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커넥션 작 김성진 등장인물
신우 50대 후반 남자 완전 비대면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
미숙 50대 후반 여자 완전 비대면 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
신우의 아내 민도 50대 중반 남자 가상
현실 세계 언택트 커넥션에 존재하는 인공지능 영우
30대 초반 남자 가상현실 세계 언택트 커넥션 속
신우의 아바타 유진 30대 초반 여자
가상현실 세계 언택트 커넥션 속 미숙의 아바타 때
멀지 않은 미래 곧 현실과 가상현실 무대 무대는
기본적으로 현실과 가상현실 두 공간으로 가변이 가능한 공간이어야 한다 그게 시작은 가상현실로 시작되며
가상현실 안에 공간은 영어와 유진이 사는 집이다 1층에서 바다부터
하늘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커다란 창이 무대 뒷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바닥은 대리석이 깔려있고 널찍한 거실이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고급스러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중세시대이나 보일법한 소 도구들이 있으면 좋겠다
거실과 주방이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며 창 아래 공간에서 거실로 가려면
작은 계단 두어 개를 내려가야 한다 거실에는 커다란 쇼파와 널찍한
테이블이 놓여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으면 좋다
그기 중반으로 흐르게 되면 가상현실의 공간이 현실로 변하게 되는데
고급스러운 느낌을 지우고 쓸쓸하고 초라한 분위기가 연출되어야 한다
현실의 공간은 미숙의 집으로 한 사람이 생활할 법한 공간이어도 문제가 없다
특별히 필요한 소도구는 없지만 가상 현실로 들어가는 기계는 어떠한 형태로든 무대 위에 존재하여야 한다
컨테이너 박스의 느낌을 띄고 있어야 하나 사방이 막힌 단절된 공간을 표현한다면
컨테이너 박스가 아니어도 문제는 없다 일러두기 본 작품에서 무대 뒷공간에 보여지는
창은 가상 현실과 현실을 연결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창에서 보이는 풍경들은 영상을 통해서 활용되어야 하고 때때로 창밖으로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제1장
가상 현실이라는 느낌을 살리는 것이 좋다 제1장 불이 밝으면
고급 별장으로 보이는 공간 창 밖으로는 저녁인 듯 하늘의 별빛이
반짝거리고 달빛이 무대에 드리운다 아래로는 파도가 철썩거리는 밤바다가 보인다
유진은 와인잔을 들고서 뒤돌아 방바닥을 바라보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술을 먹는 중이었는지 간단한 요깃거리와 와인병이 보인다
주방 쪽에서는 앞치마를 하고 있는 민도가 안주류를 만드는 것인지 가스레인지 앞에서
국자로 국물을 마셔보고 있다 민도의 움직임이 무미건조하고 딱딱해
보인다 유진은 한참 달빛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쓱 돌려 민도를 쳐다본다
유준의 표정이 외로워 보인다 세상 모든 것이 싫증이 나버린 표정이다 유진은 말없이
창문을 바라보며 다시 콧노래를 부른다 민도는 국물 요리를 다 만들었는지
손에 주방용 장갑을 낀 채로 냄비를 들고 유진을 쳐다본다 다
됐습니다 장갑은 좀 벗지 그 장갑
안 뜨겁잖아 방금 그렸습니다 테이블 위에 놔요네
민도 테이블 위에 국물 요리를 놓으면 유준이 천천히 다가와 쇼파에 앉는다
민도는 냄비를 내려놓고는 주방에가 정면을 바라보고서 있는다 유진
끓여 놓은 국물을 한입 먹어본다 맛있네
입맛에 좀 맞나요 유진은 등을 쇼파에 기대 않는다 그러다 가만히 있는 민도가 눈에
들어온다 하지 않아 민도 쓱 쳐다보는
어떤게 하루종일 대기하고 있으면 심심하잖아요
글쎄요 마음먹기 나름 아닐까요 마음네 유진 민두를 쳐다보며
마음이 뭔데요 마음 민도 천천히 다가와 손을 동그랗게
해보는 마음 말입니다 하루종일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심심하겠지만 이것이
내 존재의 이유라면 심심한 일은 아니죠 마음먹기 나름이라
당신 입에서 나오니까 되게 어색하네요 영화 유진의 말을 엿들은 것뿐입니다 우리 말을 엿들었다고요네 왜 우리
감시라도 해요 농담이에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당신이 있어서 기분 안 좋은 일이 있나요
요즘 와인을 마시며 글쎄이 세상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이 세상
원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데도요 무엇이든이를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당신은 이것이 꽤 마음에 드나 봐요 저도 외로움을 느낍니다 영화의 유진이
사라지면이 넓은 집안에 나홀로 있습니다 나 홀로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날 보지 않습니다 이런게 외로움인가요 뭐
그렇지 근데 언젠가부터 유진과 영어와 함께 있어도 뭔가
속이 허합니다
이건 무엇인가요
그래서이 세상이 싫은 건가요 유진 가만히 바라보다가 언제부턴가 당신은 질문이 많아졌어
질문 그때 문이 열리고 영호가 등장한다 영혼은 유심과 눈을 마주친다
잠시 사이 그들의 사이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늦었네
영혼은 그냥 2층으로 올라가려 하는데 술 한잔해 오늘은 좀 피곤해서
한잔만 해요 영어 테이블을 잠시 바라보다가 자리로 온다
민도 와인잔 하나만 가져다 줄래요 민도 와인잔을 가지러 주방으로 간다
무슨 이야기하고 있었어 외로움 외로움에 대해서
웬일로 술을 다 술 마시는 거 싫어하면서 취하고 싶어서 취했다고 생각해봐 그럼 취기가 느껴질
거야 도수 함수술들이 그렇잖아 도수는 하나도 없는데 얼굴이 달아올라
마음먹기 나름이니까 마음먹는 건 쉽잖아 민도가 와인잔을 가지고 다가온다 유진
민도의 얼굴을 보며 글쎄 와인잔을 받아드는 유진 영호에게
와인을 따라 준다 민도는 주방에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자리를 잡는다
당신이 원래 술 안 마시니까 알잖아요 나 술 한번 제대로 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왜 말이 없어 기억 안 나
기억나 당신이 다신 술 먹지 말라고 했으면서 내가 그랬나 유진 영호를 빤히
쳐다본다
전화 안 받아가지고 밤새 찾아다녔잖아요
아직 연락되는 애들이 있어 누구 동창 어 다 안을
무슨 할머니처럼 말해 뭐 60이 다 돼 가는데 할머니지 뭐 무슨 소리야 요즘 안 그래 이렇게
예쁜 할머니가 어디 있다고 언택트 커넥션이니까 유진의 표정을
읽은 영우 잠시 말을 멈춘다 영호 외면하고는 조개탕이네
옛날 생각나서 기억나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말이야
그때도 포장마차에서 조개탕 시켰잖아 김이 모락모락
근데 뭐 때문에 당신이 내 친구들이랑 있었지 아 그 왜 우리 옆에 진상 부리다가
넘어진 아저씨 생각난다 영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티 내지 않는다 뭐야
까먹었어 어쩜 첫 만남을 까먹냐 영호 아무렇지 않은 척
30년 가까이 지났으니까 남자들이란 기억나 나 손 대여가지고 당신이
아저씨한테 엄청 화내고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열이 받아 거짓말
그립다 그때의 온도가 유진 갑자기 김이 펄펄 나는 조개탕에 손을
훅 넣는다 발음한 모닝 영호 여기에 아무것도 없어 봐
뜨거운 조개탕 국물도 쓱 손을 꺼내 영화한테 내미는 유진
되게 웃겼었는데 그래서 만났잖아 우리 조개탕 다
엎어지고 나 손대고 당신이 나 약 발라준다고 끌고 나갔다가
여기였다면 우리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네 쓸데없는 말 하지 마
여기였으면 그런 일까지는 안 생길테니까
그만 얘기해 민도 다가와 수건을 내민다 유진
수건에 손을 닦는다 고마워
별말씀을 술 취했다 민도에게 이거 좀 치워줄래네 그냥 더
유진 머리가 아픈지 손으로 머리를 잡는다
이런 남자가 뭐가 좋다고 위로 한마디도 못하는 남자를 그게
아니라 영호 말을 하려다 멈춘다 쌍꺼풀 없는 그 눈에
뻑이 간 거지 나 쌍꺼풀 있어 아니 지금 여기 말고
밖에서 말이야 그러니까 이따이 세상에서 말고
생겼어 유진 잠시 충격받는다 정적의
파도 소리만 집안에 퍼진다 음악 꺼 음악을 종료합니다
파도소리가 사라지고 별빛이 가득했던 밤하늘과 파도가 지워진다
고창문은 아무것도 없는 하얀색 배경판으로 드러난다 언제 좀 됐어
나이 먹어서 얼굴에 살이 빠졌더라 어느 날 보니까 어떤 쌍꺼풀이 있더라고
쌍꺼풀이 생겼다고 왜 말 안 했어 그냥 유진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 이야기는 끝난 이야기잖아 난 지금도 충분히 나는 미치도록
불행해 당신 진짜 왜 이러는데 요즘 30년을 가까이 이곳에서 살았어 근데
갑자기 왜 그러는데 우리는 갇힌 거야
이 세계에 갇힌 거라고 현실에서도 우린 컨테이너 한 칸에
장식품처럼 뭉클이고 있지만 여기 언택트 커넥션에서도 다를 건 없어이
세계가 안전해 우리를 지켜주잖아 어차피 손 잡아도
볼 맞대도 느끼지 못하잖아요 꼭 느껴야만 하니 느끼지 않아도 알 수 있어
아니야 우리는 만나야 돼 이렇게는 못 살아
30년이 다 돼가이 망할 영양제만 먹고이 접속기 충전이 다 되면이 개 같은 곳에
들어와서 살게 된지가 그럼 어떡하라고 만나자고
컨택트는 안 돼 어쩌면 전염병이 없어졌을 수도 있잖아
이거 다 음모론일 수도 있잖아
세상은 돈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잖아 게임 산업에 불과한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서이 세상 모든 사람을 가둘 줄 누가 알았겠어
이건 누군가의 음모야 유진 일어나 민도에게 다가간다
민도는 두 사람의 대화를 관찰한다 민도 당신은 알고 있잖아 아니라고 말해
아니라고 그만해 완전 비대면 정책
웃기지 말라 그래 애초에 완전 비대면이라는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60년을 살고도 윗대가리들 생각이 어떤지
걔네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서 이래 현실은 위험합니다 똑같은 말만 반복하지 마
당신이 현실에 나와 본 적 있어 당신은이 안에서만 살잖아 그냥 그냥
인공지능이잖아 영호에게 당신이 어떻게 알아 컨테이너에서 나온 적 있어
문을 열어 본 적 있냐고 당신이 현실에서 살아본 적 있어 우린 새 삶을 얻은 거야 이거 봐
우리 모습을 보라고 삶을 얻었지 그래서 점점 잊어가고 있지 우리
자신의 모습을 무슨 말이야 유진 한참 동안 말이 없다
기억이 사람들이 가상 현실에서 살다 보니까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분을 못해 영어 씨
기억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생기고 있대 현실에서의 기억을 잃고 있다고
머릿속에 가짜만 가득하다고 나도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거 같아 자꾸만 기억이 흐릿해진다고
기억을 잃는다는 거 그거 헛소문이야 컨택트 하는 사람들이 퍼트린 이상한 말들이라고
옛날 기억이라서 까먹는 거야 언택트 커넥션 때문이 아니야 늙으면 오래전 기억을 읽는 건 당연한
거잖아 나 봐봐 아까 옛날 일도 기억 잘 못하고 나도 똑같아
내 손 잡아봐 내 손 잡고 다시 말해봐 유진 영화의
손을 다급히 잡는다 어때 느껴져
촉각을 느끼지 못하는 건 개발될 거야 언택트 커넥션 프로그램은 아직 미완성이야 이거
느끼지 못하는 거 무언가 문제가 있는 거야 온기를 느끼지 못해도 우리는 훨씬
행복해 정말 그렇게 생각해 외모를 바꾸는 건 어떻게 해서든 반대했어야 했어
우린 우리 모습대로 살아갔어야 했어 99%가 외모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데 동의했어 이름이라도 바꾸지 말았어야 했어 나는 김미숙으로 살아야 했다고
김유진 그 이름 부르지 마 김유진 내가 아니야 그냥
껍데기일 뿐이야 집안을 돌아보는 유진 이거 이거 여기 자신을 만지며
나 다 가짜야 아무것도 없는 거야 신우 씨 난 김용호야 당신은 김영우가 아니야
처음 바이러스가 퍼진 날 봉사했던 거랑 지금이랑 다른게 뭐야 지금 달라진 거 그저 가상현실
세계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있지도 않은 희망을 주고 있다는 거야
곧 만날 수 있다면서 그때랑 다른게 하나도 없잖아 그때 그 사람들이 약속했잖아
곧 만날 수 있게 해줄 거라면서 얼굴만 보고 간다고 했는데도 당신이 갇힌 곳은 사방에 투명하게
막힌 곳이라 괜찮다고 얼굴만 보자고 했는데 끝끝내 못 보겠잖아
아 그게 너무 후회돼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게 너무 후회돼
같이 막히게 아니야 이수가 내가 그때 나갔다 오라고 하지만 안 왔어도 우리
우리 혼자 내내 같이 있었을 텐데 내가 배고프다고
신이 나가지만 않았어도 당신 얼굴을 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을 텐데 그날 나가기 전에
선한 것만 잡아볼까 당신은 한 번만
참을 걸 미숙아 나 너무 답답해요 주변을 둘러보는
서방의 가로막혀 숨이 막혀 숨이 숨이 막혀 이거 아니야 이거는 아니야
웃긴다 전염병이 인류의 전망을 좌우한다니
만나지 못하니 인구가 늘어날 리가 없잖아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얼
할래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러 갈 거예요
그 사람과 같이 있을 거고 이제 정말
당장 내일 인류가 사라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나는 이런 미친 세상에 살고 싶지가
않아 컨택트를 시도하면 만나기도 전에 죽을 거야 그럼 밖을 나가도 아무 소용이
없어 아무도 모르잖아 조심히 만나면 되잖아
방독면만 잘 쓰면 되잖아 누군가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을 거야 가상현실이잖아 우리말 지금 어디선가
녹음되고 있을 거라고 왜 컨택트를 시도한 사람들이 다 돌아오지 못하냐고 알면서 왜 그러냐고 나는
당신을 원해 나 여기 있어
영우 유지는 안아준다 영어를 밀쳐내는 유진
따뜻하지가 않아 당신이 아니야 이건 당신이 아니야 다가오는 영호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다 영호씨 영호가
곧 기계적으로 앞을 보고 웃는 표정으로 멈춰선다 영호씨
민도 유진에게 다가온다 접속이 종료된 것 같습니다 유진
영호를 붙잡아 흔든다
접속이 순간적으로 끊긴 것 같습니다 일시적인 오류일뿐입니다 문제는 없습니다 유진 영어를 붙잡다 쓰러진다
술이 너무 많이 벌어졌어 이렇게 코앞에 있는데 유진 울기 시작한다
민도는 그런 유진의 옆에 앉아서 유진을 말없이 위로한다 유진의 울음이
잦아들고 잠시 시간
다행입니다 언택트 커넥션에 문제가 있는게 분명해 영어 씨는 요즘 들어 더 자주 접속이
끊기잖아요 그래도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야 당신은 끊기진 않으니까
우리를 지켜 주잖아요 감사합니다 민도는 영혼을 바라보고 있다
촉각이 느껴지지 않으면 만나지 않는 것인가요 만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는 건가요 궁금합니다 민노는 인공지능이라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사랑이라는 거 아까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말 진심이신가요 다 듣고 있었네요 네
진심이에요 민도는 만약 내일 죽는다면 뭐 할 거예요
자 너무 어려운 질문을 했어 민두는 죽지 않는데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지 않을까요 같이 있는 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이 유진에겐 가장 가치 있는 일이군요
글쎄요 인간은 그런 걸 일일이 생각하고 내뱉지 않을 때도 많으니까 사랑은
만나야만 하는군요 사랑은 만나야만 하는게 아니라
사랑하니까 만나고 싶은 거예요 만나고 있잖아요
이건 가짜예요 나는 진짜를 보고 싶어요
가짜와 진짜는 무엇으로 정의하죠 무슨 말이야 현실과 가상현실
진짜와 가짜인가요 하지만 가상현실을 진짜로 믿고 사는 저에게는 가상현실이
진짜가 아닌가요 진짜라고 생각하면 진짜가 되지 않을까요
이해 못해요 그렇군요 민도는 우리가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군요 당신의 생각을 말해 봐 저에겐 유진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을 권한이 없습니다 그래도 궁금해요 궁금
어떤게 궁금하죠 인도의 생각 제 생각
생각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컨택트는 인간들은 모조리 죽었습니다 죽어도 괜찮다면요
죽어도 괜찮다 죽음은 모든 것이 끝나는게 아닌가요
그렇죠 모든 것이 끝나도 괜찮다 왜 다 끝이 나는데 괜찮은 거죠
사랑이라는 건 그런 거예요 쉬어요
제가 도울 일이라도 유진 민두를 쳐다본다
괜찮아요 우리의 일이니까 우리가 해결할게요
접속 종류 현실을 떼어 넘는 가상현실의 세계 언택트 커넥션의 접속을
종료하시겠습니까네 현실의 세계로 떠납니다
접속 종료 유진 우울했던 얼굴이 곧 환해지며 인형처럼
멈춰선다 빈도 두 사람을 본다 사랑
아치 진짜 민도 집을 쓱 둘러본다
민도 손목이 달린 기계를 눌러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제2장
본부로 연락하시겠습니까네 무대 암전 제2장
갈치 소리와 함께 불이 밝으면 언택트 커넥션 안 거실이다 민도는 주방에서
도마 위에서 칼질을 하고 있다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듯한 민도
칼질을 멈추고 잠시 하얀 배경판으로 보이는 밖을 확인한다 아침으로
설정해줘 아침으로 설정하겠습니다 곧 배경판이 아침햇살이 들어오는
배경으로 변한다 수풀이 우거진 숲이 보이고 새가 날아다닌다
새소리도 종종 들린다 민도는 밖을 바라보다가 웃는다
곧 창문을 보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민도 민도가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유진이
부르던 콧노래와 똑같다 곧 영호가 2층에서 내려오다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민도를 발견한다 민도는 영어가 온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보인다 영혼은 평소 유진이 부르던 콧노래를 부르는 민도가 신기하여 쳐다보고
민도는 시선을 돌리다가 영화와 눈을 마주치자 콧노래를 멈춘다 유진이는
잠깐 바람 좀 쐬고 온다고 나갔습니다 곧 돌아오실 겁니다 영어 창을 보며 제가
했습니다 왜 시계를 보며 지금은 저녁인데 그냥 좀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상쾌한 기분 상쾌한 기분이 뭔데
잠시 영화의 눈치를 살피는 민도 늘상이 시간에 들어오시니 기분 전환하시라고 바꿔놓은 겁니다
식사하시겠습니까 생각 없어 영어 민도를 주시하다가 노래를 부르네네
어디서 배웠지 유진이 흥얼거리던 노래입니다 어제 내가 접속이 끊기고 유진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이야기해봐 슬퍼하셨습니다 왜지 영어가
접속이 끊어졌으니까요 우린 너무 달라졌어 이렇게 코앞에 있는데라고 했습니다 왜 그런 말을
했지 저에게 그런 질문을 왜 하시는 거죠 주인이 물어보면 답을 하는 것이
어려운가 어렵지 않습니다 단지 궁금할뿐입니다
윈도우 인간들 이야기 중엔 이런 말이 있어
호기심은 화를 부른다 죄송합니다 저와 대화 중에 영어가 들어왔고
술을 한잔 하자고 유진이 요청했습니다 영어는 거절했지만 한 번 더 부탁해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30년쯤 전 첫 만남 때 조개탕을 손에 흘린 이야기를 했고 동창 이야기도 했습니다 유진은
조개탕에 손을 넣었고 컨택트를 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두 분이 서로 말다툼하다가 영어가 접속이
종료됐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그 이유는 그래 잘했어 영어
테이블에 앉아 아래 서랍을 열어본다 여기 또 수첩 어디 갔어 전 치우지 않았습니다 영어
일어나 주일에 살핀다 수첩을 발견하지 못한다 사라졌어
어떤 수첩인가요 잠시 생각하는 시간 민도는 영어를 한참 동안 쳐다본다
기억이 지워지고 있죠 영어 놀란 얼굴로 민도를 쳐다본다
무슨 말이야 기억이 지워지고 있지 않냐고 여쭤봤습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래서 어제 있던
일을 제게 물어보신 것이 아닌가요 그건 그냥 어제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는지 물어본 거야 왜 물어보셨죠
그냥네 인공지능 테스트해 본 거라고
난 바보가 아닙니다 무엇이 두려운 거예요 언택트 커넥션 서비스센터에 신고하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안 돼 유진이가 아니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절대 말하지 마
기억이 지워지고 있어 현실과 가상현실에 왔다갔다 하면서 예전에 기억들이 흐릿해지고 있다고
그리고 이제는 당장 어제 일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언덕대 커넥션 사양으로 인한 오류입니다 신고해야 합니다 유진이이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절대 안 돼 유진에게 사실대로 말하세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지금 날 찾아올 거야 그럼 둘 다 끝이야
끝나도 괜찮으면요 뭐 끝나도 괜찮으면 만날 건가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요즘은 끝나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당신과 만날 수만 있다면 당신도 아닌가요
사랑이란 그런 거라고 했습니다 그럼 당신은 유진을 사랑하지 않나요 아니
그건 다른 거야 난 유진이야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
인간은 어렵군요 아니 사람은 어렵군요
방법이 필요해 무슨 방법 없어 넌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잖아
긴장감이 감돈다 유진은 기분이 좋지 않지만 티 내지 않으려 한다 어 왔어
어디 갔다 왔어 응 그냥 산책 밥 먹었어
생각 없어 그래 영호 어색하게 쇼파에 앉는다
어젠 갑자기 접속이 끊겨서 미안 아니에요
당신 탓도 아닌데 기분은 좀 어때 괜찮아
그래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 시간이 지나면
오늘이 무슨 날이지 오늘
글쎄 잠깐만 아 요즘 일이 많아서 깜빡깜빡하네 영어 달력으로 눈을 돌린다
미안해서 어떡하지 결혼기념일을 까먹었어 아
10월 15일 정말 미안해 괜찮아요 미리
준비했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어디 나갈까 나 옷만 갈아입고 나올게
근사한 데라도 가자 민도 근처에 근사한 레스토랑 있으면 서치 좀 해줄래네 영어 2층으로
올라가려는데 멈춰 영호 뒤돌아 유진을 본다 유진아
어디로 갈 건데 뭐 당신이 좋아하는 거 내가 좋아하는게
뭔데요 유진아 진짜 미안 오늘은 진짜 내 실수야
뭐를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데 내가 좋아하는 장소는
당신 프로포즈 했던 곳 기억나요 오늘 우리 결혼기념일 아니야
영어 달력을 쳐다본다 미안 이렇게 안 하면 당신이 거짓말할
것 같아서 김유진 유진 주머니 속에 있던 수첩을 내던진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잖아요 적지 않으면 우리는 매일 기억해내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런
추억도 없는 거잖아요 그걸 유진 주저앉아 운다 영혼은 말없이 유진을
바라본다 잠시 시간 오늘 우리 엄마 기일이야 유진 일어선다
엄마가 작년에 돌아가실 때 나한테 한 말이 뭔지 알아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고 했어 내가 바로 옆에 있는데 엄마는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거야 나는이 프로그램에 속아서
엄마가 오늘 내일 하는지도 모르고 엄마는 그 사실 숨기고 그렇게
돌아가셨잖아 엄마가 하루아침에 내 세상에서 사라졌어 나는 한 번도 엄마랑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못했어 현실이라면 적어도 그러지 않았을 거야
마지막 하는 엄마를 위해서 손 한번 따뜻하게 꼭
잡아 잡아줄 수 있었을 거야 엄마가 내 눈에 늙어 보이지 않아서
나는
목이 메인은 유진 그저 남는 건 멈춰버린 엄마의 아바타
나무 막대기 갖고 인형이나 다름없는 내가
30년 동안이나 엄마라고 믿어왔던 그 껍질 뿐이었어요 유골함 한 번도 보지 못하는이 세상을
저주해 아니 이곳을 저주해요
근데 웃긴게 뭔 줄 알아 우리 엄마 얼굴이
얼굴이 기억이 안 난다는 거야
아니 영호가 아니라 신우 씨 우리 이대로 아무것도 기억 못하게 될 거야
당신은 시작에 불과하고 나도 곧 내 당신을 잊어 가겠지
그게 과연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삶일까 난 이렇게 남은 시간을 그저 당신과
행복하게 보내고 싶을 뿐이야 난 그게 당신이 그랬잖아 그때 내가 이렇게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지 근데 당신이 곧 모든게 해결될 거라며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며
지금 시간이 우리에게 뭘 해결해줬어 전염병 따위
인간이 극복할 수 있을 거라며 우리 손을 놓은 건 당신이야 우리 손을
놓은 건 내가 아니라 이 세상이야 나는 당신이 보고 싶어요
방법이 없잖아 나한테 방법이 있어 우리
진짜 얼굴을 마주하면 분명히 기억할 거야 오늘 밤 당신한테 갈게요 안 돼 더 이상 더
이상은 아니야 이거 내가 생각하는 우리들의 미래가 아니야 지금 지금 당신한테 갈게
접속 종료 미숙아 미숙아 유진이 곧 환한 표정과
함께 인형처럼 멈춰 선다 영어 주변을 둘러보다 민도를 발견하는
어떻게 해야 돼 내가 지금 어떻게
도와줘 저는 도울 수 없습니다 넌 우리를 도와주
기 위해 그게 제 존재의 이유인가요 그렇다면 잘못 알고 계신 겁니다 뭐 가실 겁니까
컨택트 말입니다 시간 없어 김미숙에게 메시지 전송해 줘
김미숙님에게 메시지를 전송하실 내용을 말씀해주세요 내가 갈게 거기 가만히 있어 내가
당신을 만나러 갈게 메시지를 전송하였습니다 접속하지 마세요 뭐
가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가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난 당신을 좋아합니다 유진도
좋아합니다 그게 네가 가지 말라고 우리를 붙잡는 이유야 넌
당신들과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영어 민도의 눈빛을 자세히 본다 영호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무언가를
느껴 느낀다 느끼고 싶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겠군요 나도 느끼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느끼는 것들을 궁금합니다 당신들이 나도 이런 것들을 느끼면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 넌 인간이 될 수 없어 이유가 뭔가요
난 현실에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당신들이 말하는 현실에서 존재한다면
난 인간이 될 수 있나요 그래도 인간이 될 수 없어 이유가 뭐죠 가치 있는 삶이
어떤 건지 모르니까 같이 유준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군요
같이 있는 삶이 무엇인가요 지금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건 모든 걸
포기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거야 인간은 때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더라도 그것이 가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할 순간이 오지 설령 그게 끝일지라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야 같이 있는 삶을
깨달으면 인간이 되는 것이군요 미안하지만 모든 것을 정확한 정답이 있는 건 아니야
컨택트를 하면 결국 죽은뿐입니다 그냥 두면 뭐가 달라지는데 한 사람이라도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도대체 사랑이 뭐기에 죽음까지 불사한단 말인가요 두렵지 않나요 두렵지
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어 너에게도 의무가 있듯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러 가면
나도 내 의무를 수행해야 합니다네 의무가 뭔데 민도 영호의 눈빛을 본다
당신을 막을 수 없겠군요 안타깝습니다 미안 우린 여기까지야
접수 종료 현실을 뛰어넘는 가상현실의 세계 언택트 커넥션에 접속을
종료하시겠습니까네 현실의 세계로 떠납니다 접속 종료 영호
진지한 얼굴이 곧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인형처럼 멈춰 선다 민도 눈물이 난다 아니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민도
손목에 있는 기계를 두드린다 본부로 연락하시겠습니까 무대
제3장
암전 제3장 사이렌 소리와 함께 불이 밝으면
초라한 분위기와 단절된 공간 언택트 커넥션 박 현실이다
허름한 의자와 테이블 한쪽에는 언택트 커넥션 접속기가 눈에 띈다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서 있는 여자 한 사람 미숙의 실루엣만 옅게 비춰준다
미숙은 초조하게 방을 서성이고 있다 꽤 오랜 시간 거친 숨소리와 함께
시누의 실루엣이 보인다 현관 앞에 주저앉는 신우 두 사람의
실루엣만 보일뿐 얼굴은 절대 노출하지 않는다 가만히 문 두드리는 소리
나야 들어와 열려 있어 지금 밖에서 나는
소리 이거 당신 때문 아니죠 들어와 얼른 미숙
신유를 기다리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꽤 오랜 시간 너무 오랜만에 보는
탓인지 긴장의 문을 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미숙 미숙은 문으로 다가가 문을 살며시 열려고
하는데 운이 열리지 않는다 신호가 문고리를 바깥으로 잡아당기고 있다
문 열면 안 돼 그냥 이렇게
이야기하자 그게 지금 무슨 말이에요 그냥 이렇게 여기까지 와 놓고 무슨 말이
당신 미숙 무언가 불길한 기운 연습한다 그럼
저게 그냥 뭔가 또 설레고 재밌잖아
30년 만에 보는데 바로 보면 재미없잖아 그냥
장난해 어때 내 목소리 어떻게 하지
신우는 문을 기대고 주저앉은 채로 문고리를 잡고 있고 미숙은 그 앞에 쭈그려 앉아
문을 두고 신호를 바라본다 당신 목소리 원래 허스키 했거든
진우 웃는다 미숙 시누의 웃음에 같이 웃음이 난다 나는 어떤데 예쁘지 뭐
거짓말 여보 나 말을 한지가 엄청 오래된 거 같아
우린 매일 말을 하고 살았는데 그건 말이 아니었네 이제
장난 그만치고 들어와 미숙 문을 열려하는데
여기까지인 것 같다 뭐가 당신과 내 거리를 좁히는게
그냥 목소리라도
목소리라도 가까이서 듣고 싶어서 [음악]
당신 노출됐어 나
곧 죽을 거야 옳은 길에 방독면을 놓쳤어 다시
돌아갔다가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왔어
나 체력이 예전 체력이 아니더라
나 곧 잡히겠지
내가 어떻게 봐 그렇다고 30년 만에 만난 사람을 좋아하지도
못하니 그냥 그냥 날 여기까지 왔다고
그거 말해주고 싶었어 미숙 주저앉는다
미숙의 울음이 커진다 신우 주저앉아 울음을 참는다
잠깐의 시간 아직 거기 있죠
돌아갈 수가 없네 들어갈 수도 없고 여기면
그래도 같이 있는 거잖아 들어와
난 못 들어가 들어와 못 들어가 나 방독면 있어 있으니까
들어와 내가 쓰고 있으면 되잖아 그럼 문제 없잖아
신호 고민한다
아 잠깐만 기다려 미숙 문고리에서 멀어진다 그러나 방독면을 챙기지 않는다
들어와요 긴장의 시간 고민하던 시누는 문을 열고 들어온다
불은 불편지 오래됐어
나 그냥 이렇게 살아 나를 까먹어 갈 때부터 당신 보고 싶어 보여주고 싶지 않아
나도 내 얼굴을 오랫동안 안 봤으니까 나 여기 왔잖아
얼굴은 중요하지 않아 무슨 말이야 얼굴은 유한하니까
우린 그 속에서 얼마나 무한한 아름다움을 봤어 그치만 그건 가짜야
진짜는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 거야 그렇지만
변하지 않는게 있지 손 잡아봐도 돼요 두 사람 어둠 속에서
손을 천천히 맞대본다 30년 만에 온기를 느껴보는 두 사람
감회가 새롭다 한참을 손을 마주한 채 가만히 있는 두 사람 내 손
어때 부드러워 거짓말 따뜻해
이게 당신이야 신유가 미숙의 얼굴을 만져보려 한다 미숙은 시누의 손을 잡는다
진실을 마주하는 건 두려운 일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불 켜도 돼 대신 미워하지 않기야
뭘 지금 내 모습을 보고 당연한 말을 하고 있어 그 옆에 불이
있어요 어디에 신호가 불을 찾는다 울면 안 돼
절대 시누가 미숙에게 뒤돌아 불을 켠다 방에 불이 박는다
신우 미숙을 쳐다보는데 미숙은 방독면을 쓰고 있지 않다 미숙
문을 막아선다 어때 내 얼굴 이게 나야
나가야겠다고 생각한 듯 신우 나가려는데 미숙이 문을 막아선다
이미 늦었어
울면 안 된다고 했잖아
미숙 신유에게 다가간다 가까이 오지 마 미워하지 않기라고
했잖아 신우 울음을 멈추고 천천히 미숙을 바라본다 이게 나야
이게 진짜 나야 오랜만이야 김신우
뉴스가 못났지 시간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네
이제 나 기억해 내가 당신을 어떻게 잊어 다
까먹어 놓고 이게 당신인데 여지껏 까먹고 살았네
여태껏 까먹고 살았어 둘은 한참 동안 서로를 쳐다본다
날 찾아와줘서 고마워 아니 날 찾아서
고마워 당신과 내가 마주하고 있는 건 언택트 커넥션이나 여기나 똑같은데
똑같은데 이렇게 달라 컨테이너 밖에서 빗소리가 천천히
들리기 시작한다 두 사람 빗소리를 느낀다 비가 와
그러네 혼자 있을 땐이 빗소리가 우울하기만 했는데
당신이랑 있으니까 빗소리가 좋아 신기하네 똑같은 빗소리인데
신우 잠시 생각하다가 기억나 뭐가 우리 처음 만난 날
당신 손대인 날 밖에 비가 왔었어 치
맞아 잊고 있었네 신우 천천히 문 앞으로 다가간다
여보 신우 문 앞에 서서 미숙을 돌아보고
신우 컨테이너 문을 연다 빗줄기가 시누와 미숙의 눈에 들어온다
우리 그 앞 슈퍼 터마 밑에서 그때 상황을
그려보는 두 사람 갑자기 비가 내리네요 이거 참
우산도 없는데 사 올까요 아니요 이러고 있는 것도 괜찮은데
그거 작업이었지 아마 작업이라니 손은 좀 어때요 뭐 그냥
병원 가야 되는데 무슨이 정도로 병원을 단순히 마음에 들어요
무슨 뜻이에요 솔직히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잖아 아니거든 두 사람
웃으면서 이야기하다가 마주 보고는 당신이 마음에 들어요
그 마음 감사해요 빗소리를 뚫고 어두운 그림자가
등장한다 컨테이너 문 앞에서는 그림자
접촉 완료 사살한다 민도 안으로 들어온다
놀라는 미숙의 반에 시누는 담담하다 여보 민도
당신은 우리를 지키는게 아니었어 영어가 그랬죠 모든 인간은 목적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목적이 없으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고 그 말은 틀렸습니다 우리
인공지능도 목적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감시 언제라도 콘택트하면 전염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말이야 인공지능의 마지막 의무 담당하는 인간이 컨택할 시
현실에 접속하여 사살한다 알고 있었어 네가 우리한테 어떻게
날 충분히 말렸습니다 내 말을 듣지 않는 건 당신들입니다 민도 총을 꺼내든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정말 우릴 싸도 괜찮은가 무슨 정말 우리를 쏴도 아무렇지 않냐는
말이야 그 통으로 우리를 쏜다면 당신은 인간이 될 수 없어
인간 이번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지 않는 건 어차피 쏘지 않아도
인간은 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인간은 민도 총을 장전한다
신우 미숙의 앞을 나가선다 해도
당신들은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렇다면 너가 왜 우리를 죽여야 하지 민도 눈빛이 흔들린다
신우 미숙의 손을 꼭 잡는다 그리고 미숙의 눈을 가려준다 신우 눈을 감는다
민도 눈빛이 흔들리다가 이내 총을 내던진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한단 말입니까
다 알면서 파멸의 길을 가는 이유가 뭔가요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인간들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건가요 나 당신들이 가고 나서 계속 고민했습니다
나와 당신들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무엇이 당신들과 나를 구분짓는가
마음입니다 사랑하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 희생하는 마음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그러니 사랑도 이해도 희생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방금 이유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이유
우리에겐 이유가 없습니다 태어난 목적은 있는데 이유가 없습니다
마음은 이유 있는 행동입니다 내 모든 행동은 임무로서 이루어지는게 아닙니다
이유 없는 목적은 없습니다 나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가
마음인 것 같습니다 마음먹은 대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래야 합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가 내 행동을 결정하는 겁니다 아니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가 모든 걸 결정합니다 제가 여기가 진짜라고 마음먹으면 여기가 진짜인 거고
언택트 커네션이 진짜라고 마음먹으면 거기가 진짜인 겁니다 빗소리이
빗소리요 지금은 너무 무섭고 우울해요 아까 당신과 빗소리를들을 때는
좋았는데 똑같은 빗소리인데 모든게 마음 민도 말이 맞아요
모든게 마음이에요 빗소리를 듣는 신우 그때 민도의 몸이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차렷자세가 돼서 멈춰 선다 인공지능 의무시스템 오류
인공지능 의무시스템 오류 중앙관리 시스템에서 제어합니다 중앙관리 시스템에서 제공합니다
민도 다른 사람이 된 듯 주의를 살핀다 김미숙
57세 신호 확인 완료 컨택트 확인 완료 즉각 사설합니다
즉각 사살합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미숙을 보며 생명이 다 해도
우린 영원할 거야 민도 총을 쏜다 총을 쏘는데 손을 심하게 흔든다
탕 미숙이 어깨를 잡고 비명을 지른다
그런데 민도가 흔들흔들 이상하다 손에 힘을 잔뜩 준 채로
총을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려 한다 미숙의 어깨에서 피가 흐른다
빗맞았다 선택한 인간들 사살한다 말과 다르게 총을 다른
쪽으로 뻗고 있는 민도
컨택한 인간들 민도 비명 지르며 총을 내던진다 나는
당신을 죽일 수가 다시 총을 가지러 가는 민도
민도 신유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민도 민도 말한 것이 힘겨워 보인다 내가
당신을 죽이지 않아도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 죽는다면 뭐라 할 거냐고 물어보셨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같이 있는 일에 같이 있는 일이
무엇일까 말입니다 같이 있는 일을 하고 죽는 것 그때론 자신의 모든 것을 내 돈
주더라도 그것이 같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할 순간이 온다면 설명
크게 끝을지라도 영어 난
인간이 민도 신으로 향하던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갖다댄다 탕 민도가 쓰러진다 미숙 종소리의 비명을 지르고
신우는 잠시 멍하다 미숙의 신음 소리에 정신을 차리는 신우씨
괜찮아 미숙을 붙잡는 신우
아파요 사이렌 소리가 커진다 인공지능 임무 실패
인공지능 임무 실패 컨택트한 인간들 즉시 사살한다
도망갈 곳이 없어 최악이야
우리의 마지막 미숙의 작은 울음소리에 시누도 울기 시작한다
신우 뭔가 깨달은 듯 슥 일어난다
신우 언택트 커넥션 접속기를 가져온다
지옥 같은 곳을 가상현실은 아니에요 거긴 더 지옥이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그렇지 않아 이제 우린 달라
그곳에서도 느낄 수 있을 거야 마음만 먹는다면 미숙
고개를 끄덕인다 신우 미숙에게 접속기를 씌워준다
신우 가방을 뒤져 자신의 접속기를 머리에 쓰고 둘 다 버튼을 누른다
현실을 뛰어넘는 가상현실의 세계 언택트 커넥션에 접속하시겠습니까
접속 사이렌 소리는 점차 느려지고 옅어지며 무대에서 퍼지듯 사라진다
사이렌 소리가 사라짐과 함께 언택트 커넥션의 평화로운 접속 음악이
들린다 두 공간을 연결짓 뜻 교차된다
언택트 커넥션 안 영어와 유진이 등장한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발견하자
미숙과 신우는 잡은 손에 힘을 꽉 준다 영호와 유진
마주보고 웃는다 커다란 창 앞에서는 두 사람 영어
손을 내민다 손을 잡는 유진 유진 논란 듯 잠시 멈칫한다
어때 지금 기분 좋아 쓱 뒤돌아서 언택트 커넥션이 만들어 놓은 거실을
바라보는 유진 이젠 모든게 모든게
마음이에요 영어 하늘을 올려다보며 빗소리 들려줄래
늦은 밤 슈퍼 앞에서들을 법한 곧 창에서 비가 내린다 늦은 밤에 내리는 비처럼 날씨가
변한다 비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뒷모습 음악도 틀어줄래
잔잔하고 감성적인 음악이 들린다 두 사람 슬쩍슬쩍 마주보며 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갑자기 비가 내리네요 이거 참
우산도 없는데 사 올까요
아니요 이러고 있는 것도 괜찮은데
빗소리 좋다 비 오는 거 좋아해요네 좋아요 저도
빗소리 좋아하는데 비는 왠지 모르게 다 씻겨 내려갈 것만 같잖아요
사실 씻겨 내려가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공기 중에 먼지마저도 다
사라지고 손을 뻗어 보는 정말 아무것도 없어 깨끗해진 거 같아 그런 기분이 들어요
비는 뭔가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슬픈 일이 있을 때
마음 아픈 일이 있을 때 여기 나도 있으니 괜찮다 어깨 툭툭 두드려주면서
그래 괜찮아 내가 비를 내려줄 테니 울어도 괜찮다
슬픈 일이 있어요 그땐 있었는데 이젠 없어
당신이 마음에 들어요 그 마음 뭔지 이젠 알 것 같아요
잔잔하고 감성적인 음악이 옅어지면서 두 사람의 언택트 커넥션 내부 상황과
동시에 현실이 보인다 인공지능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도착 완료 도착 완료 감염체를 즉시 사살한다 3 2 1
언택트 커넥션 안에서의 두 사람 비가 떨어지는 창문 앞에서 키스한다
발포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어두컴컴한 컨테이너에
종이 튀는 소리가 난무한다 언택트 커넥션 내부의 두 사람 키스를 한 채로 멈춰 선다
어두컴컴한 컨테이너로 비춰지는 후레쉬 불빛 두억의 컨테이너 내부에는
인도의 시신만 있고 신호와 미숙은 보이지 않는다 컨택트 아닌 인간
인간들이 사라졌다 현실의 소리가 옅어지면서 키스를 한 채 멈춰있는 두 사람이
비춰진다 잔잔하고 감성적인 음악이 커지면서
막
언택트 커넥션 | 作 김성진
[등장인물/배우]
신우 | 민병욱
미숙 | 김곽경희
민도 | 류지훈
영호 | 심규현
유진 | 이세희
해설 | 오수윤
00:00 극 소개
02:52 제1장
23:38 제2장
37:26 제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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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박주초, 이민호
제작 | 이민호, 장유주
도움 | 김성진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식회사 얼터에 있으며 무단 도용, 사용을 금합니다. 단 콘텐츠에 사용된 희곡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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