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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문화예술의 오늘과 내일

이음광장 나의 삶으로, 지역사회 안으로

  • 이영미 서예가
  • 등록일 2021-12-07
  • 조회수726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화예술은 예술 자체의 의미를 포함할 뿐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필요한 자존감, 사회성, 창의 활동, 대인관계의 소통과 가치관에 큰 역할을 한다. 헌법에서 명시한 ‘행복을 추구할 권리’의 실천에 문화예술 향유 경험 제공에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장애인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더 절실하다.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접근에서 장애인이기에 겪어야 하는 이동 편의에 대한 어려움과 경제적·환경적 격차와 차별이라는 사회적 상황에 대한 여러 복합적인 어려움에 대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2017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영화를 제외한 문화예술 참여 활동은 장애인의 3% 미만으로, 97% 이상이 모든 영역의 문화행사에 참여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필자가 책임연구자로 참여했던 「충북 여성장애인 실태조사」(2004년 여성가족부 지원)에서도 여성장애인의 여가활동은 할 일이 없거나 TV·라디오 시청 등의 비중이 높아 문화적 삶을 향유하는 적극적인 여가활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문화예술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는 26.1%로 높았지만 비용과 정보 접근의 어려움은 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이었다. 사회 속에서 관계 맺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다사리학교에서 함께한 벽화 작업

다사리학교의 예술교육과 지역사회로 스며들기

송상호 다사리학교 교장은 2021년 7월 이음+세움 토론회에서 “장애인 문화예술의 핵심은 장애인 자신의 삶과 문화예술 활동이 연동되는 것이며,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고 체험하고 창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기관이 아직 장애인을 케어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였다.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의 실천에 가까울 수 있지만, 장애인은 그 권리 실천에서 우선 불평등한 조건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사리학교는 2004년 사회통합형 교육의 실현으로 설립된 성인 장애인 야학이다. 인문교육과 평생교육을 하며, 장애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와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참여 욕구를 수용하면서 악기교육 및 미술, 종합서예,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다. 미술교육 중 서양화, 수채화는 단순한 문화예술교육에 그치지 않고, 습득한 것을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해 지역의 취약한 곳을 찾아 벽화를 그리는 등 지역 환원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프로그램의 수혜자였던 장애인 참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문화예술을 실행하는 생산자가 된 셈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지역사회의 장애인 인식개선 효과도 가져오고, 사회참여는 장애인 당사자의 성취감과 자존감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지역의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는 등 예술로의 사회통합 효과도 가져왔다.

사회통합은 두 가지 측면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나는 비장애 예술인이 예술적 역량을 장애인에게 전수함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고, 장애인 또한 비장애 예술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문화예술 참여자에서 예술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진취적인 욕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예술을 통해 차이를 넘어서 한 곳을 바라보는 셈이다. 또 다른 측면은, 처음에는 기능 향상을 목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반복적인 활동을 통해서 예술적인 역량을 향상하게 되고, 역량이 축적되면서 지역사회에서 전시, 공연 등의 형태로 예술로 공감할 수 있는 사회참여 활동을 하는 것이다.

문학프로그램 <1인 1책 만들기>의 경우도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을 감안하여 맞춤 수업을 진행하였다. 시와 수필작법을 포함한 책 발간에 필요한 역량을 등단 문학 작가의 지도를 받아 결과물로 발간한 책은 다시 지역사회와 나누기를 실현하고 있다. 다사리학교의 종합서예 커뮤니티 동아리에서는 올해 중증장애인 작가가 주체적인 예술생산자가 되어 더 많은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꾸준하고 주체적인 예술활동을 위해

예술적 행위는 그 누구에게나 존중되어야 하지만, 장애인에게 있어서 더 존중되어야 한다. 장애인에게 예술은 단순한 자아존중감 향상 이상의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게 하며, 나아가 자립과 독립의 수단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있어서 제약과 차별이 많은 사회라는 사실 때문에 일어난 현실이기도 하다. 필자도 여성과 장애의 이중차별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서예와 문인화로 방향을 전환하였는데, 그 시대에서는 예술 분야 말고는 중증장애인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사회참여의 기회가 별로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예술을 하게 된 것이 오히려 세상 속으로 나아가 사람들과 동행하며 살아가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현재 장애인복지관을 제외하면 지역사회 내의 거의 모든 장애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외부지원을 받아서 실행되고 있다. 다사리학교의 음악수업도 이동이 어렵거나 경제적 사정 등의 이유로 받기 어려웠던 예술교육을, 재료와 이동 편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과 함께 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자체 운영비로는 실행하기 어렵고, 해마다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 공모에 지원해도 선정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라도 지속할 수 없는 취약점이 있는 셈이다. 또한 지원사업은 2, 3월에 선정 결과가 발표되고, 실행은 4, 5월에 시작되며, 12월까지 정산을 완료해야 하기에 11월까지는 프로그램이 완료되어야 한다. 공백기가 5~7개월간 되는 셈이니 무척 아쉬운 현실이다.

이영미

이영미

서예가, 문화예술기획자, 여성 활동가, 사회복지사.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서예 문화학과를 수료하고,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사) 및 사회복지(석사)를 공부했다. 서력 47년의 서예가로 지금까지 총 12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충북여성장애인연대를 창립하고, 청주시 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를 설립·운영하며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하였다.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과 청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하고 2020년 정년퇴임하고 현재 근원 서화연구원을 운영하고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이사, 다사리학교 운영위원으로 있다.
aom360@hanmail.net

사진제공. 필자

이영미

이영미 

서예가, 문화예술기획자, 여성 활동가, 사회복지사.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서예 문화학과를 수료하고,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사) 및 사회복지(석사)를 공부했다. 서력 47년의 서예가로 지금까지 총 12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충북여성장애인연대를 창립하고, 청주시 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를 설립·운영하며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하였다.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과 청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하고 2020년 정년퇴임하고 현재 근원 서화연구원을 운영하고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이사, 다사리학교 운영위원으로 있다.
aom360@hanmail.net

상세내용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화예술은 예술 자체의 의미를 포함할 뿐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필요한 자존감, 사회성, 창의 활동, 대인관계의 소통과 가치관에 큰 역할을 한다. 헌법에서 명시한 ‘행복을 추구할 권리’의 실천에 문화예술 향유 경험 제공에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장애인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더 절실하다.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접근에서 장애인이기에 겪어야 하는 이동 편의에 대한 어려움과 경제적·환경적 격차와 차별이라는 사회적 상황에 대한 여러 복합적인 어려움에 대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2017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영화를 제외한 문화예술 참여 활동은 장애인의 3% 미만으로, 97% 이상이 모든 영역의 문화행사에 참여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필자가 책임연구자로 참여했던 「충북 여성장애인 실태조사」(2004년 여성가족부 지원)에서도 여성장애인의 여가활동은 할 일이 없거나 TV·라디오 시청 등의 비중이 높아 문화적 삶을 향유하는 적극적인 여가활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문화예술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는 26.1%로 높았지만 비용과 정보 접근의 어려움은 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이었다. 사회 속에서 관계 맺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다사리학교에서 함께한 벽화 작업

다사리학교의 예술교육과 지역사회로 스며들기

송상호 다사리학교 교장은 2021년 7월 이음+세움 토론회에서 “장애인 문화예술의 핵심은 장애인 자신의 삶과 문화예술 활동이 연동되는 것이며,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고 체험하고 창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기관이 아직 장애인을 케어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였다.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의 실천에 가까울 수 있지만, 장애인은 그 권리 실천에서 우선 불평등한 조건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사리학교는 2004년 사회통합형 교육의 실현으로 설립된 성인 장애인 야학이다. 인문교육과 평생교육을 하며, 장애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와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참여 욕구를 수용하면서 악기교육 및 미술, 종합서예,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다. 미술교육 중 서양화, 수채화는 단순한 문화예술교육에 그치지 않고, 습득한 것을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해 지역의 취약한 곳을 찾아 벽화를 그리는 등 지역 환원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프로그램의 수혜자였던 장애인 참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문화예술을 실행하는 생산자가 된 셈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지역사회의 장애인 인식개선 효과도 가져오고, 사회참여는 장애인 당사자의 성취감과 자존감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지역의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는 등 예술로의 사회통합 효과도 가져왔다.

사회통합은 두 가지 측면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나는 비장애 예술인이 예술적 역량을 장애인에게 전수함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고, 장애인 또한 비장애 예술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문화예술 참여자에서 예술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진취적인 욕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예술을 통해 차이를 넘어서 한 곳을 바라보는 셈이다. 또 다른 측면은, 처음에는 기능 향상을 목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반복적인 활동을 통해서 예술적인 역량을 향상하게 되고, 역량이 축적되면서 지역사회에서 전시, 공연 등의 형태로 예술로 공감할 수 있는 사회참여 활동을 하는 것이다.

문학프로그램 <1인 1책 만들기>의 경우도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을 감안하여 맞춤 수업을 진행하였다. 시와 수필작법을 포함한 책 발간에 필요한 역량을 등단 문학 작가의 지도를 받아 결과물로 발간한 책은 다시 지역사회와 나누기를 실현하고 있다. 다사리학교의 종합서예 커뮤니티 동아리에서는 올해 중증장애인 작가가 주체적인 예술생산자가 되어 더 많은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꾸준하고 주체적인 예술활동을 위해

예술적 행위는 그 누구에게나 존중되어야 하지만, 장애인에게 있어서 더 존중되어야 한다. 장애인에게 예술은 단순한 자아존중감 향상 이상의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게 하며, 나아가 자립과 독립의 수단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있어서 제약과 차별이 많은 사회라는 사실 때문에 일어난 현실이기도 하다. 필자도 여성과 장애의 이중차별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서예와 문인화로 방향을 전환하였는데, 그 시대에서는 예술 분야 말고는 중증장애인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사회참여의 기회가 별로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예술을 하게 된 것이 오히려 세상 속으로 나아가 사람들과 동행하며 살아가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현재 장애인복지관을 제외하면 지역사회 내의 거의 모든 장애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외부지원을 받아서 실행되고 있다. 다사리학교의 음악수업도 이동이 어렵거나 경제적 사정 등의 이유로 받기 어려웠던 예술교육을, 재료와 이동 편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과 함께 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자체 운영비로는 실행하기 어렵고, 해마다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 공모에 지원해도 선정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라도 지속할 수 없는 취약점이 있는 셈이다. 또한 지원사업은 2, 3월에 선정 결과가 발표되고, 실행은 4, 5월에 시작되며, 12월까지 정산을 완료해야 하기에 11월까지는 프로그램이 완료되어야 한다. 공백기가 5~7개월간 되는 셈이니 무척 아쉬운 현실이다.

이영미

이영미

서예가, 문화예술기획자, 여성 활동가, 사회복지사.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서예 문화학과를 수료하고,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사) 및 사회복지(석사)를 공부했다. 서력 47년의 서예가로 지금까지 총 12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충북여성장애인연대를 창립하고, 청주시 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를 설립·운영하며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하였다.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과 청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하고 2020년 정년퇴임하고 현재 근원 서화연구원을 운영하고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이사, 다사리학교 운영위원으로 있다.
aom360@hanmail.net

사진제공.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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