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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가 만든 협력의 과정 모두 함께 참여하고 서로 같이 즐기는

  • 이승철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추진위원장
  • 등록일 2025-11-19
  • 조회수 43

이슈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는 2023년 ‘완주장애인문화예술축제 서로’로 시작하여 2024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고 올해 11월 세 번째 축제를 개최했다. 복합문화지구 누에를 거점으로 장애인 지원 기관·시설·단체와 장애·비장애 예술인이 함께하며 공연, 전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수어통역, 음성안내, 쉬운내용, 큰글씨 안내문 등 다양한 접근성도 마련했다. 추진위원회와 기획단이 초기 기획 단계부터 전 과정에 참여하여 ‘모두가 함께’ 축제를 만드는 협력의 과정을 들어본다.

2023년 완주문화재단과의 만남이 시작됐다. 발달장애인의 문화예술활동이 보이고 들리길 원하는 목소리가 우리에게 들려온다.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다. 사회복지사로 20여 년을 장애인의 삶에 함께해왔다. 2005년 초년생 사회복지사였던 나와 장애인들과의 첫 만남을 떠올린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작고 여린 아이에서 어느덧 훌쩍 자라 성인이 된 이들 이야기로 시작해야 내 삶에서의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만났을 때 이들은 피아노, 풍물, 미술 등 다양한 배움을 시작하고 있었는데, 우왕좌왕 좌충우돌 나름의 어렵고 고단한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20여 년이 지나 이제 멋진 열매를 맺고 있다. 풍물단은 임실필봉농악을 계속 배워 다수의 대회에서 다양한 성취를 이루고 있다. 무대 위에 선 이들의 모습은 즐거움과 기쁨으로 가득하다. 볼을 타고 쉼 없이 흘러내리는 뜨거운 땀방울이 그 즐거움의 증거이다. 피아노를 배우던 아이는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교육을 받고 역량을 키워 이제는 장애인합창단의 반주자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며 자신의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어떤 이는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작가로서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복지시설의 이야기이다. 다른 장애예술인 역시 이러한 일련의 경험과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오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어왔을 것이다.

완주문화재단과 함께 열어온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는 그 과정과 열매를 함께 보고 공유하고자 시작한 자리이다. 처음 이야기를 시작할 때 우리는 축제를 이렇게 정의했다. 장애의 정도, 영역 등 어떠한 것도 관계없이 마음껏 우리의 문화예술 활동을 이야기하고 보여주고 들려줄 수 있는 자리라고. 우리는 그런 무대를 여는 것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모으고, 작더라고 충분히 우리의 놀 자리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렇게 축제는 시작되었다. 모두가 참 재미나고 행복했다. 알콩달콩 재미있는 문화예술의 흔적이 무대에서, 전시 작품에서, 그리고 영상을 통해 드러났다. 축제에 참여한 모두가 촉촉하게 젖어드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첫 축제는 마무리되었다.

이듬해 2024년, 두 번째 축제를 생각하며 우리는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되었다.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했던 이들의 놀 자리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에서 나아가, 비장애예술인과의 소통을 통한 문화예술 교류를 생각했다. 그리고 장애예술인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이기로 했다. 많은 시간 많은 모임을 가지며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축제에 여러 가지 모양으로 그 색깔을 입혀보기로 했다. 여러 차례의 모임을 통해 축제의 흐름을 계획하고, 개막 퍼포먼스를 당사자들의 이야기로 꾸몄다. 이들이 생각하는 장애의 벽을 글로 쓰고 벽을 세웠다. 그리고 권투글러브를 낀 당사자가 그 벽을 박살 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우리 모두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 시간이었다. 첫 번째 축제 때보다 더 다양한 장애예술인의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었다. 비장애예술인들과 함께하는 무대도 구성했는데, 모두가 함께 벽을 허물고 즐기는 멋진 시간이었다. 그렇게 두 번째 축제는 또 다른 깊은 의미를 담은 멋지고 행복한 축제로 진한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2025년에는 여러 상황으로 한참 뒤에야 세 번째 축제를 위해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댔다. 이번 축제는 참여하는 장애 당사자들이 전적으로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축제였으면 좋겠다는 난감하고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되었다. 그 취지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알기에 더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먼저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앞서 두 번의 축제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올해도 참여를 원하는 기관과 단체 위주로 꾸려졌다. 추진위원회에서는 축제의 큰 흐름을 이야기하고 나누기로 했다. 그리고 기획단을 꾸렸다. 기획단에는 장애예술인, 사회복지사 등이 모였고, 구체적이고 세세한 부분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 나는 두 번의 축제를 함께했고 축제에 참여하는 장애예술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아름다운’ 이유로, 덜컥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인정할 만큼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 열심히 하라는 의미였을지도 모른다. 참으로 난감했다. 문화예술을 알지 못하는 내가 축제 추진위원장이라니. 그렇게 추진위원회와 기획단이 꾸려졌고, 촉박한 시간 안에서 세 번째 축제를 만들어야 했기에 우리는 열심히 모여 이야기했고, 하나하나 퍼즐을 완성해 갔다.

세 번째 축제는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였다. 장애예술인의 참여와 더불어 비장애예술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더 풍성한 문화예술 활동 과정과 열매가 무대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 무대와 객석의 안전 및 편의에도 더 집중했다. 볼거리가 있고 즐길 거리가 있는 축제라는 점에도 무게를 두었다. 이전 축제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던 전시 작품의 소개글과 수어 영상을 제작해 큐알코드를 통해 볼 수 있게 했다.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과정을 담은 영상도 제작해서 상영했다. 모두가 즐기는 축제였기에 함께할 관객도 필요했는데, 축제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관의 협조가 큰 힘이 되었다. 그들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다양한 관객이 참여할 수 있었다. 완주문화재단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효과를 배가시켰다. 완주문화재단에서는 어떠한 사항이 결정되면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쉼 없이 노력하며 그 과정을 만들어갔다. 정말 든든했다. 아울러 숨은 조력자들의 노고도 만만치 않았다. 축제 진행을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애써준 이들의 땀방울이 있었기에 올해 축제도 성공적으로 막을 올릴 수 있었다. 일일이 거론할 순 없지만, 귀한 애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5년 11월 4일 개막식과 공연을 마쳤고, 이제 11월 16일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장애가족을 둔 비장애 형제들의 이야기로 토크콘서트도 준비되어 있다. 이번 축제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날, 축제를 준비한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볼까 생각해본다. 뭉클한 뭔가로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지 않을까. 모두가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준비한 잔치이기에 모두 같은 마음일 거다. 축제는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지만, 어느새 우리는 ‘네 번째 축제는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있다. 아마 축제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점점 커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가 고유한 완주만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길 소망해 본다. 축제를 통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고, 나아가 장애·비장애를 전혀 구분할 필요 없는, 모두가 여느 사람이 되는 시간이 오길 소망한다. 그 역할을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가 할 수 있기를, 지금까지처럼 우리 모두 함께할 것이기에 가능하리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26년, 네 번째 축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기대와 설렘으로 그 시작을 기대해 본다. 우리만의 축제가 아닌 모두의 축제가 되어갈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이기에!

  • 야외무대 중앙에 놓인 큰북 앞에서 연주자가 양손에 북채를 들고 관객을 향해 서 있고, 관객들이 무대의 연주자를 바라보며 양손에 북채를 들고 신나 한다. 무대 백드롭에는 ‘2025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경계를 넘다’라고 쓰여 있다.
  • 무대와 객석에 트러스를 세워 그늘을 만든 야외마당.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석 바로 앞에서 설장구를 북을 치며 공연하고 있다. 객석 한쪽에는 휠체어석 표식이 바닥에 넓게 깔려 있다.

2025 완주무장애예술축제 공연

  • 전시장 흰 벽에 여러 그림이 걸려 있고, 중·장년층의 여성 작가 7명이 벤치 주변에서 함께 전시 작품을 보거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참여 작가들

  • 네 명의 패널이 카페형 공간에서 관객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 행사 배너가 세워져 있다.

    토크 콘서트

[관련 링크]

이승철

이승철

예수재활원 원장. ㅅㄹㅁㅏ, 이 자음과 모음으로 ‘삶’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다. 모음을 한 차례 더 사용하면 ‘사람’이 된다. 복지시설에 거주하는 장애가 있는 ‘사람의 삶’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사이다. 내가 내 삶의 주인 되어 살아가고 있듯, 이들도 이들이 삶의 주인 되어 살아가도록 지지하고 돕는 역할을 한다. 문화예술활동을 하며 삶을 살아내고, 그 삶이 행복하다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더 행복하게 결정하고 살아내도록 지지하고 돕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내가 결정한 내 행복한 삶을 살아내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023년 시작부터 매년 완주무장애예술축제에 함께하고 있고, 2025년에는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rangnim@naver.com

사진 제공. (재)완주문화재단(2025 완주무장애예술축제)

2025년 11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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