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5 제1회_허상욱 시인편(2부) 프로그램 소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를 쓰는 시인, 허상욱 시인과 시즌5 첫 방송을 함께했습니다.
시인, 안마원 원장, 강사 등 여러 활동을 하는 허상욱 시인의 삶과 시 이야기 2부 함께 들어보실래요?
○ 극장 A
「개밥그릇」, 『시력이 좋아지다』, 16쪽
“깨끗이 핥아도 개가 먹던 것이라고 했다
여름 한 철 의미 없는 빗물이 고이고
가끔씩 일그러진 주둥이로
훌쩍! 뒤집어지는 소리를 냈다
끼니마다 수신인 없는 날것들
누구보다 먼저 날아와 새카만 무리를 짓기도 했다
참말 같은 새들 몇 마리 찾아와
내 어설픈 발치를 쪼아대기도 했다
심장까지 관통한 공복을 향해
흰 이빨을 날카롭게 드러내기도 했다
적절한 굴복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나를 챙겨 주는 일용할 그릇이었으므로
말에 베인 혀가 쓰라린 밤
젖은 코를 킁킁 맡아본 적 있다
핥을수록 갈증이 더해가는 이 비운 때문에
짓지 않으면 더 고파지는 이 운명 때문에
핥아도 다 핥아지지 않는 밥알 하나가
까만 손톱자국처럼 남기도 했다
보잘것없어도 내 것이기에
누구에게도 내어 줄 수 없다”
○ A의 책방
- ‘A의 책방’은 A의 모든 것 구성작가 최지인 시인이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 책 한 권 : 이치카와 사오, 『헌치백』(허블, 2023)
- 한 구절 : “평범한 여자 사람처럼 아이를 임신하고 중절해 보는 게 나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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