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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수어번역을 위한 질문과 대화 각자의 세계를 흔들며, 미지의 세계로 다가가기

  • 박지영·장영 
  • 등록일 2025-12-03
  • 조회수 40

이슈

‘연기가 뭐라GO’ 시즌3을 준비하며 박지영 배우는 장영 작가의 희곡 〈키리에〉 중 한 장면을 연기하기로 했다. 작품의 한국어 대사를 수어로 옮기기 위해 고민하던 박지영 배우는 장영 작가에게 50여 개의 질문을 꼼꼼하게 적어 보냈고, 장영 작가는 A4 18쪽 분량으로 정성스럽게 답장을 보내왔다. 이후에도 이어진 두 사람의 진지한 대화는 수어번역의 세계에 관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어 대본이 수어로, 농인 배우의 몸짓으로 번역될 때 관건은 무엇일까? 두 사람의 뜻깊은 만남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다른 언어, 다른 문화, 다른 감각을 표현하기 위하여
박지영 배우

나는 새 작품을 맞이할 때 늘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설렘은 ‘내가 이 작품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까?’ 하는 마음이고, 걱정은 한국어 대본을 분석하고 해석해야 하는 시간, 그리고 수어번역을 하는 과정이 굉장히 길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어는 나의 제1 언어가 아니라서, 조금만 읽어도 금방 질린다. 그래도 어떡하나. 해내야 하니까 결국 집착하듯 분석하고 해석해야 했고, 늘 이런 과정을 거쳐왔다. 〈키리에〉의 한 장면을 선택한 ‘연기가 뭐라GO’(이음온라인 기획영상)에서는 연출 없이 나 혼자 분석하고 연기해야 해서 혹시 내가 잘못 이해하고 수어번역이 왜곡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이 작품을 쓴 장영 작가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 작품이 독백과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는 조금 쉬웠지만, 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야 수어번역이 가능해서 질문을 정말 많이 했다. 아마 작가님이 조금 피곤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괜히 쑥스럽고 미안하다.

이 과정에서 장영 작가님에게 질문하려 했던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한국어가 아닌 영어 단어를 영어로 쓴 이유를 물었다. 큰 의미가 없는지 아니면 의도적인지 궁금했다. 작가님은, 그 단어가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인데 한국어로는 전달이 다 되지 않는 것 같아 일부러 영어를 선택했다고 했다. 그래서 수어번역도 한국수어만 쓰지 않고 외국 수어를 섞으면 어떨지 고민해 보았고, 어떻게 더 강조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두 번째는 인물별 생애주기, 인물 관계, 정체성, 사건·정서의 흐름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번 촬영에서 내가 맡은 캐릭터는 ‘집’인데, ‘집’은 과거의 행적과 이후의 사건 또는 집이 되어서 모든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존재라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전부 이해해야 했다. 덕분에 이 작품이 퀴어 연극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고, ‘집’의 정서에 대해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서 한국수어 표현의 느낌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세 번째는 한국어 관용구나 뉘앙스, 그리고 청인의 신체·문화적 맥락에 관한 질문이었다. 예를 들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엠마의 발성 기관이 만들어내는 모국어를 나눠 듣는다” 같은 문장이다. 한국어 관용구는 그대로 수지한국어로 번역하면 안 되기 때문에 어떤 표현인지 정확히 이해한 뒤 적절한 관용수어로 번역해야 한다. 그리고 농인으로서 경험해본 적이 없거나 발화해 본 적이 없는 내용은 온전히 상상하기 어렵기에 그런 부분들을 물었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한국어를 읽고 이렇게 이해한 것이 맞는지 작가님께 확인받았다. 결론적으로, 해석이 조금만 틀려도 수어번역의 표현과 정서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하나하나 꼼꼼히 질문한 것 같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 나누지 못하고 글로만 소통해야 했던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작품에 관해 작가님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뜻깊었다. 또한 내가 한국인인데도 한국어 사용이 미숙하다고 여길 수도 있었을 텐데, 농인의 언어적 환경과 한국수어 문법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내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섬세하게 답변해줘서 고마웠다.

한국어 대본을 수어번역할 때는 인물별 생애 주기나 관계, 사건·감정의 흐름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그 인물에 맞는 수어 느낌을 찾아야 한다. 또 한국어 관용구나 청인 문화, 청인들만의 유머 코드를 한국수어로 어떻게 표현할지, 그것이 실제로 전달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나 혼자만의 경험으로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번역하는 데는 어렵고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농인들의 수어 스타일을 참고하거나, 수어번역 전문가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농인 관객이 수어통역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무대 위 수어통역사가 농인인지 청인인지가 중요하다. 청인 수어통역사의 수어와 농인이 직접 표현하는 수어는 느낌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나는 여러 인터뷰에서 늘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농인에게 한국수어로 전달하려면 통역이 아니라 번역이 필요하다. 그런데 실제 작업에서는 수어번역을 청인 수어통역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과적으로 한국어에 가까운 방식으로 전달되고, 농인 관객으로서는 재미도 떨어지고 이해도도 낮아질 수 있다. 아무리 통역 경험이 많아도, 공연 통역 경험이 많아도, 통역 영역이라고 해도, 한국수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면 ‘번역’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수어 작업은 결국 농인의 언어 감각과 문화 감각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두 번째는, 무대 위 수어를 점검하는 DASL(Director of Artistic Sign Language, 수어 예술감독)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한국어 대본을 수어로 번역할 때, 단순히 내가 아는 수어로만 번역 과정을 거쳤거나, 수어번역가·수어 코치·수어 컨설턴트가 청인인 경우가 꽤 있고, 농인이라고 해도 농사회나 농문화 경험이 적거나 속하지 않거나 예술 작업 경험이 부족해서 표현과 해석의 깊이가 충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영역을 전부 다룰 수 있는 역할이 DASL이라고 생각한다. DASL은 단순히 수어번역만 아니라, 어떤 수어 표현을 선택할지, 어떤 감정과 톤을 담을지, 그리고 작품 안에 농문화와 농인 감수성을 어떻게 끌어낼지 고민하고 무대 크기에 맞는 수어 크기, 무대 위에서 농인 관객이 봤을 때 수어가 잘 보이는지, 조명과 시야 확보가 적절한지 살핀다. 청인은 가끔 놓치거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도 DASL과 함께 농인의 시각과 경험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한다. DASL은 이런 것들을 고민하며 연출 및 배우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자 직업이다. 그래서 DASL에게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 한국수어가 제1 언어이며 농문화와 농사회에 속해 있는 사람
· 다양한 농인을 만나고 있는 사람
· 한국수어 번역 경험이 있는 사람
· 예술, 공연 경험이 있는 사람
· 다양한 수어 표현과 스타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
· 예술 작품 안에 농문화와 농인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사람

결론적으로, 수어 공연이나 무대 위 수어통역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농인을 많이 만나고, 질문하고, 관찰하며, 섬세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농인배우로서 다양한 공연 경험이 있지만, 수어번역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다만 다른 농인들의 수어 스타일을 관찰하고, 수어번역 방법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며, 질문하고, 고민하고, 노력한다. 이 점은 배우라는 직업과도 닮았다. 배우가 연기를 잘하기 위해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구하듯, 수어 역시 그런 탐구와 연습의 과정이 필요하다.


기쁘게 무너지는 순간을 위하여
장영 극작가

우선 〈키리에〉를 박지영 배우님이 번역하고 연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뻤다. 나는 2022년 국립극단에서 공연되었던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미지의 세계로, 엘사 아님)〉에서의 박지영 배우님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특히 그 공연에서 ‘통역’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한순간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 청인 관객을 위한 한국어 자막이 사라져버린 순간, 청인 관객으로서 수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소외되었던 그 순간을, 조금은 시원하게, 사실은 서늘하게 기억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키리에〉의 수어번역 작업 과정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면, 먼저 박지영 배우님이 〈키리에〉 희곡에 빼곡하게 붙인 질문지들을 모니터상으로 처음 봤을 때를 기억하게 된다. 그때 내가 ‘당연하다는 듯’ 믿고 있던 작가로서의 의미 전달에 대한 환상이 균열 나고 깨지는 경험을 했던 것 같다. 희곡 〈키리에〉는 이른 나이에 과로사한 뒤 자신이 설계한 ‘집’에 깃들어버린 건축가의 이야기이다. ‘집’이 되어 깨어난 건축가는 더는 사람들과 닿지 못한 채로 25년을 홀로 방치된다. 집이 첫 독백 중에 ‘내가 마음을 먹으면’ 부엌의 불이 켜지고 벽지가 툭 하고 떨어진다는 말을 한다. 이 ‘마음을 먹으면’이라는 표현 하나가 배우님의 ‘기준’이 담긴 질문지에서 다른 해석 가능성으로 다시 열려 나에게로 돌아와 있었다.

박지영: ‘마음을 먹는다’ 제 기준으로 그 문장의 한국어를 이해했을 때, 쉬운 결정이 아니라 어려운 결정으로 느껴지는데. 집은 자기가 원하면 바로 되는 게 아니라 어떤 결심과 어떤 과정이 필요한 걸까요? 그게 맞다면, 왜 어려운 결정이 필요한가요?

장영: 여기서는 ‘마음을 먹는다’가 ‘크게, 굳게 마음을 먹는다’ 같은 식으로 쓰였다기보다는, 내가 ‘마음’으로 어떤 의도를 가지면 → 그것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쓴 말이었어요. 즉 ‘내가 마음으로 의도하면, 이루어졌어!’라고 ‘의도’를 강조하려는 것입니다. 집이 원하면 바로 (실행)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마음을 먹는 ‘의도’가 더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려 했습니다.

배우님의 질문들은 첫 독백에 등장하는 ‘에고이스트’라는 영어 단어를 사용한 이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같은 표현들에서부터, 희곡의 캐릭터 설정들, 주요 플롯과 주인공의 퀴어 정체성 등에까지 닿아있었다. “이 이야기는 왜 있는 것인가?” “이 말은 왜 하는 것인가?”라는 핵심을 찌르는 듯한 질문들 앞에서, 때로는 너무 많았던 이유들 때문에 서성이고, 또 나름대로 창작 과정의 기억을 되찾아가며 ‘이 이야기를 쓰던 그때는 이렇게 생각했었지’ 싶어 신선하기도 했다.

박지영: 성별에 대한 이야기가 왜 있는 건가요? 여성의 삶이 힘들었던가요?

장영: 키리에는 퀴어 연극입니다. 퀴어 러브스토리이고요. 퀴어로서의 ‘집’이 엠마를 사랑하는 이야기예요. 키리에의 주인공은 살아생전 여성의 몸이었지만, 자신을 남성으로도 동시에 느끼고 있었던 사람인데요. 다만 그 모든 것들을 자각하지 않으려 하며 ‘일’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 같습니다. 하지만 과로사로 ‘집’이 되고 나서야 이제 몸이 여성이 아니라 ‘건물’이니까 자기가 사실은 여자뿐 아니라 스스로를 남자라고 느꼈고, 엠마를 사랑했고, 이런 것들을 더 솔직히 ― 스스로에게도 드디어 솔직해져서 ―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인간 여성’의 몸에 갇히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의 자유를 느낍니다.

번역자이자 배우로서 더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한 문장 한 문장에 대해 작가의 의도를 가장 철저하게 묻고 있다는 인상이었다. 이 짧은 독백을 연기로 표현하기 위해, A4 기준 50쪽이 넘는 희곡 전체를 샅샅이 훑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작가로서 모든 질문에 나름대로 하나하나 성실히 긴 답변을 적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창작 과정부터 읽고 또 읽어온 〈키리에〉의 단어와 문장들을 새삼 낯설게 느끼게 되었다. 창작 당시에 내가 감각하는 환상 세계 속의 장면들을 ‘내 언어’로 번역하여 썼고, 그렇기에 내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믿었던 부분들이 이미 많은 부분 내게서 거리를 두고 떨어져 나가 있다는 느낌, 그리고 자연스레 점점 내가 확신하고 있던 ‘해석’ 외의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겠다는 느낌도 받았다. 누군가의 번역이나 연기가 ‘극작가의 의도’(그렇게 정확히 잡히는 게 정말로 있다면)를 100% 반영하거나 대응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그것까지를 포함하여 모두 〈키리에〉라는 작품이 끝없이 새로이 창작되는 영역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두고 통제할 수 없고, 그렇기에 이 글도 생명력을 얻는다고. 이 과정들을 통해 마치 〈키리에〉처럼, 내가 아는 비좁고 굳은 세계에, 다른 언어의 가능성이 직접적으로 들어오면서 내게도 어떤 작은 변성이 가능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박지영 배우님에게도 〈키리에〉의 일부가 마음속에 닿아 작은 변성을 만들어냈다면 그것으로 참 기쁠 것 같다고도.

인생에서 이미 다양한 어려움을 겪은 뒤에야 알게 되었지만, 나는 신경다양인이었고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나 스스로가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종종 느껴왔다. 고통도 느끼지 않고, 무심해 보인다고 하는 ― 그러나 그렇게 보일 뿐인 ― ‘집’ 같다고. 어린 시절에는 감정 지연반응으로 인해 혼자 있는 공간에서만 감정과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 있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했던 말들의 숨은 의도를 분석해 보아야 할 때도 많았다. (사람들의 말에는 정말로 숨은 의도가 많구나! 하고 놀라면서) 이 글을 쓰면서, 내게 ‘한국어’는 이 불가해한 세계를 어떻게든 분석하고 학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구였지만, 화자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내지 못하면 금방이라도 ‘소외되고 배제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언어이기도 했다는 걸 기억해 냈다. (나는 여전히 “잘 지내시죠?”라는 가벼운 ‘스몰토크에 “아니요”로 시작하는 진지한 답변을 하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며 살아가니까) ‘정상성’과 결합한 ‘한국어’에 대하여, 청인과 농인의 경험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떤 두려움을 공유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내가 당연시하고 확신하는, 마치 내 집인 것처럼 믿는 ‘한국어’ 같은 건, 사실 내게도 언제나 무너지기 좋은 것이었고, 이제는 무너져도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이토록 폐쇄적인 내가 다른 가능성, 다른 세계를 엿보며 나아갈 수 있다면 말이다.

희곡 〈키리에〉에서 ‘집(설계자)’은 조카와 언니를 위해 지진이 난 적 없는 마을에 ‘내진 설계’까지 한 이 집을 설계했다. 연극 속에서 ‘집’은 자기 안으로 쳐들어온 존재들로 인해, 점점 변성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이 설계한 집을 무너뜨린다. 이때 집은 스스로를 무너뜨림으로써 드디어 갇혀있던 집에서 ‘해방’된다. 나는 사실 이 장면을 해피엔딩이라고 여긴다. 갑자기 찾아온 이 작업이 내게도 이런 해피엔딩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 연구자가 장애를 공부하며 느낀 바를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배리어프리를 지향하는 공연들을 알게 되고, 그 공연들을 관극하거나 참여하면서, 그리고 장애를 공부하면 할수록 내가 느낀 바도 이와 같았다. “너무 어이없고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당연한 것들의 세계를 부수는 일, 그것이 설령 지금의 나를 이뤄온 견고한 세계라도, 혹은 나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나를 이뤄온 혹은 나의 일부가 된 그 세계가, 그 당연함이, 기실 나 또한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장기영, 『보란듯한 몸, 초과되는 말들 : 배리어컨셔스 공연』, 책공장 이안재, 2023, 14쪽

박지영

박지영

2022년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다큐멘터리 연극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미지의 세계로, 엘사 아님)〉으로 농인 배우 최초로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주요 작품으로 뮤지컬 〈미세먼지〉, 수어 연극 〈사라지는 사람들〉, 수어노래 〈한숨〉, 국립극장 기획공연 〈우리 읍내〉 〈맥베스〉 등이 있다.
jiyoungp1638@gmail.com
인스타그램 @ji._.young0130

장영

장영

극작가, 드라마터그. 2018년 국립극단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 희곡공모에서 〈G의 영역〉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문라이트 오키나와〉 〈ADHD나라 연극공주〉 〈코스믹 러버〉 〈트랜스!〉 〈없는 극장〉 ‘차세대 열전 2020!’ 선정작 〈FAN〉 등이 있다. 〈키리에〉로 2023년 제60회 동아연극상을 받았다. 인간의 고통을 경감하는 방법을 찾아가기 위해 연극을 한다. 퀴어니스, 신경 다양성, 트랜스 퍼스널 및 인간의 의식 진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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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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