양한 것들이 계속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효진처음 모두예술극장에 왔을 때 정말 좋았다. 중간에 시간이 빌 때 모두라운지에서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주차비가 부담되어 자주 오지는 못할 것 같다. (웃음) 모두라운지는 개방된 공간이지만 그냥 알아서 활용하라고 하면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예술단체가 위탁운영하게 해서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과 계속 대화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해 보는 공간으로 운영하면 훨씬 활용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인권교육을 상설 운영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매주 월요일 1시간은 인권교육의 시간으로 잡는 거다. 일부러 동원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인권교육을 받은 예술가·단체는 지원사업 신청 시 우대하거나 가점을 주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있겠다. 의무나 강요라기보다는 평상시에 열린 마음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되면 좋겠다.

고주영프로덕션에서 자체적으로 장애인인권교육 강사를 찾고 섭외하기 쉽지 않으니, 모두예술극장에 교육이 상설화되어 있으면 연계해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진희극장이란 타이틀로 운영되지만, 성격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기존 극장의 정상성을 따라가기보다는 다른 발걸음, 다양한 시도를 기대하고 계신 것 같다. 무언가가 계속 발표되는 데에 함몰되지 않고 많은 것들이 흘러 다닐 수 있고, 계속 머물 수 있고, 과정이 보이는 것들이 모두예술극장의 좌표가 될 수도 있겠다.

최선영모두예술극장에 이어 올해 표준전시장도 만든다고 하는데, 정책적 상상이 얄팍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목적과 방향을 잃지 않으며

이진희마지막으로, 각자 몸담은 예술현장에서 올해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어떤 도전을 해보고 싶은지 이야기 나눠보자.

최선영예술활동을 하는 목적을 계속 재설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저 자신이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예술의 다양한 모습을 계속 궁금해하고, 그에 따라서 무엇을 할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저의 베이스는 시각예술이지만, 기존의 예술계 문법은 좀 밀쳐두고 이것저것 해보고 있다. 그러다가 정책을 고민해 보기도 하고 장애예술 관련한 일도 하게 된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도 자기가 예술을 하는 이유가 막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도도 제발 막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주영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획 작업을 해봤는데, ‘기획은 육하원칙을 잘 채우는 것’이라는 것이 지금 단계의 중간결론이다. 그중에서 ‘왜’가 가장 고민스럽고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고민과 주저함이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장애·소수자 관련해서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넓은 관점으로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최근 저와 같이 일했던 일본 공연예술 PD가 우리나라로 치면 보건복지부 주무관으로 들어가 장애예술 관련 일을 하게 되었다. 장애·복지와 관련한 전문성은 이미 조직이 갖고 있으니 예술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들어와서 일하면 좋겠다고 했다더라. 그걸 보면서 환경을 아는 게 가장 중요한 핵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공부해 보고 싶어졌다. 다른 사람들도 ‘왜’에 대해 계속 질문했으면 좋겠다.

김효진저는 장애예술이 제대로 평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쩌면 재평가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아직은 “장애인이 예술을 하네” 이렇게 평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장애만 부각하는 평가나 비장애인과 비교한 재평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제대로 평가되면 좋겠다. 지금은 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다른 예술도 장애 관점으로 많이 비평되어야 한다. 아직 대부분 장애예술 비평이 인상 비평에 가까운 것 같다. 그 이상의 장애 관점을 녹여낼 수 있는 것들이 같이 맞물리면 장애예술의 발전에도 굉장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진희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사회나 정책도 말씀하신 방향과 목표로 나아가면 좋겠다. 애초에 왜 시작했는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자꾸 살펴야 하는데, 그러한 질문 없이 결과와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정책이 실패한다. 이 부조화를 넘어설 방법은 계속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다. 제도에 포획당하지 않으려면 제도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계속 질문하고 현장에서 마주하고 논쟁하는 방법밖에 없다. 현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왜’와 목적을 잊지 않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 그래서 계속 살아남는 게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자리도 많아지면 좋겠다. 오늘 깊은 이야기 함께 나눠주셔서 감사하다.

  • 네 사람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나누고 있다.
  • 네 사람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나누고 있다.

고주영

공연예술 독립기획자. 연극의 확장과 새로운 연극의 발생을 시도하는 ‘연극연습 프로젝트’(2018~현재)와 ‘정상성’에 대해 질문Question을 던지고 ‘별난Queer’ 존재들의 삶을 응시하는 ‘플랜Q프로젝트’(2019~2023)를 기획·제작했다. 연극과 연극 아닌 것, 극장과 극장 아닌 것, 예술과 예술 아닌 것 사이에 있고자 한다. 2023년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이다.
breeeeze@naver.com

김효진

동화작가. 장편 동화 『깡이의 꽃밭』 『달려라, 송이』 『착한 아이 안 할래』와 수필집 『특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이런 말, 나만 불편해?』를 썼다. 2021년부터 이음온라인 장애문학방송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2023년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이다.
skyhoho21@hanmail.net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에서 장애여성 동료들과 연극을 만든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21년부터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wdc214@gmail.com

최선영

2007년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개별성 중심의 활동을 기획 및 연구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장애예술인 창작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2018),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장애인 비대면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개발 사업’(2021),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발달장애인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2022) 등에 참여했다. 2021년부터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voslss@hanmail.net

정리.최순화 프로젝트 궁리 제작 PD suna.choe@gmail.com
사진.이재범 POV스튜디오 실장 andy45a@naver.com

2024년 3월 (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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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11: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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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노동 현장에서 겪으시는 다양한 고민과 어려움 그리고 기대점들을 보게 되어 좋은 자리였습니다. 나중의 결과만 바라보는 정책보다는 예술공연 준비와 공연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는 정책적 사업이 동반되기를 바라봅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통의 자리가 활발히 열려서 더 성숙하고 발전적인 장애예술현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4-03-02 1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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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살피고 주목해야 할 예술현장의 변화 잘 읽었습니다. 정책과 제도를 통해 탑다운 방식으로 뿌려지는 것들이 공공기관과 지역에 닿을 때 현장을 면밀하게 살피지 읺고 왜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잊으면 실적과 성과만을 따지게 된다는 우려에 공감됩니다. 정책과 제도가 무엇을 위해 왜 하는지 누구에게 발언권을 주는지 잘 살펴야겠네요. 유연하게 연결되고 확장되는 모두예술극장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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