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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장애 커뮤니티 무용과 올림피아스 숲의 가장자리에서 행성으로

  • 페트라 커퍼스 커뮤니티 퍼포먼스 예술가
  • 등록일 2025-11-19
  • 조회수 20

트렌드

프로젝트의 기원

올림피아스 장애문화 프로젝트(The Olimpias Disability Culture Projects)는 1996년 정신적 차이를 지닌 사람들이 모인 한 집단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독일에서 태어나 20대에 영국으로 이주했는데, 당시 웨일스에 살고 있었고, 이 집단 사람들과 나는 지역사회 기반의 접근 가능한 무용 교육을 통해 대중에게 장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기 위해 모였다. 이 활동은 우리 자신과 사회 모두를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함께 실험적인 장애 퍼포먼스 작업을 하기로 했다. 작업은 대부분 극장이나 예술 공간이 아닌, 일상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우리 중 대다수가 예술 공간에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휠체어나 스쿠터를 사용했는데, 당시 대부분의 예술 공간에는 휠체어 출입이 불가능했다. 다른 이유로도 우리는 전통적인 문화 환경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우리 중에는 시설에 감금된 경험이 있는 사람, 장기간 체내에 약물을 주입 당한 사람, 그리고 우리가 가진 ‘장애’라는 특성 때문만이 아니라 제도적 시스템에 의해 자아와 감각이 크게 손상된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이런 몸의 경험을 바탕으로 춤의 행동을 기록한 영상 설치 작업을 시작하고, 그 안에서 관객이 명상적 상태를 함께 경험하게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이 우리를 개입(intervention)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생산자이자 풍요로운 움직임과 명상적 상태를 만들어 내는 존재로 보게끔 했다. 그리고 삶의 분주함과 피로에 개입하고 안식처(sanctuary)를 제공하고자 했다. “이리 와서 함께 있어 주세요. 우리의 숨을 지켜보고, 우리와 함께 천천히, 감각적으로 움직여 주세요. 우리의,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세요.”

핵심 실천: 경계의 공간과 작은 움직임

올림피아스의 많은 작업은 이런 순간에서 출발한다. 버스에서 내려 거리나 주차장을 지나 숲 가장자리의 나무로 걸어 들어가는 그 순간 말이다. 주차장과 나무 사이는 바로 ‘경계의 공간(edge space)’이다. 일상적인 공간 안에 있지만, 동시에 비범하고 야생적인 비일상의 세계로 진입하는 포털과도 같은 경계의 공간이다. 나는 이러한 경계의 감각이야말로 명상적 커뮤니티 무용이 도달할 수 있는 핵심 지점이라고 믿는다.

대부분의 올림피아스 참여자는 주차장과 콘크리트 경계 너머 첫 번째 나무에 도달하는 게 전부이다. 왜냐하면 휠체어 이용자가 접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밖에 오래 머물 수 없거나, 체력이 떨어지거나, 방향 감각을 잃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작업은 이런 자연과의 미시적 교류(micro-engagement)에 주목한다. 숲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 나무를 만지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탐구한다. 서로가 나무를 만질 수 있도록 돕자. 서로가 다른 에너지의 파동과 접촉하며 시간과 공간을 다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 장애문화 공동체 안에서 상호 의존적 지지를 경험하자. 서로를 도와 나무에 닿을 수 있게, 풀밭에 누울 수 있게 하자.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를 안심시키며, 각자 다른 장애 속에서도 자신만의 우아함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자. 나의 영상 작업은 바로 이러한 작은 움직임을 포착하고 그것을 찬미한다. 이 춤들은 숨 쉬며 움직이는 우리의 몸이 공간을 의식적으로 점유하는 순간 그 안에서 드러나는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러한 초기 웨일스 시절의 실험 이후, 나는 영상, 설치, 참여형 퍼포먼스, 그리고 최근 몇 년간에는 가상현실을 활용해 왔다. 이 매체들은 모두 섬세한 소규모 장애문화의 움직임이 머무를 수 있는 ‘가장자리’의 공간 속 흔적을 담아내는 통로가 된다.

핵심 실천: 열린 공간에서의 유혹을 통한 무용 교육 원리

내가 처음 미국으로 이주해 작은 해안이 있는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 주에 살던 시기에, 올림피아스는 주립공원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우리는 이동, 식사, 편안한 환경 등 장애 중심적 무용 교육에서 필수적인 인프라 요소를 지원하며 서로 도왔다. 그리고 지역 공원과 주로 대서양에 접한 해변에서 시간을 보냈다. 우리 상처 안이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며, 현지 양봉업자에게 받은 밀랍으로 그것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조각을 만들었다. 그것은 우리 몸이 스스로 치유하고 더욱 단단하게 하는 성장의 흔적이었다. 그다음, 우리는 해변으로 나가 춤을 추었다. 우리의 상처 조형물을 바다 위에 띄우거나 모래 위에 놓고는 우리의 몸-정신-영혼(bodymindspirit)의 치유와 변형의 능력, 그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기렸다.

우리가 작업한 장소가 지역 자연공원과 같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었기에 사람들은 우리의 놀이와 교감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우리가 해변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고 함께 참여하고 싶어 했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유혹(seduction)’의 한 형태이다. 장애인을 전염되기 쉬운 존재, 낙인찍힌 존재, 수치스러운 존재로 보는 대신 놀이 행위를 즐길 줄 아는 존재, 서로 집중하고 공동체로 연결되는 존재, 예술을 창조하는 존재로 보게 만들었다. 유혹은 올림피아스의 핵심 원리 중 하나다. 유혹은 장애를 낙인과 비극의 대상으로부터 해방시켜,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며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것으로 재평가하게 한다. 즉, 장애가 그 자체의 문화적 표현을 형성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해변에서의 활동은 유혹을 통해 사람을 초대하는 방법이었다. 장애의 차이를 향한 유혹, 야외 공간에서 이 세계의 시민으로서 함께 존재하도록 초대한다.

터틀 디스코: 지역에 뿌리내리기

현재 대부분의 커뮤니티 무용 작업은 터틀 디스코(Turtle Disco)에서 이루어진다. 터틀 디스코는 지속가능성과 환경에 대한 사유에서 비롯된 지역 커뮤니티 예술 스튜디오이다. 나와 시인이자 무용가, 정신건강 활동가인 나의 아내 스테파니 하이트(Stephanie Heit)는 세계 곳곳을 이동하며 활동하기보다는 집이라는 공간을 만들고 집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의 거실은 공공의 공간이자 이웃의 사회적 공간의 일부가 되었다. 이곳은 신체적 글쓰기와 움직임의 공간이다. 서로의 예술적 움직임을 목격하러 오는 장소라는 뜻이다. 공동체적 창작 시 세션에서 함께 글을 쓰고, 몸-정신-영혼을 풍부하고 창조적인 감각의 장으로 경험한다. 그리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창의성을 표현으로 전환할 수 있는 통로로 재평가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는 ‘거북이 껍질(turtle shell)’에서 착안한 이름의 줌셸(Zoomshell)을 만들어 물리적 장소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확장할 수 있었다. 지금도 올림피아스의 이동형 작업과 더불어 진행되고 있다.

스타십 소마틱스: 행성들 사이에서 춤추기

터틀 디스코 줌셸의 확장으로 뉴욕에 기반을 둔 현대무용단체 무브먼트 리서치(Movement Research)와 협력하여 매주 스타십 소마틱스(Starship Somatics) 수업을 진행한다. 이 수업은 올해 6년째이고 장애문화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와 은은하게 공간을 채우는 앰비언트 음악에 이끌려 별 사이로 비행하고, 지구 속으로 깊이 잠수한다. 이러한 꿈의 여정 혹은 무용은 움직임이 많든 적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줌 화면 속 참가자의 절반은 소파나 침대 위에 가만히 누워,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깊은 명상 상태에서 꿈의 움직임에 몰입한다. 나머지 절반의 화면에는 팔과 다리를 활짝 펴고 공간 속으로 손을 뻗으며 내가 들려주는 꿈의 내레이션을 실제 신체 움직임의 자극으로 삼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정적인 움직임과 격렬한 움직임 모두 환영받는다.

나는 즉흥 움직임 내레이션을 구성할 때, 다양한 몸-정신-영혼이 접근할 수 있도록 급진적 접근성(radical accessibility)을 지향한다. 특정한 팔이나 다리, 구체적인 움직임 패턴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시각, 촉각, 후각, 청각 중 어느 하나의 감각만을 우위에 두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임 지침(movement scores)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현대 장애문화 무용 교육이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며, 장애를 부정적인 것 또는, 숨겨야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장애는 세상을 감지하는 또 다른 형태의 감수성(sensitivity)이 된다. 섬세하게 조율된 감각은 머나먼 행성 위에서 아름다운 외계 존재들과 함께 별들 사이에서 디스코를 추는 새로운 춤으로 이어진다.

  • 녹색의 아킬라(Akhila in Green)
    시각장애 인도 무용가 아킬라 비말(Akhila Vimal)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헌팅턴 가든에서 식물과 교감하며 즉흥 무용을 펼치고 있다. 페트라 커퍼스의 가상현실 설치 작업 〈장애의 미래 심기(Planting Disabled Futures)〉 일부로, 메타퀘스트(MetaQuest)에서 공개 예정 (사진. 페트라 커퍼스)

  • 크립 드리프트 퍼포먼스 명상(Crip Drift Performance Meditation)
    2023년 베네치아 국제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의 일부로 진행되었다. 페트라 커퍼스가 스쿠터에 앉아 참가자들에게 베네치아 라군의 바닥으로 향하는 꿈의 여정을 안내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검은 스카프 위에 올린 소금 결정체를 손에 쥐고 있는데, 관객에게 이것을 나누는 것이 ‘Crip Drift’ 의식의 일부이다. (사진. 에드워드 스미스)

  • 페트라 커퍼스, 지구에서의 크립 드리프트(Terrestrial Crip Drift)
    뉴욕 루스벨트 아일랜드의 가로수 사이 인도에서 세 명의 장애무용가가 서로 손을 맞잡은 채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연결된 작은 손의 춤을 추고 있다. (사진. 킴 맥대니얼)

  • 디트로이트 크립 드리프트 이후
    미시간 디트로이트의 한 건물 안에서 페트라 커퍼스와 함께 즉흥적인 꿈의 여정을 마친 참가자들과 함께 (사진. 커뮤니티 참가자 제공)

페트라 커퍼스 Petra Kuppers

페트라 커퍼스 Petra Kuppers

독일 출신 장애문화 운동가이자 커뮤니티 퍼포먼스 예술가, 휠체어 무용가, 시인. 현재 미국에 거주한다. 장애문화 방법론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소마틱스, 퍼포먼스, 미디어, 사변적 글쓰기 등을 통해 관객이 보다 사회적으로 정의롭고 즐거운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경험하도록 이끈다. 2022년 Dance/USA 펠로, 2023년 구겐하임 펠로로 선정되었으며, 2024년에는 미국 고등교육연극협회로부터 선구자상(Visionary Trailblazer Award)을 수상했다. 현재 미시간대학교 공연학 및 장애문화학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는 저스트 테크 펠로(2024년~2026년)로서 〈장애의 미래 심기(Planting Disabled Futures)〉라는 가상현실 및 커뮤니티 퍼포먼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페트라 커퍼스 홈페이지 petrakuppers.com

사진 제공. 페트라 커퍼스, 아폴린 기예로-말릭(필자 프로필)
번역. 김다빈 번역가 beyondlisaa@gmail.com

2025년 11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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