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고 있는 고등학생 유지민.
성수동에 친구들이랑 자주 오는데 올
때마다 갈 곳을 제가 스스로
찾아봐요. 작은 턱이 있는 곳은
사장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갈 수 있지만 성수동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는 대부분 2층에 있는
곳들이 많아서 가기가 어려워요.
유지민 씨가 전동일체어를 타고 가다
턱에 부딪친다.
사단법인 무의 홍윤희 이사장. 어떤
연구실에서 들었는데 휠체어
이용자들한테는 편의점 상품권을
선물하면 안 된대요. 휠체어로 갈 수
없는 편의점이 너무 많아서요. 어,
앞에 턱도 있고 내부도 보통 너무
좁습니다.
공익법단체 두루 김남연 변호사.
주변에 휠체어나 보조 기구를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희 동네만 해도 턱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1층 점포들이
많습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 경사로를 이용하는
애니메이션이 이어진다. 모두의 1층
로고가 나타난다. 김남연 변호사
모두의 1층은 1층이 있는 삶이라는
소송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법에는
분명히 동네 점포에는 경사로 설치
의무가 부과되어 있다고 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시행령은 바닥
면적을 기준으로 해서 경사로 설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대부분의 점포들에 있어서는 이 의무가
면제되어 있습니다. 법 자체가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 못하는 셈이죠.
2018년 두루는 장애인 당사자들과
장애인 등 편의법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법원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정부가 24년 만에 그 법의 시행령을
처음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신축 건물
등에만 적용되어 여전히 대부분 동네
가게에서는 경사로를 볼 수 없었다.
현장은 왜 이렇게 바뀌지 않을까?
경사로는 왜 이렇게 설치되지 않을까?
그래서 저희는 저희가 직접 한번
경사로를 설치해 보기로 했습니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과 나정민
사무국장이 이어서 말한다. 모두의
1층은 2023년 서울 성수동에서 네
개 경사로로 시작했습니다. 성수동이
핫플레이스인데 대부분 주택을
리모델링한 상가 건물이에요. 그래서
열 군데를 들러도 한 군데를 들어갈
수 있을까 말까 합니다. 경사로를
설치하려고 이 동네 매장 40군데를
돌았는데 경사로가 뭐냐 이렇게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떤 사장님들은
우리 매장엔 장애인들이 안 오는데요.
그러면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장님 경사로가 없으니까 안 오시는
거예요.
브라이트앤파트너스 이충현 소장.
경사로를 완만하게 설치하려면
인도나 도로 쪽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필요한 도로점용 허가를
구청에서 잘 안 내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시만 6천 명한테 모두의 1층 서명을
받았는데 맘카페에서 정말 폭발적으로
서명을 해 주셨어요. 유아차를 끌고
나가셨던 분들이 접근성에 대해서 엄청
공감을 하신 거죠.
이런 시민들의 지지를 통해 2024년
1월 성동구에서 첫 번째로 경사로
설치 지원 조례가 만들어졌습니다.
현재는 16개 지자체에서 경사로
설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1층 행사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이다.
홍윤희 김남연 이충현을 비롯해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모습도 있다. 휠체어를
탄 당사자 참가자 세 명도 함께했다.
그렇게 2024년에는 서울시로 확대가
됐습니다. 그 민관 협력을 한 건데
거기서 더 중요한 건 기업 내의
변화를 만드는 거였습니다. 서울시
약자동행 담당관 김계리 주무관
증권사에서 경사로 설치 비용을
지원하고 프랜차이즈 소상공인들 매장과
용산 문래동 핫플에 맞춤형 경사로
46개를 놨어요. 장애인 자립
지원과에서 하는 경사로 사업과도
연계했습니다.
브라이트앤파트너스 조인근 이사
여름 내내 180개 넘는 매장을
다녔어요. 덕분에 사장님들이 경사로를
놓지 못하는 현장에서 이유를 엄청
많이 알게 됐죠.
그 현장 인사이트 덕분에 실제 경사로
설치가 확산되려면 도로 점용 허가나
각종 지원 사업을 하는 지자체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접근성을 높이는 법제도
개선안을 좀 더 섬세하게 고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모두의 1층 서울 프로젝트에서
경사로를 설치하려다가 못한 매장들이
보인다. 포스트잇에 국유지라서 사용승인
절차가 복잡하다 등의 글씨가 보인다.
모두의 1층 서울 프로젝트에 참여한
프랜차이즈 기업의 내부 변화. 경사로가
놓인 프랜차이즈 CEO. 본주
파리크라상의 모습.
매장에서 경사로를 놓고 싶어도
구청에서 결국 도로 점용 허가를
내주냐 마느냐 이게 가장 큰
관건이거든요. 첫 번째 사례를 꼭
만들고 싶었습니다. 모두의 1층팀과 함께
영등포구를 설득하기도 했죠.
창작촌 맛집거리에 처음으로 다매장
경사로 도로 점용 허가가 났어요. 예.
아홉 개 매장에 대해 한꺼번에 허가를
내 준 것이죠. 경사로를 놓고 싶은
가게 사장님이 경사로는 어떻게
설치해야 되는지 어 그 방법을
알려주는 가이드 그리고 장애 고객을
매장에서 어떻게 맞이해야 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게 필요했어요.
시민들에게 경사로는 어르신, 유아차,
휠체어, 택배 기사 모두한테
필요하다. 이런 걸 알리면서
추가적으로 서명을 받았거든요. 그때
진짜 뜻밖에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모습.
장애인 접근권은 기본권이라는 판결이
났다. 대법원 판결문의 모두의 1층이
언급됐을 때요. 아, 소름 돋았죠.
2025년 모두의 1층 팀에서는요.
서울 중구 경사로 설치를 제약회사
임직원들과 하고 있어요. 경사로는
드문드문 흩어져 있기보다 한꺼번에
많이 모여 있는게 훨씬 더 도움이
되거든요. 중구랑 협력해서 교통
약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고
합니다. 다양한 주체들과 접근권은
기본권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법안에
제대로 담을 수 있도록 현재 좀 더
섬세하게 개정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 우리 동네의 경사로가
획기적으로 많이 설치되려면 지자체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저희가
프로젝트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해서
관심 있는 지방의회 의원들과 함께
경사로 설치를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모두의 1층닷org 웹사이트를
운영을 하고 있고요. 2025년에는 전국
경사로 사업을 통해서 놓은 경사로의
위치를 다 한데 묶어서 이
사이트에서 공개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 동네 경사로는 어디에 있나?
우리 동네 작년에 놨던 경사로는
어떻게 됐나? 이런 상황을 모니터링해
줄 수 있는 단체를 모집할
계획이고요. 지금 현재로서는 전국
어디에도 이렇게 전국 단위로 경사로
정보를 꾸준히 추적하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모두의 1층닷
org가 시민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경사로는 종합 예술인 거 같아요.
디자인, 재질, 보행자, 사장님도
생각하고 구청을 어떻게 설득할지도
고민합니다.
경사로는요. 경사로는 권리죠. 접근할
수 있는 권리.
경사로. 경사로는 사랑이죠. 딸이
휠체어를 타고 오고 싶다고 했더니
경사로를 놔줬던 혜화동 미용실이
기억나더라고요. 저희 모두의 1층
팀은 경사로 확산이 그런 사랑을
실천하는 거라고 믿습니다.
[음악]
모두의 1층 팀인 두루, 무의
브라이트 앤 파트너스의 로고.
모두의 1층닷 org 웹사이트로
이어지는 QR코드가 나타난다.
모두의 1층과 함께 경사로 설치와
확산에 동참해 주세요라는 내용이
나타난다.
[음악]
모두의 1층은 장애접근권의 상징물 경사로가 지역에서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가게 주인, 이용 손님, 행인, 구청에서 모두 만족하도록 경사로를 제대로 놓는 방법을 알려 드리는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