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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이음

발달장애인 아들의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이음광장 장애를 표방한다는 것

  • 김인규 작가
  • 등록일 2020-02-08
  • 조회수622

그림 그리는 아들, 2018

한 유튜버가 틱장애(투레트 증후군)를 연기했다는 의혹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나는 발달장애인 아들의 유튜브를 운영하는데 한 시청자는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였다. 아들의 장애를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은 모양이었다. 장애는 사람들의 동정심이나 호기심을 자극하여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이 등장하는 특별한 쇼는 어린 시절 서커스에서 많이 보아왔다. 실제로 장애를 연기하며 구걸하는 예는 많다.

장애인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데는 그들이 뭔가 부족한 상태에 있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장애가 있음에도~ 이렇게 살고 있다. 이런 걸 해내고 있다.’ 등등의 이야기들은 장애를 어떤 열등한 것, 적어도 열등한 조건에 놓여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데서 비롯될 것이다. 장애가 호기심의 대상이 될 때는 별난 존재로 보이기 때문일 테다. 만일 정상성이 훼손된 상태로 본다면 호기심을 넘어 혐오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장애와 비장애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려는 노력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장애인이라는 용어가 불편해 다른 말로 바꿔보려 하기도 한다. 그 자체로 비하처럼 들리는 것이다. 특히 장애 아동을 부를 때 ‘조금 아픈’, ‘조금 다른’, 혹은 ‘더 사랑받아야 할’, 심지어는 ‘별나라에서 온’이라는 등의 수식어로 대신하기도 한다. 눈물겹다.

보도에 따르면 청주시는 발달장애 아동이 길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위치추적기(GPS)를 배포하는 사업을 벌이다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위치추적기를 가지고 다니는 아동은 발달장애인으로 낙인되어 인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라고 했다. 그러니까 발달장애인이라고 불리거나 보이는 것이 인권침해가 되는 셈이다. 아마도 해당 부모들이 그리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발달장애 아동, 아니 성인도, 특히 중증인 경우는 혼자 힘으로 어디를 가기 쉽지 않다.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 보호가 없인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보호막에 둘러쳐져야만 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기 결정권을 그만큼 제한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GPS의 도움이라도 받아 그 제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다면, 그것이 가져다줄 자유로움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아들의 유튜브에는 종종 ‘힘내라’는 댓글이 붙는다. 그런데 어쩌나··· 아들이 힘나게 하려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니··· 아들은 사실 힘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제가 되지 않는 힘을 감당하기 어렵다. 나는 그 점을 주목한다. 거기에는 발달장애인이 가진 독특한 삶의 양태가 있다. 그것은 비장애인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세계이며, 그것이 열어주는 특별한 지평이 있다. 또 다른 세계가 있다. 그런 아들의 세계를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들이 살아갈 세상에 뭔가 더 보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장애인뿐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서로의 차이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것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한 세계를 함께 헤쳐나가고 있다.

김인규

김인규 

발달장애가 있는 김진우의 아빠다. 그와 관련된 여러 활동에 참여해왔다. 부모회 활동을 하였고, 지역에서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오랫동안 미술활동을 하여 왔으며, 매년 전시회를 개최하여 지역사회와 소통을 도모해왔다. 최근에는 서천군장애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하여 발달장애인 일상 활동 지원을 하고 있다.
kig8142@naver.com

김인규

김인규 

발달장애가 있는 김진우의 아빠다. 그와 관련된 여러 활동에 참여해왔다. 부모회 활동을 하였고, 지역에서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오랫동안 미술활동을 하여 왔으며, 매년 전시회를 개최하여 지역사회와 소통을 도모해왔다. 최근에는 서천군장애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하여 발달장애인 일상 활동 지원을 하고 있다.
kig8142@naver.com

상세내용

그림 그리는 아들, 2018

한 유튜버가 틱장애(투레트 증후군)를 연기했다는 의혹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나는 발달장애인 아들의 유튜브를 운영하는데 한 시청자는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였다. 아들의 장애를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은 모양이었다. 장애는 사람들의 동정심이나 호기심을 자극하여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이 등장하는 특별한 쇼는 어린 시절 서커스에서 많이 보아왔다. 실제로 장애를 연기하며 구걸하는 예는 많다.

장애인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데는 그들이 뭔가 부족한 상태에 있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장애가 있음에도~ 이렇게 살고 있다. 이런 걸 해내고 있다.’ 등등의 이야기들은 장애를 어떤 열등한 것, 적어도 열등한 조건에 놓여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데서 비롯될 것이다. 장애가 호기심의 대상이 될 때는 별난 존재로 보이기 때문일 테다. 만일 정상성이 훼손된 상태로 본다면 호기심을 넘어 혐오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장애와 비장애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려는 노력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장애인이라는 용어가 불편해 다른 말로 바꿔보려 하기도 한다. 그 자체로 비하처럼 들리는 것이다. 특히 장애 아동을 부를 때 ‘조금 아픈’, ‘조금 다른’, 혹은 ‘더 사랑받아야 할’, 심지어는 ‘별나라에서 온’이라는 등의 수식어로 대신하기도 한다. 눈물겹다.

보도에 따르면 청주시는 발달장애 아동이 길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위치추적기(GPS)를 배포하는 사업을 벌이다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위치추적기를 가지고 다니는 아동은 발달장애인으로 낙인되어 인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라고 했다. 그러니까 발달장애인이라고 불리거나 보이는 것이 인권침해가 되는 셈이다. 아마도 해당 부모들이 그리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발달장애 아동, 아니 성인도, 특히 중증인 경우는 혼자 힘으로 어디를 가기 쉽지 않다.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 보호가 없인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보호막에 둘러쳐져야만 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기 결정권을 그만큼 제한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GPS의 도움이라도 받아 그 제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다면, 그것이 가져다줄 자유로움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아들의 유튜브에는 종종 ‘힘내라’는 댓글이 붙는다. 그런데 어쩌나··· 아들이 힘나게 하려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니··· 아들은 사실 힘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제가 되지 않는 힘을 감당하기 어렵다. 나는 그 점을 주목한다. 거기에는 발달장애인이 가진 독특한 삶의 양태가 있다. 그것은 비장애인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세계이며, 그것이 열어주는 특별한 지평이 있다. 또 다른 세계가 있다. 그런 아들의 세계를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들이 살아갈 세상에 뭔가 더 보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장애인뿐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서로의 차이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것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한 세계를 함께 헤쳐나가고 있다.

김인규

김인규 

발달장애가 있는 김진우의 아빠다. 그와 관련된 여러 활동에 참여해왔다. 부모회 활동을 하였고, 지역에서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오랫동안 미술활동을 하여 왔으며, 매년 전시회를 개최하여 지역사회와 소통을 도모해왔다. 최근에는 서천군장애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하여 발달장애인 일상 활동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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