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처음에 탁 북끝으로
0:05 시작을 할 때 그 느낌은 찰라
0:08 속에서도 와 닿는게 있죠.
0:12 그냥 좋아요.
0:15 그냥 좋습니다. 제 이름은
0:17 성정자고요. 제주도에서 글을 쓰고
0:20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0:24 제가 어릴 적에 그 아는 지인의 집에
0:26 갔는데 한 액자 속에 글씨가 그냥
0:30 살아 움직이는듯한 그런 느낌을 확
0:33 받아 가지고 나도 저런 글씨를 써
0:35 봐야겠다라는 생각은 어릴 적부터 하긴
0:38 했었어요. 아프게 되면서 그게 더
0:41 와 닿아 가지고 시작을 해서 하다 보니까
0:44 또 이제 그만둘 수가 없는 거죠.
1:03 제가 뭘 지향하거나 그런 적은
1:05 없어요. 사실 이렇게 작품을 쓰다
1:08 보면 거기에 몰두하죠. 잘 나올
1:10 때가 있고 그러다가 사심이 들면
1:13 작품이 안 나오고 온전한 이게 내가
1:17 거기에 다 들어가 있는 거죠.
1:24 사실 장애가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
1:27 장애를 더 우리가 인식하게 만드는 게
1:30 사회라. 장애인이 뭐 글을 썼다
1:33 그림을 그렸다면 꼭 사람들은 그 작품
1:36 안에 그런게 드러나 보일 거라고
1:38 생각을 해요. 근데 그런 인식을 갖지
1:40 말고 정말 작품으로서 봐줄 수
1:42 있었으면 합니다.
1:47 참 요즘 붓한테 너무 감사합니다.
1:51 사실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가는 건데
1:54 이런 시간을 내가 헛되이 보내지 않게
1:57 해주고 더디더디 가게 만들어 준 내
2:01 마음도 여유 있게 만들어줬어. 고마운
2:04 일이죠.
2:06 부족한 점들이 참 많다는 걸 많이
2:08 느꼈거든요. 사실 도전하게 되면 이제
2:12 용기가 필요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뭐
2:15 이렇게 서울로 갈 때 중요한 직책을
2:17 맡았을 때 아 나 막 버겁고 이런 거
2:20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렇지만 내가
2:22 이렇게 이루고 나면 다른 장애인들도
2:26 그런 기회가 올 것이다라는 그런
2:28 생각에서 도전을 많이 했습니다.
2:31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기만 하면
2:33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2:38 작업하는 그 자체도 즐거운 일이고
2:40 하니까 내 작품 속에서 즐거움을 막
2:43 주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런 즐거움
2:45 같은 게 느껴졌으면
2:47 여유 속에 즐거움
‘미의 역정(美의 驛程)’은, 제주 장애예술의 과거와 미래를 예술적 시선으로 조명합니다. 제주 장애미술 1세대 예술가들이 품어온 열망과, 그 열망을 실현해온 세월의 흔적 곧 ‘미의 역정(美의 驛程)’을 따라갑니다. 우리는 이제 장애와 예술을 복지적 틀이나 시혜의 관점이 아닌, 온전한 예술의 가치로 바라보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장애예술계에서 오래도록 요청되어온 것이지만, 고정관념과 익숙한 틀을 깨는 일은 여전히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전시는 바로 그 벽을 넘어, 장애예술과 이를 향유하는 문화를 새롭게 열어가고자 하는 단단한 의지입니다.
작가들의 삶과 예술이 맞닿는 순간의 깊은 울림이 관람객 한 분 한 분께 조용히 스며들어, 또 다른 ‘역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초청 작가 고운산 . 곽상필 . 문정호 . 백주순 . 성정자 . 좌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