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디아 소리미술관입니다.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렸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봄이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겨운에 얼어붙었던 공기 대신
따뜻한 햇살과 잘 어울리는 전시를
준비했어요. 국립 중앙 방문에서 열린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입니다.
이번 전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로버트 리먼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금융가였던 로버트 리번이
수집한 작품들로 19세기 후반
인상주의부터 20세기 초 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총 81점의 프랑스 회화를
만나 볼 수 있어요. 인상주의하면
보통 화려하고 따뜻한 색채를 먼저
떠올리게 되죠. 하지만 오늘은 색보다
화면 위에 머무는 빛의 촉감에 조금
더 집중해 보려 합니다.
저와 함께 전시장 안으로 천천히
걸어가 보실까요?
첫 번째 작품은 빛을 수집한 작가
피에르 오기스트코의 보험입니다. 깊은
숲속 따뜻한 햇살 아래 고대 신화속
주인공 같은 젊은 연인이 서로를
다정하게 끌어앉고 그를 타고
있습니다. 가로 127cm,
세로 약 213cm로
성인 여성이 팔을 위로 번쩍 들어도
닿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큰
사이즈입니다.
그림 앞에 서면 거대한 크기뿐만
아니라 두 사람을 감싸는 강한 빛
덕분에 압도적인 분위기를 줍니다.
그림의 상단, 긴해줄이 보입니다.
나무까지는 보이지 않지만 오른쪽에
자리한 큰 나무 덕분에 그네가 나무에
고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새끼 줄을 엮고 만든 근네 줄은
오른쪽보다 왼쪽이 그리고 위로 갈수록
밝게 칠해져 있습니다. 덕분에 왼쪽
구석에서부터 빛이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뭇잎 사이를 뚫고
들어온 빛이 연인의 등과 등 위로
떨어집니다. 그림의 중앙 왼쪽에
자리한 남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눈동자가 보이지 않지만 갈색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꽃끝이 곁에 있는
여자의 눈을 향한 것을 보면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을 눈에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른쪽에 앉아 있는 금발의
여자는 남자의 목에 양파을 두루고
있습니다. 그녀 역시 고개를 살짝
돌려 남자와 눈을 마주치려 하고
있어요. 복숭아빛으로 물든 볼가 이소
짓고 있는 입꼬리를 보면 그녀가
얼마나 행복한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핀 조명을 받은 것처럼
정수리에서부터 떨어지는 강한 빛
덕분에 그녀의 배곡 같은 피부를
감싸는 하얀 천이 윤술처럼 빛을
먹음고 있습니다. 옷감의 결이 너무나
섬세해서 마치 손을 뻗으면 보드라운
촉감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것만
같습니다.
그림의 가장 아래 어두운 초록색의
풀들과 진한 고동색으로 칠해진 이끼
나무동이 보입니다. 축축하고 거친
질감이 바로 위에 자리한 연인의
뽀얗고 생동감 넘치는 발과
대비되네요.
작품은 빛의 심도를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아래로 갈수록 어두운
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늘진 틈 사이로 밝은
새어들고 치은 위로는 작은 데이지꽃이
다정이 피어 있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라이몬도 마드라소 이가의 감염
무도의 참가자들입니다.
방금 보신 작품처럼 한쌍의 남녀를
그렸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봄이 숲속에 동화적 사랑을
표현했다면이
작품은 도심에 화려하고 강렬한 사랑을
그려냈습니다.
작품의 크기는 가로 약 64cm,
세로 101cm로,
성인 여성의 어깨에서 무릎이까지의
크기입니다. 캔버스의 한 가운데에
작은 원형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이
이 그림속 남녀는 서로의 눈을 직접
마주치고 있지는 않지만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상체를 서로에게 기울인
채 아주 가까이 앉아 있어요.
시선보다 몸의 방향이 관계에 친밀함을
말해 주는 장면입니다.
먼저 왼쪽에 앉아 있는 인무를
살펴볼까요? 여자는 밝은 크림색 천
위에 분홍빛 겉감을 덧된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드레스 위에는 작은
방울 장식들이 달려 있는데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손을 뻗으면 말랑말랑한
촉감이 느껴질 것만 같아요. 섬세한
부터치로 완성된 피부는 빛을 먹으면
든든 맥근에 마치 사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검은색 안대를 착용한 채
미소짓고 있는 그녀의 고개는 살짝
오른쪽으로 기울어 있어 남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오른쪽에 남자는 붉은색과
흰색이 섞인 화려한 광대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개를 길게 빼
여자의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대고
속삭이듯 말을 건네고 있어요. 모자에
달린 풍성한 빨간 깃털은 거칠고
역동적인 붓터츠로 표현되어 금방이라도
흔들릴 것처럼 생생합니다.
테이블 위에는 아주 작은 술장과 은제
그릇이 놓여 있습니다. 테이블 아래
바닥에는 부트잭이 하나 보이는데
부트잭은 구두를 벗을 때 사용하는
도구예요. 옆으로 쓰러진 부트색
하나만으로도 격식과 예의가 지켜져야
할 무도회장에서 두 사람이 얼마나
들뜬 분위기에 빠져 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두 사람의 등 뒤로는 민트색
격자무늬 담장이 높이서 있습니다.
담장 앞에는 짙은 초로 깊사기 위로
빨강과 하향 분홍 하늘색의 장민
엉쿨이 드리워져 있어요. 그 모습은
마치 화려한 무도회장 한켠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정원에 들어온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들은 지금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이번에는 피사체를
조금 더 가까이 담아낸 작품을
살펴볼까요?
메리카사트의 소녀의 초상입니다.
메리카사트는
캔버스 위에 당시 브루즈와 여성들의
다양한 삶과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낸
화가입니다. 도시를 벗어나 여가
시간을 보내는 소녀가 주인공인이
작품은 가로 약 60cm,
세로 74cm로
성인 여성의 상반신과 비슷한
크기예요.
그림 앞에 서면 맑고 투명한 눈동자를
가진 한 소녀와 마치 무릎을 맞대고
앉아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림의 중앙에는
일곱살쯤으로 보이는 어린 소녀의
상반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소녀의 얼굴은 어딘가 무표정해
보입니다. 낯선 화가 앞에 앉아
모델이 된 상황이 조금 긴장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이 이 작품은 측면에서
그려졌기 때문에 소녀의 고개는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 있습니다.
둥글게 살이 오른 얼굴과 유리알처럼
맑은 하늘색 눈동자,
그리고 발그레한 뺨 위로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습니다.
꼭 담은 입술 사이에는 길고 가는
초록색 선이 보이는데 아마도 소녀가
손에 쥐고 놀던 플립
소녀는 검은 리본 장식이 달린
와플처럼 결이 살아 있는 밀집 모자를
쓰고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프릴 장식이 목을 감싸는 원피스의
주름은 딸기 우유빛 분홍색과 하얀
크림색을 섞어 색의 농도를 달리하며
표현되었습니다.
덕분에 부드러운 곡선 위로 빛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듯 보입니다.
어깨부터 팔목까지 부분적으로 덧칠된
표현을 보면 소매는 아마도 검은
레이스 소재일 것이라 짐작하게
됩니다. 캔버스를 가득 채운 소녀의
상반신 뒤로는 넓은 초록빛 초원이
펼쳐집니다.
풀의 질감이 세밀하게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중간중간 짙은 초록색을 더해
풀의 경계와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했어요. 그림의 오른쪽 초원 사이로는
소녀가 방금 걸어왔을 것만 같은 작은
오솔길도 살짝 모습을 드러냅니다.
메리카사트뿐만 아니라 많은 화가들이
도시 바깥의 공간과 취미에
주목했습니다.
산업화를 통해 일터와 가정이 분리되고
그에 따라 자리한 새로운 일상의
풍경을 캠버스에 담아냈죠. 19세기
이후 경마는 프랑스 시민들의 대표적인
여가 활동이자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았고 자연스럽게 여러 화가들의
주요 작품 속에 등장하게 됩니다.
함께 살펴볼 마지막 작품 키스반
동개의 경마장에서는 가로 약 65cm
세로 54cm 사이즈로 팔꿈치에서
손끝까지와 비슷한 사이즈입니다.
지금까지 보셨던 그림들이 파스텔의
따뜻한 빛을 표현했다면 이번 작품은
연두색, 주황색, 파란색의 쨍한
색감으로 시끌벅적한 축제의 빛을
담아냈습니다. 그림 중앙에는네 마리의
말을 타고 경기장을 가로지르는
기수들이 보입니다. 맨앞프의
말은색으로 칠해져 가장 눈에 뛰어요.
뒤따라는 세 마리의 말은 모두
갈색터를 가졌지만 각각 밝고 어둡게
칠했고 전부 얼굴 각도가 달라
행진하는 말을 생분감이 느껴집니다.
말 아래는 캔버스의 하단을 가득 채운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원금법을
이용하여 표현한 뒷모습에는 세로로 긴
모자를 쓴 신사들과 넓은 챙의 모자를
쓴 수많은 여인들이 등장해요.
분홍색과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주황색처럼 화려한 색의 옷들이
어우러지며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듭니다. 안쪽에는 살색과 하얀색
점으로 얼굴을 표현해 당시 경마가
얼마나 큰 인기를 누렸는지 실감하게
하죠. 그림 상단 양 구석에는 큰
나무 두구루가서 있습니다. 캔버스
위로 붓을 톡톡 터치하며 짙은
초록색과 녹색으로 이루어진 무성한
입들은 거대한 초록색의 버섯 같기도
해요. 그리고 그림을 가장 아래에는
한쌍의 연인이 손을 잡고 걷고
있습니다. 레몬색 바탕에 갈색
체크무늬 슈트를 입은 남자와 하얀천
위에 빨간 꽃이 수노인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에요. 그들 앞에는 하얀
강아지와 검은 강아지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말려
올라간 꼬리에서 강아지들이 얼마나
신나게 뛰놀고 있는지 느껴져요.
강렬한 오차림 덕분에 한 장의
패션부를 보고 있는듯한 인상도
남깁니다.
투명하게 비치는 하얀빛을 시작으로
강렬하게 내리죄는 오렌지 빛까지
수많은 빛의 조각들을 여행한 이번
전시 어떠셨나요? 인상주인은 일상의
풍경을 밝은 색채와 독특한 분놀림으로
담아내며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냈지만
처음에는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인상파작가들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보고 느낀 세계를 묵묵히
그려나갔죠.
그들의 선택은 결국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남들이 틀렸다고 말할 때 내가 보는
세상은 이렇다고 말하듯 붓을 움직이며
빛을 수집했던 작가들. 그들에게 빛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그들이 포착한 포근한 빛과 야수파가
터뜨린 과감한 색채들은 단순한 풍경
묘사가 아닌 세상을 향한 뜨거운
목소리였습니다.
마음의 목소리를 담은 3월의 햇살이
여러분께도 따스하게 닿길 바라며
지금까지 그래. 전초롱 목소리에
한동주 육해진 강주빈
최현정이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ㅣ배리어프리 전시 해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설했습니다. 눈을 감고 여러분만의 작품을 그려보세요. 화면 구성 및 자막은 저시력장애인을 위해 크고 밝게 구성했습니다.
•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 글: 전초롱
• 목소리: 한동주, 육혜진, 강주빈, 최현정
• 다른 작품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