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공기가 흐르고 있죠. 시간은 계속 또
0:09 흘러가고
0:11 내가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뭔가
0:13 표현하고 싶은 거죠.
0:15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0:17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고 내 자신을
0:20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하고
0:22 있는 백주순입니다.
0:28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기
0:29 때문에 그걸 계속 했죠. 그러니까
0:31 계기가 따로 없어요. 그냥 이건 내가
0:33 할 수 있겠다. 이제 죽기 살기로 한
0:35 거죠.
0:40 저는 저 자신을 혹하게 다루거든요.
0:42 동력은 그거 같아요. 계속 생각한다는
0:45 거. 거기서 파생되는 그 무언가를
0:48 계속 찾아서 개념화를 시킨다고 해야
0:50 되나? 계속 끊임없이 생각하는 거죠.
0:55 상징으로서 보여주는 건데 사람들이
0:58 그거를 보고 내가 말하고 싶은 거를
1:00 느낄 수 있을까라는 거를 좀 생각하다
1:02 보면 결국 내 자신을 반영하는 거와
1:05 동일시되더라고요. 근데 그거를
1:07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1:08 제가 생각하는 걸 좀 구체적으로
1:10 표현하려고 좀 했던 거 같아요.
1:12 그래서 개념 하나를 만약 잡았다.
1:15 내면에 있는 것들을 어떻게 또
1:17 표현할까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고
1:19 있거든요.
1:25 무의식 안에 뭔가 내가 있는 거 같은
1:27 거예요. 뭐 불행했던 어떤 시절일
1:30 수도 있고 잊어버렸던 기억일 수도
1:32 있죠. 두렵기는 해요.
1:34 그렇지만 그게 진실일 거잖아요.
1:38 그거를 막 헤쳐 나가면서 한번 표현해
1:41 보고 싶어요. 작업으로.
1:45 바퀴벌레가 누워 있는 거예요. 순간
1:49 보니까. 바등바등 거리는데
1:52 제가 어떻게 해 줄 수가 없잖아요.
1:54 너무 무섭고. 그렇다고 뭘로 이렇게
1:56 때려서 죽일 수도 없고
1:59 그거를 좀 한참 그냥 바라봐지더라고요.
2:02 내가 바퀴벌레고 바퀴벌레가 나다
2:05 동일시 되는 느낌이 되게 많이
2:07 들었어요. 그게 혐오하고도 관련이
2:10 있을 것 같다. 최근 작품은
2:12 거기서부터 시작된 거 같아요.
2:27 지금이 시작인 거 같아요. 어, 해야
2:30 될게 무궁무진한 거 같은데 그럼 한
2:33 앞으로 10년 정도는 진짜 밤 세면서
2:37 작업을 해도 모자랄 것 같아요. 그때
2:38 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2:42 지금부터 시작이고 앞으로 계속 해야
2:44 나가야 될 거 같아요.
‘미의 역정(美의 驛程)’은, 제주 장애예술의 과거와 미래를 예술적 시선으로 조명합니다. 제주 장애미술 1세대 예술가들이 품어온 열망과, 그 열망을 실현해온 세월의 흔적 곧 ‘미의 역정(美의 驛程)’을 따라갑니다. 우리는 이제 장애와 예술을 복지적 틀이나 시혜의 관점이 아닌, 온전한 예술의 가치로 바라보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장애예술계에서 오래도록 요청되어온 것이지만, 고정관념과 익숙한 틀을 깨는 일은 여전히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전시는 바로 그 벽을 넘어, 장애예술과 이를 향유하는 문화를 새롭게 열어가고자 하는 단단한 의지입니다.
작가들의 삶과 예술이 맞닿는 순간의 깊은 울림이 관람객 한 분 한 분께 조용히 스며들어, 또 다른 ‘역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초청 작가 고운산 . 곽상필 . 문정호 . 백주순 . 성정자 . 좌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