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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좌담] 공연 제작 과정에서 실천하는 접근성 틈을 조율하고 다르게 시도하기

  • 김홍남·신현우·이청·이성수 
  • 등록일 2025-09-03
  • 조회수 161

이슈

공연 접근성은 접근성 매니저만의 업무가 아니라, 공연을 제작하는 과정 전반에서 여러 역할과 업무 간에 협업이 필수적이다. 창작자들과 접근성 전문가들이 어떻게 협업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등 생생한 예술 현장의 경험을 나눠보고, 물리적인 접근성뿐 아니라 심리적인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과 실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짚어본다.

개요

  • 일시2025년 8월 20일(수) 오전 10시 30분

  • 장소모두예술극장 9층 회의실

참석자
좌장.
이성수 힘빼고컴퍼니 대표, 이음온라인 기획위원
패널.
김홍남 공인수어통역번역 잘함 대표
신현우 모두예술극장 무대감독
이 청 플랫폼안녕 대표
  • 흰 벽을 배경으로 네 사람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맨 앞 의자에 김홍남 수어통역사가 앉았고, 그 뒤로 이청 접근성 매니저가 책상에 걸터 앉았다. 책상 뒤에 신현우 무대감독이 팔짱을 끼고 서 있고, 그 옆에 이성수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이 책상을 짚고 서 있다.

    (왼쪽부터) 이청 접근성 매니저, 신현우 무대감독, 김홍남 수어통역사, 이성수 기획위원

이성수오늘은 공연예술 현장에서 다양한 역할로 접근성 작업을 하는 세 분의 실천 경험과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각자 소개하면서 시작해 보자.

이청배우이고, 접근성 매니저 또는 접근성 창작자, 접근성 디자이너 등으로 불리면서 문화예술 분야에서 접근성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랫폼안녕’을 이끌고 있다.

신현우모두예술극장에서 무대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무대감독은 공연 현장에서 창·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스태프 사이를 조율하면서 공연의 모든 순간을 관리하고 진행하는 역할이다. 접근성 관련해서는 공연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도록 극장과 무대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휠체어 관객의 시야와 동선을 확보하고, 장애가 있는 배우나 스태프가 참여할 때 리허설과 분장실 환경을 조성하고, 자막해설과 음성해설을 위한 인프라를 개발하는 일이 제 역할에 포함된다.

김홍남수어통역사이고 공인수어통역번역잘함 대표를 맡고 있다. 연극 공연 수어통역을 하게 되면서 공연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수어 대본 번역도 하고, 무대에서 수어통역사가 서야 하는 공간과 전체 구조를 기획하기도 한다.

접근성 작업이 만들어지기까지

이성수요즘은 접근성에 대해 말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제가 직접 공연 팀을 만들고 연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접근성이 자꾸 후반에 붙다 보니 구색 맞추기에 불과해지는 듯해서 직접 접근성 작업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도 아직 관성을 벗어나지 못해서, 더 많이 언급하면서 계속 상기해야 할 것 같다. 각자의 영역에서 접근성 작업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나? 초반부터 접근성을 염두에 둔 작업 방식이 가능했는지, 중간에 어떤 조율이 필요했는지 이야기 나눠보자.

신현우제 역할은 무대기술 스태프여서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기보다는 무대디자이너가 현장에 오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막 스크린을 어디에 놓을지, 수어통역사를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데, 이 정도만 돼도 꽤 준수한 편이다. 보통은 모든 디자인이 나오고 나서 뒤늦게 끼워 맞추는 식이라 아쉬움이 많다. 접근성을 중간에 조율하는 옵션이 아니라 처음부터 포함하는 기본 요소로 생각하면 좋겠다. 그러면 무대디자이너와 무대감독이 좀 더 자연스럽게 붙을 수 있지 않을까.

이청접근성 작업 과정은 프로덕션에서 저를 접근성 매니저로 섭외하는 경우와 제작 극장이나 기획사에서 섭외하는 경우, 그리고 제가 직접 기획하는 경우가 조금씩 다르다.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접근성 작업을 염두에 두는 경우에는 연출, PD, 접근성 매니저가 함께 작품을 얘기하고 해석하며 어떤 접근성 장치들이 작품에 어울리는지를 선택하는 과정이 동반된다. 수어통역이 어울리는 작업인지, 터치투어와 음성해설이 들어가서 시각장애인 관객이 훨씬 감각적으로 만나는지, 작품을 풍성하게 하는 지점을 발견하는 거다. 그렇게 설계하는 과정에서 수어통역사 등 전문가와 장애 당사자들로 모니터링 팀을 꾸리면 작업 과정이 탄탄하게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감각을 어떻게 치환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수어통역의 경우도 후반부에 몰아치면서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 하나를 번역하는 데도 배우들과 소통하고, 디테일한 것까지 미학적 접근성을 챙겨가며 작업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처럼 기획 단계부터 접근성 작업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 것이고, 일할 때도 제일 재미있다. 접근성 작업은 기존의 연극 문법을 해체하는 방식으로 틈을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것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계속 필요하다. 해결해야 할 건 많고 선택할 수 있는 건 적은 상황에 자주 놓여서 늘 아쉽다.

김홍남제 일은 주로 수어통역으로 한정되어 있어 대부분 의뢰를 통해 일하다 보니 PD나 연출과 처음부터 접근성 작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어통역이 들어가면 좋을지 안 좋을지도 통역사가 결정할 수 없다. 출연진이나 제작진 단톡방에 초대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어통역사가 무대언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해 나가야 전체 장면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통역사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데, 제작 과정에서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면 수어통역의 방향을 잡을 때 혼란스러워진다. 좋은 예로, 접근성을 전 회차로 진행하는 기획공연이 있었는데, 준비단계에서 제작진과 출연진 전체가 모여 대본을 낭독하고 장애 당사자도 모니터링으로 참여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 자리에 수어통역과 문자통역도 있었다. 낭독회를 마친 후에 대본 내용 중에 와닿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잘 전달되지 않는 곳이 있는지, 장애 감수성과 관련해서 불편했던 지점이 있는지 등 의견을 수렴하여 함께 대본 수정작업을 했다.

이성수농인이나 청각장애인 동료들과 연극 공연을 보다 보면 도무지 수어로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경우가 있다. 당사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수어에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든다. 이런 지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할까?

김홍남우선 인식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다.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 당사자라고 해서 수어통역·번역을 잘하는 건 아니다. 수어통역·번역은 우리가 일상 대화를 나누는 것과는 다른 영역이고, 수어통역·번역을 잘하려면 충분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농인 통역사와 청인 통역사가 무대에서 소화해 낼 수 있는 영역에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청인 문화와 농인 문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간과하고 수어통역사를 섭외하는 데부터 문제가 생긴다. 해당 분야에 역량이 있는 통역사인지 판단해야 하고, 적어도 수어팀을 이끌 리더가 있어서 극에서 의도하는 전체를 살피고 배우들이 발화하는 메시지를 읽고 번역과 통역을 산출할 때 그 값이 정확하게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연 수어통역사는 공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수어가 공간을 문법으로 하는 언어이기에 무대에서 수어를 어떻게 배치하는냐는 극의 내용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수어통역사의 일부는 무대 공간에서 배우의 위치가 달라질 때 수어가 어떻게 달라지고 적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또한 무대에서의 수어통역이 언어값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통역사의 태도가 어디까지 넘나들 건지 선을 정확하게 그어놓지 않으면, 농인 관객은 수어통역사가 배우인지 언어값으로 존재하는 건지,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통역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수어 체계와 음성언어 체계는 너무 달라서 문장 하나로 2~3일씩 토론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준비 과정부터 무대에 오르기까지 현장에 계속 있으려 한다. 그런데 일부 수어통역사는 장면이 다 만들어지고 극장에 들어가기 며칠 전에 혹은 런스루 때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이해, 질문 없이 통역사가 아는 선에서 통역을 하게 되고, 결국 농인 관객은 극과 수어가 제대로 맞물리지 못한 내용을 관람하게 된다.

서로 다른 역할 속 엇갈리고 충돌했던 순간

이성수연습 초반부터 수어통역사가 함께해서 공연 흐름이나 대사가 바뀌는 부분도 같이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장애 당사자의 피드백도 계속 축적되어야 할 것 같다. 서로 다른 역할 안에서 접근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거나 충돌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 경우 어떻게 조율하나?

신현우무대감독이다 보니 주로 무대 설치할 때 의견 충돌이 생긴다. 저는 접근성을 위해서 자막이나 수어통역사가 잘 보이면 좋겠지만, 무대디자이너에게는 무대 구도가 중요하고 연출은 관객의 몰입이 더 중요하다. 무대감독의 역할 중 하나가 조율인데, 그런 상황에서 조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떻게든 협의해야 한다. 주로 이제는 자막이나 수어통역은 공연의 일부이고 당연한 것이니 거슬리게 생각하지 말라고 계속 주입하며 풀어나가고 있다.

이청한정된 예산과 인력과 시간 안에서 최선을 찾기 위한 고민은 늘 있고, 이것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진짜 많다. 근데 어쩔 수 없으니 그 안에서 많이 설득하고 제안하는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면 자막해설 디자이너와 오퍼레이터를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섭외하려고 하면, 내가 자진해서 밤새워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접근성 매니저는 원래 이걸 다 하는 사람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생긴다. 다른 동료들도 그러고 있더라. 그래서 접근성 매니저의 업무와 업무량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요새는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자, 너무 무리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안 해본 재미있는 것들이 생겼다. 그 과정에서도 접근성 작업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다 달라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조율하는 과정에서 가장 유효한 방법은 장애 당사자와 함께 얘기하는 거다. 예를 들어 비장애인 창작진이 농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껴질 경우 농인 모니터링을 조직해서 만나게 한다. 제가 창작진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저도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서 공통의 이해를 만들어 나가는 시도를 계속하는 것 같다.

신현우은연중에 접근성 관련한 모든 것은 다 접근성 매니저의 역할이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은 과도기적인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접근성도 무대기술처럼 나중에는 세분되지 않을까? 특히 대부분이 자막을 쉽게 생각해서 기획자나 컴퍼니 직원이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 초에 우리 극장에서 했던 낭독극 공연에서는 연출이 자막에 엄청 신경 썼다. 자막 오퍼레이터에게 핀셋으로 한 글자 한 글자씩 올리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해 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접근성 아티스트가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

김홍남접근성 매니저 또는 접근성 아티스트의 역할이나 용어 정리가 있으면 좋겠다. 제가 공연 수어통역을 시작할 즈음 접근성 매니저라는 역할의 필요성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 접근성 매니저의 역할이나 위치가 좀 애매했고, 우리도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어느 때부터 창작진과의 소통 통로로서 PD나 조연출에게 통역사들의 의사를 전달하는 사람 혹은 연습 진행 과정을 수어통역사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수어통역사가 매번 공연 연습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서 접근성 매니저를 통해 진행 상황을 자꾸 물어보게 되더라. 근데 사실 이게 접근성 매니저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접근성 매니저의 역할은 관객과 무대가 어떻게 잘 연결되어 공연을 편안하게 볼 수 있을지 고민하고, 물리적인 것을 넘어 감정적으로 편안한 관계성을 형성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어통역사나 자막 전문가처럼 영역을 정확하게 나눠줘야 하는 게 아닐까.

이성수처음에 접근성 매니저가 시작됐던 계기는, 장애인 관객이 공연장에 왔을 때 장애인 관객을 접해보지 않았던 하우스매니저나 안내원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예 전담해서 안내해 주는 하우스매니저의 한 파트처럼 운영한 거였다. 그러다가 지금은 장애인 관객을 안내하는 것뿐 아니라, 공연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접근성 기획, 접근성 감독, 접근성 연출을 하는 등 역할이나 영역이 확장되고 발전해 가는 단계에 있는 것 같다. 그런 과정은 늘 혼란이 따르기 마련이다.

  • 김홍남 수어통역사

    김홍남 수어통역사

  • 신현우 무대감독

    신현우 무대감독

  • 이청 접근성 매니저

    이청 접근성 매니저

  • 이성수 기획위원

    이성수 기획위원

창작 과정, 무대에서의 접근성 실천

이성수저는 접근성이 보조적 수단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그 자체로 예술이 되어서 모두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접근성 예술’을 지향하고, 최근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접근성 아티스트’가 되어 달라고 말한다. 억지로 끼워 넣은 경사로가 아니라 아예 건물을 지을 때부터 경사로를 잘 디자인해서 만들면 보기 좋은 작품이 되고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음성해설이나 문자통역, 수어통역도 처음부터 잘 디자인해서 만들면 작품의 요소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창작 과정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접근성 관련해서 인상적인 경험이 있었나?

김홍남특히 인상적인 작업을 했던 사례가 있는데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진행한 〈트라이브스〉(2019)라는 작품이다. 무대 세트 구조상 수어통역사의 위치를 상·하수에 잡기가 좀 어려웠다. 그림자 수어통역이 아니였기에 통역사의 위치를 고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벽으로 사용하고 있는 세트에 창처럼 네모지게 뚫고 단을 세워 통역사와 배우의 단차가 생길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또 관객에게 수어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는 위치의 기둥을 잘라달라고 했을 때, 그것이 무리한 부탁임에도 요청을 받아들여 수어통역사가 잘 보일 수 있도록 무대 세트를 과감하게 조정했다. 연출이 어떤 마인드로 접근성 공연을 만드는지, 접근성 작업자와 관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작업 과정과 결과물이 바뀌는 것 같다. 반면, 접근성 공연을 표방하면서도 수어통역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연습 과정을 지켜보다가 정말 마음에 걸리는 장면이 나오면, 수어통역이 들어갈 틈이 없다고, 손을 들고 조정을 부탁하기도 한다.

신현우최근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음성해설이다. 자막과 수어통역은 그림자 수어통역까지 다양해지는데, 음성해설은 거의 없다. 작년에 한 공연에 음성해설이 들어갔는데, 공연팀이 준비한 장비가 너무 열악해서 우리 극장에서 자체적으로 장비를 구입했다. 새 장비인데도 프로 음향장비가 아니어서 노이즈 등 문제가 많았지만, 더 전문적인 장비를 찾기가 어려웠다. 음성해설을 진행하는 공간도 창고에 테이블을 놓은 정도라 열악했다. 올해 9월부터는 모두예술극장에 음성해설 전용 부스가 생긴다. 지금 공사하는 중인데, 방음시설과 함께 나름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장비도 다른 걸 찾고 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다른 극장에는 없는 시설이다. 창작자들이 잘 사용하면 좋겠다.

이청최근에 제가 했던 공연들은 개방형 음성해설을 많이 했다. 음성해설사가 개방형으로 다 들을 수 있게 해설해서, 배우와 음성해설사가 분리되어 있지만 결국 하나인 시도였다. 누군가 이 공연을 같이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었다. 음성해설 역시 잘 되려면 공연이 다 만들어진 후반부에 런스루의 틈을 봐서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처음부터 같이 보면서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테면 연극 언어로서는 절대 틈이 생기면 안 되고 바로 붙는 장면인데, 거기에 음성해설을 넣으려다 보니 너무 축약해서 말하느라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운 정보가 나가는 경우도 있고, 너무 중요한 시각 정보라 음성해설을 안 하면 안 될 것 같지만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저는 음성해설 작가, 희곡 작가, 연출에게 제가 작성한 음성해설 대본을 보여주고 같이 봐달라고 하는 편이다.

김홍남저도 수어통역과 음성해설이 함께 있는 개방형 공연에 참여했는데, 어린이극에서는 굉장히 유용했다. 음성해설사가 구연동화를 하듯이 극 속에 잘 묻어나는 형식으로 해설을 해서 배우들과도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아이들도 극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어린이 공연에서는 폐쇄형 음성해설보다는 개방형 음성해설을 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음성해설 접근성 기획도 같이 하다 보니 다양한 작품에 다양한 기준이 생긴다. 예전에 음성해설 관련 공부를 할 때는 해설사의 음성이 중립적이어야 하고 배우의 목소리와 구분되어야 한다고 배웠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작품마다 음성해설이 극에 잘 묻어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성수초기 접근성 공연 혹은 배리어프리 공연에서는 음성해설을 먼저 시작했고 수어통역은 이후 생겼는데, 수어통역은 계속 장면화하고 퍼포먼스화하는 부분이 있고 시각적인 요소도 있다 보니 제법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음성해설에서도 여러 시도가 없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또다시 주춤한다. 게다가 음성해설이 폐쇄형과 개방형으로 나뉘잖나. 시각장애인 중에서 폐쇄형 음성해설을 선호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폐쇄형 음성해설 자체가 차별적이라고 느끼고 개방형으로 하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은 아닌 것 같다. 공연의 색깔과 분위기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는 분도 많지 않을 것 같다. 말씀하신 것처럼 음성해설은 어린이 공연뿐만 아니라 발달장애가 있는 분,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하다. 소리만 들어서는 장면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상상하다가 지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친절하고 다정한 음성해설이 개방형으로 많이 확산되기를 바란다. 반면에 어떤 시각장애인 동료는 음성해설이 있으면 쉬워져서 싫다고 한다. 음성해설이 더 잘 섞이고 작품과 일체화해서 비장애인 관객이 음성해설을 감내한다거나 양보한다는 느낌 없이 같이 즐기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

신현우약간 부끄러웠던 경험이 있다. 작년에 〈성수와 근영이의 오픈/웃픈 마이크 : 날아라 서핑보드〉라는 작품을 위해 장근영 작가가 극장에 방문했다. 극장 크기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길이를 물어보길래, 우리 극장의 프로시니엄 무대 폭은 14미터라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그러자 장근영 작가가, 자기는 미터가 어느 정도 길이인지 모르겠다는 거다. 순간 엄청나게 당황했다. 수치로 말하면 전달이 안 되는 줄 몰랐던 거다. 그래서 함께 걸으며 걸음 수로 안내했다. 이후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으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싶어 조금씩 경험을 토대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무대예술 용어집』이라는 책자가 있는데, 그걸 좀 더 확장해서 ‘장애예술인을 위한 무대예술 용어집’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를테면 미터 개념을 풀어서 설명하고, 단어를 새로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당장은 이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에 ‘모두예술극장 공간안내 VR 보기’를 만들었다. 마우스를 클릭하면 무대 치수가 나온다. 시각장애가 있거나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어떻게 풀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이청작년에 허윤경 안무가와 〈미드-필ㄷ-ㅓ: 접촉면에 한하여〉라는 무용 공연을 했다. 그 당시 무용 공연의 음성해설에 대한 고민이 엄청 많은 시기였다. 동작을 해설하는 것이 맞는지, 의도를 해설하는 것이 맞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했었다. 관객 이동형 공연이라 관객이 편안하게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볼 수 있었고, 퍼포머들이 관객 틈에 들어가서 춤을 추었다. 공연의 터치투어에 대한 고민도 있었는데, 이 공연에서는 사전에 따로 진행하지 않고 공연 중에 돌아다니면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우연히 만나는 감각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는 공연이었고, 시각장애인 관객이 걷다가 오브제에 부딪히면 그때 그것을 만지면서 터치투어를 하는 식이었다. 접근성 매니저가 위스퍼링 음성해설을 했는데, 퍼포머가 관객 가까이 와서 움직임을 하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숨소리나 운동성, 에너지나 온도, 땀 같은 것을 다 느낄 수 있었다. 방식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 시각장애인 관객도 공연 자체를 즐기는 방식이 완전히 달랐다고 하더라. 자극에 예민한 관객이 미리 공연의 자극을 경험해 보도록 연습실을 공연무대와 비슷한 환경으로 구현해 놓고서 낯선 감각을 경험해 보는 사전 워크숍도 진행했는데, 한 번의 경험으로 훨씬 자유롭게 공연장을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었다.

이성수그런 작업을 할 때 다른 비장애인 관객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이청공연 중에 시각장애인 관객에게 조명의 빛을 설명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포그가 깔려서 빛이 나가는 게 엄청 잘 보였다. 그래서 “제 손을 만져보세요” 하고 손으로 빛이 쫙 퍼지고 있다고 설명해 줬다. 그 빛에 손이 닿으면서 다른 방향으로 퍼지는 게 예뻤는데, 그 순간 다른 비장애인 관객들이 다 조명을 향해 손을 뻗기 시작하는 거다. 어린이 관객들도 빛을 찾아다녔다. 그 손에 닿아서 빛이 다른 방향으로 굴절되는 것을 모든 관객이 같이 경험하고 있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모두가 자연스럽게 빛을 만지는 그 광경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날 온 비장애인 관객은 완전히 다른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이런 선택을 하게 되는 바탕에는 안무가의 의지와 팀의 태도, 그리고 시간이 중요했다. 특히 시간을 어디에 얼마만큼 할애할 것인지 미리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작업을 하다 보면 시간이 없어서 못 한 것에 아쉬움이 항상 있었으니까. 이후 무용 작업을 한 번 더 하게 됐는데,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누군가는 시간을 더 써야 하는 사전 프로그램 방식이 아니라, 공연 중에 어떤 감각을 충만하게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폐쇄형 음성해설을 안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니까 누군가는 수신기를 껴야 하고, 일찍 와야 하고, 뭔가를 빌려야 하는 과정을 덜어내고 해볼 수 있는 것을 찾아본, 아주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이성수그렇겠다. 저는 이런 걸 ‘접근성 예술’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가 누구를 차별하거나, 혹은 반대로 역차별을 겪지 않고 같이 감상하고 즐기는 그런 풍경.

김홍남시각장애 관객과 청각장애 관객의 경우 니즈가 매우 다르다. 접근성 공연에서 개방형 음성해설과 수어통역, 자막이 동시에 들어가곤 하는데, 개방형 음성해설에 청각장애 관객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보청기나 인공와우 시술을 한 경우 작은 소리에도 기계장치에 의해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편함을 느끼는 관객은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기계장치를 제거하고 자막과 수어를 통해 작품을 보기도 한다. 개방형 음성해설이 관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좋고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수어통역사의 입장에서는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개방형 음성해설, 배우의 대사, 때로는 배우가 지문을 대사와 동일하게 발화하는 경우 각각 다른 역할을 하는 소리를 다 구분해서 수어통역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청각장애 관객도 자막에 나오지 않는 소리가 있는 것 같은데 왜 수어통역을 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반면에 시각장애 관객은 무대에서 수어통역사가 내는 소리에 반응하기도 한다. 대사나 효과음, 배경음과는 다른 어떤 소리나 움직임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게 무슨 소리인지 궁금해하고 때로는 불편한 지점이 생기기도 한다. 통합학교처럼 모든 게 통합되는 것이 접근성의 종착지인지 아니면 관객의 특성에 맞는 접근성을 나눠서 해야 할지, 나누어야 한다면 어떻게 나눠야 효과적일지, 모두가 만족할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고민스럽다.

이청최근에는 2주 공연하면 첫째 주는 수어통역 회차로 하고, 2주 차는 음성해설 회차로 하는 방식이 제일 많은 것 같다. 짧은 시간에 한 곳에 다 합치기도 사실 어렵고, 창작자 입장에서도 공연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회차를 구분하는 게 최선이라고 선택하는데, 여기서 또 딜레마가 생긴다. 예를 들면, 소식을 늦게 들어서 수어통역 회차가 끝난 후에 농인 관객이 오면 낭패를 보게 되는 거다.

더 깊은 접근성 실천을 위해

이성수요즘 장애예술인도 점점 늘고, 장애 당사자와의 작업도 많아지고 있다. 세 분도 함께 협업하고 같이 작업해 본 경험이 많으신데, 장애 당사자와 협업할 때 어떤 경험이 좀 더 필요하다고 느껴지는가.

이청모두예술극장은 오퍼레이터실에 휠체어 진입이 가능해서 진짜 좋았다. 우리나라 극장에서는 유일한 것 같다. 제가 자막 오퍼레이터를 구할 때 휠체어를 타는 동료를 섭외하고 싶었지만, 물리적인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극장 스태프도 대부분 비장애인이어서, 제가 농인이나 장애 당사자를 스태프로 함께하겠다고 하면, 해본 적이 없어 어렵겠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장애 당사자가 스태프로 들어오는 사례가 적어서, 첫 진입을 위해 계속 시도하고 문을 두드리지만 정말 쉽지 않다. 혼자 주장한다고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하려 한다.
최근에 〈인정투쟁: 예술가 편〉에서 창작진 안에 농인 당사자, 농인·청인 수어통역사, 접근성 매니저 2명을 두었고, 시각장애인 당사자도 창작진으로 들어갔다. 연습 과정을 같이 보면서 의견과 창작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그때도 접근성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수어통역사가 연습실에 상주하고, 프롬프터 모니터를 설치하고, 연출의 디렉션을 받아 적어줄 문자통역이 있고, 시각장애인 창작자에게 벌어지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접근성 매니저 한 명이 함께했다. 이런 전반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극장과 연습실 공간, 그리고 모든 환경에 걸쳐져 있는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공연 접근성 매니저로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계속 있는데, 저보다 장애 당사자가 하는 게 훨씬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장애 당사자가 단순히 접근성 모니터링을 돕는 게 아니라 아예 접근성 매니저 역할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서 최근에 개방형 음성해설이 있는 공연을 준비하며, 시각장애인 당사자를 접근성 매니저로 구성하려고 얘기 나누고 있다. 단순히 창작자 풀만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장애 당사자의 예술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게 필요하다.

이성수반갑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 의욕이 너무 넘치다 보면 때로 특정 장애가 소비되는 경우를 왕왕 목격한다. 예를 들면 음성해설 대본을 시각장애인이 쓴다고 하면, 그 자체가 매우 주목받기 쉽다. 그런데 실상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시각장애인이 시각적인 것을 볼 수 없는데 어떻게 음성해설을 진행할지 궁금해서 가봤는데, 손으로 직접 만져서 음성해설 대본을 쓰는 거다. 이것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음성해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음성해설이라고 해놓고 다른 방식으로 하니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지점을 이슈 메이킹을 위해 활용하고 홍보를 위해 소비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현우일단 무대기술 영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 전문 지식을 배워야 한다. 장애 당사자 스태프가 조명, 음향 기계를 만져보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곳은 모두예술극장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차원에서 무대기술 교육과정과 기술 스태프 육성을 위한 내부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동시에 공연장에 무대기술 전문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하게 되어 있는 것처럼, 장애인 무대예술 전문인력을 의무배치하게 하면 탄력을 받을 것 같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계속 시도해 보는 중이다. 이게 실현 가능하려면 수요도 있어야 하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지 않다.

이성수마지막으로 가벼운 질문을 해보려 한다. 그동안 진행한 작업 중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은 것도 있을 것 같다.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것만큼은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있을까?

이청지금까지 했던 모든 공연이 시간을 조금만 더 확보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늘 있다. 더 여유롭게 창작해 보면 좋겠다. 그리고 접근성 회차를 나눠 진행했던 것들은 다 전 회차로 해보고 싶다. 열심히 만들었는데 몇 번 하고 끝내는 게 너무 속상하다. 근데 생각해 보면, 접근성 공연뿐만 아니라 연극 자체가 너무 짧은 기간 안에 진행된다. 좋은 공연을 만들어 놓고는 서너 번 무대에 올리고 사라지는 일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 창작자들은 재공연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고 계속 신작을 발굴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 이런 문제도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중장기 지원이 있지만 너무 한정적이고, 작품 개발 지원이 아니다.

김홍남저는 더 많은 공연, 대중적인 공연에 접근성 작업이 진행되면 좋겠다. 농인 중에는 평생 연극을 한 번도 못 본 분이 대부분이다. 제가 경북에 특강하러 갔다가 만난 분들을 위해 1년에 한 번 서울로 공연 나들이를 기획했고, 벌써 3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그분들이 정작 제가 참여하는 창작 공연은 어려워해서 뮤지컬 〈친정엄마〉 〈빨래〉같이 인기 있는 공연을 관람하곤 한다. 그래서 인기 있고 대중적인 공연에 수어통역을 넣어달라고 요청한다. 상업 공연 제작사들은 접근성 공연을 할 의지가 없다.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대극장 공연, 대규모 공연에도 접근성 공연을 많이 올려주면 좋겠다. 그런 공연에 농인이 온다면, 저희는 충분히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 또 어린이극은 예산 생각 안 하고 무조건 접근성 제작에 참여하는데, 장애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공연이 없어서다. 접근성이 만들어지면서 처음부터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보고 싶어 하는 공연에 한 회차라도 접근성이 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방법을 함께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 영화처럼 쿼터제를 도입하는 것도 좋겠다.

신현우모두예술극장에서라면 조금은 편하게 접근성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한 작품 한 공연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공연을 많이 한다. 그래서 데이터가 좀 많이 쌓였다. 이런 데이터를 축적하는 작업은 저희가 해야 할 일 같다. 기획 파트에는 접근성 매니저가 많지만, 무대기술 쪽에는 아무도 없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접근성 무대감독’이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소수로 모집해서 운영해 보고 있는데, 장애예술과 관련된 공연이든 축제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게 하고 그 데이터를 가지고 워크숍을 했다.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해나가려 한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잘 모르겠지만, 좋은 시도인 것 같다. 향후 공연 제작 환경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의미 있는 흐름으로 발전하리라 기대한다. 또한 우리 공연장에 접근성 무대감독을 한 명 배치하는 게 목표다.

이성수다양한 현장에서 접근성을 시도하고 자기의 영역을 개척하고 확장해 가는 생생한 경험과 통찰을 나눠주셔서 감사하다. 장애예술 현장의 기반이 두터워지기 위해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되면 좋겠다.

  • 반투명 유리로 된 회의실에 테이블이 정사각형으로 배치되어 있고, 네 사람이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고 있다. 테이블에는 노트북이나 메모지가 놓여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성수 기획위원, 이청 접근성 매니저, 신현우 무대감독, 김홍남 수어통역사

김홍남

김홍남

수어통역사이자 수어번역가이며, 공인수어통역번역 회사 ‘잘함’ 대표이다. 공연, 방송, 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어통역 및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배리어프리 공연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농인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요 참여작으로 연극 〈7번 국도〉, 〈트라이브스〉,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 〈오르막길의 평화맨션〉, 〈공동창작 실패 다큐멘터리 : 생존자프로젝트는 생존할 수 있을까〉, 뮤지컬 〈뿔난오니〉 등이 있다.
jalham.hong@gmail.com

신현우

신현우

모두예술극장 무대감독. 모두예술극장에서 기획 공연·접근성 중심 작품, 프로젝트의 무대감독 및 기술감독, 무대기술 접근성 매니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장애예술인과 함께 일하며 무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수용하고, 감각적 이해 기반의 현장 운영을 지향한다. 주요 참여작으로 〈더 힐링〉, 〈크립스〉, 〈볼링의 역사〉, 〈젤리피쉬〉, 〈푸른 나비의 숲〉, 〈야호야호〉, 〈Future Wide Open LAB Showcase〉 등이 있다.
sss0907@kdac.or.kr

이청

이청

배우이고 접근성 매니저 및 접근성 기획자, 자막해설 디자이너로 공연예술 현장에 수어통역, 자막디자인·오퍼레이션, 음성해설, 터치투어, 이동지원 등 접근성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도입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연제작팀과 관객 사이의 소통 창구로 활동하며, 관객 경험과 접근성 요소를 종합적으로 설계한다. 예술과 접근성 간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창작과 교육을 기획・운영하는 플랫폼 ‘안녕’을 이끌며, 워크숍 강연 및 기업화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미드-필ㄷ-ㅓ: 접촉면에 한하여〉, 〈목련풍선〉, 〈광장시장〉, 〈엔들링스(Endlings)〉, 〈은의 혀〉, 〈인정투쟁; 예술가 편〉, 〈공동창작 실패 다큐멘터리 : 생존자프로젝트는 생존할 수 있을까〉 등의 접근성 작업에 참여했다.
waterwithblue@gmail.com

이성수

이성수

중도 저시력 시각장애인. 힘빼고컴퍼니 대표. 연극, 글, 장애인식개선,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놀이하는 사람. 2023년 배리어컨셔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 2024년 모두의 연극 〈도깨비 안마원〉 작품에서 극작, 연출, 출연했다. 〈성수와 근영이의 오픈/웃픈 마이크〉라는 제목의 토크 콘서트를 통해 예술 현장에서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있다. 2024년 배리어프리 에세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를 함께 썼다.
hansole11@naver.com

정리. 최순화 프로젝트 궁리 PD suna.choe@gmail.com
사진. 이재범 라무팜스튜디오 실장 andy45a@naver.com

2025년 9월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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