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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이음

협업의 즐거움

이음광장 불완전의 연속에서 실재를 인지하기

  • 김환 작가
  • 등록일 2021-12-23
  • 조회수848
  • 팀 D(디) 김환, 최일준, 김하경 작가 세명의 시각예술가가 테이블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앞선 두 번의 연재를 통해 ‘Happy hour(해피아워)’, 프로젝트팀 ‘GG ludens(지지루덴스)’와 함께 하며 각기 다른 작가들이 ‘같기’를 포기하고 작업하는 가치를 찾는 과정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공통된 개념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었던 협업을 이야기하고 싶다.

2020년 장애·비장애 예술인이 함께한 공동창작워크숍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전시 《스테레오 비전(STEREO VISION)》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렸었다. 이 전시는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가 주최한 행사 ‘같이 잇는 가치’의 일환으로, 서울문화재단 4개의 창작공간 전/현 입주 예술가 12명이 5월부터 9월까지 수차례의 워크숍을 거치며 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과 과정의 기록을 담은 전시다. 필자는 팀 D(디)의 일원으로 최일준, 김하경 작가와 함께했고, 신현진 작가가 관찰자이자 기록자로 참여하였다. 당시 2020년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비접촉 상황에서 세 명의 시각예술가는 의도적으로 시각 정보를 최대한 배제하고 (어쩌면 스스로 자초한 불편한 상황 속에서) 온라인을 통한 문자 정보 공유만으로 공동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도하기로 한다.

계획한 프로세스는 이렇다. 세 명의 작가는 공유된 문자 정보 속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각자 작품으로 제작한다. 이후 작품을 촬영해 특별한 설명 없이 관찰자 신현진 작가에게만 전송한다. 관찰자는 작품 이미지를 문자 정보로 치환하고 문자 정보만 세 작가에게 공유한다. 문자 정보를 공유받은 세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서술했다고 생각되는 문자 정보를 제외하고 다른 작가의 작업에 대한 문자 정보를 선택한다. 선택한 문자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 작품을 제작한다. 이 과정을 하나의 스텝으로 본다. 한 스텝이 끝난 후에는 먼저 제작된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재해석된 이미지의 간극을 관찰하고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세계관을 조금씩 더듬어 가며 맞닿는 시간을 가진다. 또 무언가 결여되고 배제된 상태의 소통 속에서 발견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개인 경험의 프리즘으로 대상화시키는 표현주의적 과정과 타인의 기억과 시각을 직간접적으로 해석하고 표현함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할 때 교차한 지점과 공동창작의 대화에서 나온 논제들이 개인으로 스며들었을 때, 결국 작가의 조형 언어로 변환되는 과정이라 귀결될 수 있지만, 이 일련의 간극의 체험은 최초의 시각과 차이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완전한 체험의 연속 속에 실재함을 인지함은 프레임을 부수고자 하는 욕망이다.” - 2020.9.20. 작업 노트

치환된 문자 정보를 읽는 행위는 마치 소설책을 마주할 때 과정과 분위기, 생김새 하나하나를 그려나가듯이 상상을 재현해나가는 과정과 닮았고, 이를 기준으로 한 작업은 경험이나 습관적인 노동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오감을 체험하게 했다. 텍스트로써 묘사된 정보전달 안의 간극과 상대방의 이미지를 상상하는 것 역시 대상에 이입하여 작업을 이해해 보려 고민하는 과정이었고, 제작된 작업과 다른 사람을 통해 해석된 이미지를 체험하는 것은 타인에게 투영된 자신을 경험하는 일이었다.

김환

김환 

목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잠실창작스튜디오 10~12기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아트랩 대전, 소수자를 바라보는 소수자》(2017), 《신체의 지각》(2019) 등 개인전을 통해 예술 세계를 펼쳐왔다. 초기 작업은 자신이 바라본 세상과 소속감에 대한 동경, 즉 개인의 시선을 위주로 표현하였다면, 최근에는 대상에 대한 인식과 관계에 집중한다. 타자를 통해 재인식되는 시각과 최초의 시각에 차이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대상(풍경) 속에서 덧입힌 기억, 나와 맺는 관계, ‘나’를 둘러싼 시각적·사회적 관계망을 이야기하며 차이점에 대하여 질문한다.
0306kh@gmail.com

김환

김환 

목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잠실창작스튜디오 10~12기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아트랩 대전, 소수자를 바라보는 소수자》(2017), 《신체의 지각》(2019) 등 개인전을 통해 예술 세계를 펼쳐왔다. 초기 작업은 자신이 바라본 세상과 소속감에 대한 동경, 즉 개인의 시선을 위주로 표현하였다면, 최근에는 대상에 대한 인식과 관계에 집중한다. 타자를 통해 재인식되는 시각과 최초의 시각에 차이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대상(풍경) 속에서 덧입힌 기억, 나와 맺는 관계, ‘나’를 둘러싼 시각적·사회적 관계망을 이야기하며 차이점에 대하여 질문한다.
0306kh@gmail.com

상세내용

  • 팀 D(디) 김환, 최일준, 김하경 작가 세명의 시각예술가가 테이블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앞선 두 번의 연재를 통해 ‘Happy hour(해피아워)’, 프로젝트팀 ‘GG ludens(지지루덴스)’와 함께 하며 각기 다른 작가들이 ‘같기’를 포기하고 작업하는 가치를 찾는 과정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공통된 개념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었던 협업을 이야기하고 싶다.

2020년 장애·비장애 예술인이 함께한 공동창작워크숍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전시 《스테레오 비전(STEREO VISION)》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렸었다. 이 전시는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가 주최한 행사 ‘같이 잇는 가치’의 일환으로, 서울문화재단 4개의 창작공간 전/현 입주 예술가 12명이 5월부터 9월까지 수차례의 워크숍을 거치며 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과 과정의 기록을 담은 전시다. 필자는 팀 D(디)의 일원으로 최일준, 김하경 작가와 함께했고, 신현진 작가가 관찰자이자 기록자로 참여하였다. 당시 2020년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비접촉 상황에서 세 명의 시각예술가는 의도적으로 시각 정보를 최대한 배제하고 (어쩌면 스스로 자초한 불편한 상황 속에서) 온라인을 통한 문자 정보 공유만으로 공동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도하기로 한다.

계획한 프로세스는 이렇다. 세 명의 작가는 공유된 문자 정보 속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각자 작품으로 제작한다. 이후 작품을 촬영해 특별한 설명 없이 관찰자 신현진 작가에게만 전송한다. 관찰자는 작품 이미지를 문자 정보로 치환하고 문자 정보만 세 작가에게 공유한다. 문자 정보를 공유받은 세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서술했다고 생각되는 문자 정보를 제외하고 다른 작가의 작업에 대한 문자 정보를 선택한다. 선택한 문자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 작품을 제작한다. 이 과정을 하나의 스텝으로 본다. 한 스텝이 끝난 후에는 먼저 제작된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재해석된 이미지의 간극을 관찰하고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세계관을 조금씩 더듬어 가며 맞닿는 시간을 가진다. 또 무언가 결여되고 배제된 상태의 소통 속에서 발견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개인 경험의 프리즘으로 대상화시키는 표현주의적 과정과 타인의 기억과 시각을 직간접적으로 해석하고 표현함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할 때 교차한 지점과 공동창작의 대화에서 나온 논제들이 개인으로 스며들었을 때, 결국 작가의 조형 언어로 변환되는 과정이라 귀결될 수 있지만, 이 일련의 간극의 체험은 최초의 시각과 차이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완전한 체험의 연속 속에 실재함을 인지함은 프레임을 부수고자 하는 욕망이다.” - 2020.9.20. 작업 노트

치환된 문자 정보를 읽는 행위는 마치 소설책을 마주할 때 과정과 분위기, 생김새 하나하나를 그려나가듯이 상상을 재현해나가는 과정과 닮았고, 이를 기준으로 한 작업은 경험이나 습관적인 노동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오감을 체험하게 했다. 텍스트로써 묘사된 정보전달 안의 간극과 상대방의 이미지를 상상하는 것 역시 대상에 이입하여 작업을 이해해 보려 고민하는 과정이었고, 제작된 작업과 다른 사람을 통해 해석된 이미지를 체험하는 것은 타인에게 투영된 자신을 경험하는 일이었다.

김환

김환 

목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잠실창작스튜디오 10~12기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아트랩 대전, 소수자를 바라보는 소수자》(2017), 《신체의 지각》(2019) 등 개인전을 통해 예술 세계를 펼쳐왔다. 초기 작업은 자신이 바라본 세상과 소속감에 대한 동경, 즉 개인의 시선을 위주로 표현하였다면, 최근에는 대상에 대한 인식과 관계에 집중한다. 타자를 통해 재인식되는 시각과 최초의 시각에 차이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대상(풍경) 속에서 덧입힌 기억, 나와 맺는 관계, ‘나’를 둘러싼 시각적·사회적 관계망을 이야기하며 차이점에 대하여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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