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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모두페스티벌이 만든 연결과 포용의 장 평등한 모두가 함께 놀며 만드는 전통

  • 박연희 극단 함께사는세상 연출
  • 등록일 2025-11-05
  • 조회수 21

이슈

극단 함께사는세상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함께사는 장애인연극제’를 개최했다. 이후 장애예술 플랫폼 축제인 ‘모두페스티벌’로 전환하여 2022년부터 지역의 장애인인권단체 네 곳과 공동주관으로 축제를 정비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지역 협업 축제의 초석을 다지고, 장애예술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 “모두가 동행! 모두의 행동! 모두 다 연결!”이라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3개년 슬로건으로 출발하며 지역 발달장애인들의 창작 협업을 지원했다. 또한 전국 각지의 연극과 영화, 판소리, 풍물 공연 등 총 15편의 우수 장애예술 작품을 초청하여 유통함으로써 지역 관객과 나눔하고 있다. 2025년 올해는 “모두평등! 예술만세!!”를 기치로 장애예술 전문단체를 본격적으로 초청하고, 지역의 관객들과 소통했다.

축제 현장과 일상의 연결

지역의 발달장애인 청년들은 전문 예술가들과의 창작 협업이 지속되면서 연출가, 배우,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자기 전문성을 획득해 가고 있다. 배우에게는 무대에서 자기결정과 책임감 있는 연기가 요구되고, 연출에게는 발달장애 배우들의 고유성을 인정하면서도 잠재성을 끌어낼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의 협력이 요구된다. 공연 제작의 시계는 다양한 속도의 창작과 연습으로 재구성된다. 함께 손잡고 가는 창작, 온몸으로 하는 반복연습, 감정과 행동의 다양한 표현은 발달장애 배우들과 연출에게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다. 또한 장애 당사자들은 행사 사회자와 차이사이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관객을 만나며 축제의 주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축제 현장에서의 협력 연습은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으로 연결되고, 자조모임에서 자기결정의 연대 활동으로 연결된다.

공연 공간과 관객의 관계망 실험도 4년째 지속하고 있다. 2023년에는 소극장 함세상 삼면 무대와 예전아트홀 일면 무대로 나누어 실연하면서, 배우와 관객은 다양한 공간이 주는 입체적 공연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극장 앞마당의 공연은 예약 관객뿐 아니라 인근 상가 주민, 거리를 오가는 시민과 버스정류장에 머무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떠들썩한 동네잔치로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관객 확장을 위해 2024년에는 소극장 공연과 동시 기획으로 300석 규모의 공공극장 공연에도 도전했다. 애초 5석이던 휠체어 이용석을 30석으로 조율하고 공연장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중증장애인들의 입·퇴장을 진행하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릴랙스드 퍼포먼스 환경과 휠체어 접근성 매뉴얼에 대한 공공극장과 축제기획팀의 충분한 사전 협력의 관계망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대구 도심에서 진행한 개막 행사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활기로 시끌벅적했고, 사통팔달 열린 공간의 해방감으로 거리의 시민들과 경계 없이 즐기는 난장이 되었다.

시민 커뮤니티와 관객 연결

2025년 올해는 축제 2주 전에 모든 공연 예약이 마감되었다. 특히 장애·비장애 어린이들이 함께 제작한 아동극 〈거울아~ 거울아~ 평등나라로!〉는 특수학교 초등 학급과 일반 초등학교 어린이, 장애 청년들의 단체 관람으로 한 달 전에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소극장 행사는 매회 공연에 100여 명의 관객이 들었다. 모두의 관람권을 보장하면서도 어린이를 위한 공연, 장애인 가족과 조력자를 위한 ‘정은혜 작가와의 수다 마당’, 장애예술가와 인권활동가들을 위한 웹드라마 〈농담〉 상연 및 GV(관객과의 대화)는 관객 대상을 명시해 관람우선권을 주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객석점유율을 높인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모두페스티벌의 1차 관객은 공동 주관단체의 네트워크와 지역 시민 커뮤니티의 연결이다. 개막 행사는 평등을 지향하는 시민 커뮤니티, 이주민, 비정규직 노동자, 동물권 시민모임, 어린이단체와 부모, 장애인야학과 탈시설 당사자 모임, 거리의 시민 등이 함께하며 다채로워졌다. 올해 개막 행사는 시내에 인접한 숲 공원에서 진행되었는데, 공원 생태계를 염두에 둔 길놀이 〈소풍〉을 준비해 숲속의 다양한 생명과도 소통할 수 있었다. 행사 시작 전부터 비가 내려 걱정했지만, 노란색 우의를 입은 참여자들이 속속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300여 명의 관객과 공연팀은 우천에도 공연을 즐기고, 강강술래 대동놀이로 신명을 다졌다. 오락가락 잦은 빗속에서도 서로의 우산이 되어 2025년 축제 슬로건인 “모두평등! 예술만세!!”를 외치며 끝까지 모두의 공연장을 지켜주었다.

당사자 협력과 기획 조력의 연결

해를 거듭할수록 공동주관 단체 기획팀 또한 각자 역할의 전문성을 키우고 세분화하고 있어 축제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반면, 업무 강도도 커지고 있다. 축제 사무국과 기획국 담당자들은 창작부터 연습, 공연, 기획과 홍보, 모객의 전 과정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발달장애 청년들과 함께 진행하는 작업은 연습 일정 관리, 안전 조력에 따른 접근성 매뉴얼을 촘촘하게 준비해야 한다. 또한 당사자들과의 협업은 예술지원사, 활동지원사, 기획지원사, 접근성지원사 등 전문성을 가진 조력자들이 함께해야 한다.

그러나 소수의 예술가와 기획자가 삼중, 사중의 업무를 함께하고 있는 것이 축제 현장의 현실이다. 예술 현장을 위한 장애·비장애 예술활동 매개자 양성이 절실하다. 업무별로 숙련된 조력자가 더 많아지고 축제 마당에서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기획 전반과 행정업무가 분리 운영되는 상설 사무국이 1년 내내 돌아가고, 전문성이 축적된 예술지원사들이 장애 청년들과 천천히 신나게 꼼꼼히 공연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지역 장애예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예산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모두페스티벌의 당사자는 ‘모두’이다. 사무국과 기획국 당사자 등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도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 과제다.

작품 유통과 상호 포용의 연결

모두페스티벌은 해마다 다른 지역의 다양한 장르 공연을 초청하여 지역 배우와 관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 생산된 우수 작품이 골고루 나눔 되어 장애예술 작품을 보는 안목과 교류 경험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 지역의 작품 제작을 위한 창작 협업 또한 꾸준한 실험을 해왔다. 자조모임 연극단과 비보잉 그룹과의 합동 공연을 통해 ‘당사자의 폭발적인 감각의 몸짓’을 발견했다. 중증 뇌병변장애인 극단과 영상 미디어아트 작가와의 협업 공연을 통해 ‘다른 몸과 도시의 경계’에 대해 뜨거운 가슴으로 차가운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2년에 걸친 전문 예술가와의 작업은 상호 소통과 포용에 대한 과제를 남기며, 개막과 폐막 공연을 빛내주었다.

2025 폐막작인 〈지구의 소리〉 공연은 해외 연출가와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아시아미트아시아, 극단 밖, 극단 함께사는세상, 발달장애인 연극단 조각보가 함께했는데, ‘차별’을 소재로 한 공동창작으로 학교에서의 왕따 경험을 함께 이야기하며 눈물짓는 동료의 어깨를 서로 다독여주었던 경험은 이후 끈끈한 동료애로 연습의 동력이 되었다. 낯설고도 고된 몸짓 경험과 즉흥 움직임, 촌극 짜기에 당사자의 제안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면서 작가로서, 조연출로서 자기 역량을 재발견하게 된다. 현장 공연은 보통 시민인 ‘나의 소개와 차별 이야기’, ‘고래 이야기’, ‘나무 이야기’ 등 기후 위기에 관한 3개의 이야기로 구성해 인간‧비인간 생명의 소리로 연대하였다. 15회의 공동창작 워크숍, 2박 3일의 무더위 여름 워크숍, 8회의 리허설을 지나온 공간과 시간이 중첩되었다. 창작 협업을 위해서는 상호 포용의 절대적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금 여기, 연결의 전통

모두페스티벌은 참가 공연팀과 서포터즈가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전통이 있다. 공연 관람 기회가 많지 않은 장애배우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공연 관람은 필수사항이다. 예를 들면, 2023년 초청팀 예술단 얼쑤 사회적협동조합는 마당극 공연을 끝내고 가족과 하루 더 머물러 다음날 모든 공연을 관람하고 천안으로 돌아갔다. 2024년 폐막작으로 참가한 서울극단 멋진 친구들은 폐막식까지 함께 하며 포스터 그림 공모 시상식에도 함께했다. 올해 극단 바이올렛플레이도 자기 공연을 끝낸 후, 남은 공연을 모두 관람하고 부산으로 돌아갔다.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고, 공연자와 스태프,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공동체 축제의 전통이다. 축제 공간 또한 그러했다. 작품 전시장과 공연장의 설치미술은 ‘2025 포스터 공모전’의 작품 이미지들을 새롭게 재창작해 설치함으로써 작품 간의 선순환 관계망이 만들어졌다. 축제에 모인 사람과 축제 공간이 서로를 비추며 굴러가는 것이다.

올해 처음 축제에 참여한 한 관객은 “새롭고 뜻깊은 시도다. 이런 공연은 생전 처음인데, 색다른 경험이었다. 책과 방송을 통해서만 다름에 대한 이슈를 접했는데, 공연으로 직접 경험하게 됐다”라며 내년 공연 관람을 예약했고, 올해 공연에 참여한 어린이 배우는 내년 서포터즈 활동을 신청했다. 관객이 플랫폼이 되는 축제, 모두가 ‘보통시민’으로 함께 노는 평등축제는 지금 여기서 연결되고 전통이 된다.

  • 도심 광장에서 노란색과 하늘색 우비를 입은 참가자 수백 명이 원을 이루며 서로 손을 맞잡고 대동놀이를 즐기고 있다.

    공원 광장에서 펼친 개막 대동놀이

  • 무대에 노란색, 흰색, 파란색 옷을 입은 네 명의 어린이 배우가 있다. 세 아이가 배를 감싸고 있는 한 아이를 다그치는 듯하다.

    움직임놀이연구소 도응, 아동극 〈거울아~ 거울아~ 평등나라로!〉

  • 소극장 함세상 앞마당에 알록달록한 리본과 천이 길게 드리워져 있고, 사람 얼굴, 무지개, 하트 등을 수놓은 작은 천 쿠션 장식들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

    야외마당 설치미술

  • 마당에 신문지가 넓게 깔려 있고, 검은 티셔츠를 맞춰 입은 배우들이 신문지 경계선을 따라 앉아 있다. 세 사람이 긴 천을 맞잡아 머리 위로 높이 들고 신문지 위를 걷고 있다.

    아시아미트아시아·극단 밖·극단 함께사는세상·발달장애인 연극단 조각보 공동창작극 〈지구의 소리〉

박연희

박연희

극단 함께사는세상에서 창작하고 연습하고 공연하는 일을 즐기고, 발달장애 청년들과 연극 수업을 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배운다.
gkatptkd@hanmail.net
극단 함께사는세상 홈페이지
모두페스티벌 홈페이지

사진 제공. 극단 함께사는세상

2025년 11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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