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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배우를 위한 배리어프리

이음광장 내가 꿈꾸는 무대

  • 신강수 연극배우
  • 등록일 2021-06-07
  • 조회수267

요즘 공연계에선 배리어프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비장애인 극단에서도 배리어프리 공연을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된 시점은 남산예술센터에서 배리어프리 공연을 한 후부터인 것 같다. 매우 좋은 현상이다. 그런데 막상 배리어프리 공연장을 가보면 배리어프리는 잘 되어 있지만, 객석엔 장애인 관객이 적거나 단체관람이나 초대로 온 관객이 대부분이어서 아쉽다. 장애인 관객은 극단 측에서 준비한 배리어프리 회차 공연만 봐야한다는 점도 아쉽다. 또, 배리어프리 공연을 보게 되면 사실 무엇을 봐야 할지 애매하다. 배우의 연기와 함께 한쪽에선 수어 통역이 이루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화면해설과 자막 등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은 어떻게 보면 배리어프리 공연에 대한 시행착오의 과정이라고 느껴진다.

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2010년에 장애인 극단에 들어가 장애인 배우들과 함께 활동할 당시에는 ‘배리어프리’라는 단어도 몰랐다. 하지만 공연을 만들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배우가 있어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연장을 대관했다. 그를 보러오는 친구들도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시각장애인 배우가 있어서 화면해설 공연을 만들고 농인 배우가 있어서 수어 통역사와 함께 공연을 만들었다. 사실 그때도 시행착오는 많았다. 그 당시 공연도 지금 배리어프리 공연과 비슷했고 어떻게 무대에서 함께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 신강수 <2020 코미디캠프 : 틈>(2020)
  • 극단 다빈나오 <동충아트빌 쉐어하우스>(2019)

그러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갔다. 음성해설을 사용하면 비시각장애인에겐 배우의 목소리와 해설이 함께 섞여 들려서 불편했고, 수어 통역사도 연습 기간 동안 계속 참여하는 게 아니라 한두 번 와서 보는 식으로 연습이 진행되는 것을 발견하고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대본을 만들고 난 후, 시각장애인 배우와 함께 음성해설의 적당한 선을 만들었고, 수어 통역도 수어를 사용하는 비장애인 배우와 농인 배우를 섭외해서 이들과 함께 만들어갔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어우러져 하나의 역할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극단 다빈나오의 연극 <옥이>가 올해 10월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간다. 와서 보면 좋겠다고 이 글을 통해 홍보해 본다.

지금 배리어프리를 시행하고 있는 비장애인 극단에 아쉬운 점은 그들의 공연장엔 장애인 관객을 위한 배리어프리는 있을지 몰라도 무대 위에 장애인 배우는 없다는 것이다. 장애인 배우가 없는 곳에선 배리어프리 공연을 만들고 장애인 배우가 있는 곳에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있다. 서울에 많은 장애인 극단이 있고 다양한 장애를 가진 배우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이 여기저기 바쁘게 섭외되고, 그래서 모든 공연에 장애인 배우와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래도 최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작년 ‘2020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에 김원영 변호사 겸 배우가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큰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동시에 영화 부문에서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장애를 가진 동생 역을 연기한 이광수 배우가 상을 받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개인적으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제는 대중매체에서도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연기하는 모습이 아닌 장애인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그리고 수많은 장애 예술인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있어 배리어프리는 공연장 의자에 앉았을 때 다리가 땅에 닿았으면 좋겠다. 아. 허리 아파.

신강수 

장애인 극단 다빈나오와 비장애인 극단 보편적극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희곡집 『급이 다르다』, 에세이집 『132cm 사용설명서』를 출간했다. 지난해 <2020 코미디캠프:틈>에 이어, <2021 코미디캠프:어린시절>을 막 끝내고, <추락2>와 <여기 한때 가가>, 소리극 <옥이> <옥상 위의 카우보이>에 출연이 확정되었으며, 동화책 『그래도 돼』 출간 준비로 난생처음으로 바빠질 예정이다.
sks419@nate.com

상세내용

요즘 공연계에선 배리어프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비장애인 극단에서도 배리어프리 공연을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된 시점은 남산예술센터에서 배리어프리 공연을 한 후부터인 것 같다. 매우 좋은 현상이다. 그런데 막상 배리어프리 공연장을 가보면 배리어프리는 잘 되어 있지만, 객석엔 장애인 관객이 적거나 단체관람이나 초대로 온 관객이 대부분이어서 아쉽다. 장애인 관객은 극단 측에서 준비한 배리어프리 회차 공연만 봐야한다는 점도 아쉽다. 또, 배리어프리 공연을 보게 되면 사실 무엇을 봐야 할지 애매하다. 배우의 연기와 함께 한쪽에선 수어 통역이 이루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화면해설과 자막 등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은 어떻게 보면 배리어프리 공연에 대한 시행착오의 과정이라고 느껴진다.

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2010년에 장애인 극단에 들어가 장애인 배우들과 함께 활동할 당시에는 ‘배리어프리’라는 단어도 몰랐다. 하지만 공연을 만들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배우가 있어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연장을 대관했다. 그를 보러오는 친구들도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시각장애인 배우가 있어서 화면해설 공연을 만들고 농인 배우가 있어서 수어 통역사와 함께 공연을 만들었다. 사실 그때도 시행착오는 많았다. 그 당시 공연도 지금 배리어프리 공연과 비슷했고 어떻게 무대에서 함께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 신강수 <2020 코미디캠프 : 틈>(2020)
  • 극단 다빈나오 <동충아트빌 쉐어하우스>(2019)

그러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갔다. 음성해설을 사용하면 비시각장애인에겐 배우의 목소리와 해설이 함께 섞여 들려서 불편했고, 수어 통역사도 연습 기간 동안 계속 참여하는 게 아니라 한두 번 와서 보는 식으로 연습이 진행되는 것을 발견하고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대본을 만들고 난 후, 시각장애인 배우와 함께 음성해설의 적당한 선을 만들었고, 수어 통역도 수어를 사용하는 비장애인 배우와 농인 배우를 섭외해서 이들과 함께 만들어갔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어우러져 하나의 역할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극단 다빈나오의 연극 <옥이>가 올해 10월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간다. 와서 보면 좋겠다고 이 글을 통해 홍보해 본다.

지금 배리어프리를 시행하고 있는 비장애인 극단에 아쉬운 점은 그들의 공연장엔 장애인 관객을 위한 배리어프리는 있을지 몰라도 무대 위에 장애인 배우는 없다는 것이다. 장애인 배우가 없는 곳에선 배리어프리 공연을 만들고 장애인 배우가 있는 곳에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있다. 서울에 많은 장애인 극단이 있고 다양한 장애를 가진 배우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이 여기저기 바쁘게 섭외되고, 그래서 모든 공연에 장애인 배우와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래도 최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작년 ‘2020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에 김원영 변호사 겸 배우가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큰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동시에 영화 부문에서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장애를 가진 동생 역을 연기한 이광수 배우가 상을 받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개인적으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제는 대중매체에서도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연기하는 모습이 아닌 장애인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그리고 수많은 장애 예술인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있어 배리어프리는 공연장 의자에 앉았을 때 다리가 땅에 닿았으면 좋겠다. 아. 허리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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