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수박
[음악]
파란 몸에 빨간 정렬을 감춘 수바가
너의 몸을 산산히 부수워서
[음악]
여름에
타는 갈증을 시원하게
뜨거운 여름에 타는듯한 갈증을 씻어
주는구나.
나에게도
그런 꿈이 있단다.
하연 많은이 몸뚱아리 속에
빨간 정렬을 꺼내어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목마음을 해결해 주고
나를
빨갛게 태워서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꿈.
오늘도
[음악]
수박 속같이 붉은 꿈을 꾼다.
[음악]
오뚜기
오뚜기
[음악]
사람은 누구나이
세상 상에 태어나면
축복의 언어로 환영을 받는다.
귀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기쁘게
해다오.
[음악]
우리 부모님은
내가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음악]
제발
숨을 쉬어라.
충분히 할 수 있다.
일어나 걸어보거라.
그 누구도 넘어질 요량으로 걷지는
않는데
[박수]
나는 수없이 넘어지면서
걸음을 떼기 위해 몸부림쳤다.
[음악]
그래야
부모님에게 사랑과 인정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세상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
[음악]
때로는
분하고 억울해도
웃어야 한다는 것.
바람이 불어와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음악]
그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비로소
남자가 되었다. Ah.
[음악]
경계
경계
전동 휠처를 타고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은 흩어지고
시선 선을 피한다.
예배를 드리러 주일의 교회를 가면
내 주위에 거리를 두고
사람들은 모인다.
아버지의 생일에 가족들이 모이면
처자식 이야기를 하는 동생들 사이에서
나는
침묵으로
일고 알란다.
넘을 듯 넘지 못하는 묘한 경계.
오늘도 그 사이에서
출다리기를 하며 하루를 보낸다.
[음악]
푸념
푸념
어린 시절 여름 방학이 오면
친척 형동생과
친동생이
우리 집에 모여서 시끌벅적
[음악]
온 거실을 뛰어다니며 놀던 기억이
난다.
난 벅찬 가슴으로 기어다니다.
결국에는 구경꾼이 되었는데
지하철에서
피서 가는 가족,
맨살을 자신있게 드러내고 지나가는
남녀들.
그 사이에서
난 지금도
구경꾼이다.
[음악]
무엇보다 여름에
내가 얹게 되는 이유는
탄력의 7월과 8월이 지나가면
1년을 다 보내 버린 듯 허전한
기분.
[음악]
내가
한 살을 먹는 것 다
여름탓이다.
[음악]
나의 어머니
[음악]
나의 어머니
[음악]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 주시다가도
아픈 물리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도리질를 하면
불호령을 내리셨던
나의 어머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하면
내 친구 녀석과
똑같이 걸을 수 있다고.
[음악]
아무리 자신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도에서
[박수]
고개를 돌리시며
두 길을 막으시던
나의 어머니.
[음악]
막내 동생이 결혼할 사람과
사랑의 결실을 맺으며 물어익어갈증
[음악]
불편한 큰 아들이 있다며
다시 생각해 보자는 소리에
고개를 숙이시던
나의 어머니
[음악]
내가 먼 길을 가려 할 때
나의 꿈을 이야기할 때
나의 손에 숟가락을 지어주고
따뜻한 밥상을 차려 주시며
편히 살아라
말씀하시는
[음악]
나의 어머니
[음악]
나의 어머니에게
나는
숨겨 놓고 아끼는 화분이다. 니다.
[음악]
계단
계단.
부모님의 삶에서 계단은
부의 적도이며
긍지였다.
나의 어린 시절
땅바닥을 기어다닐 때
나의 부모님은
꼭 계단을 걸어내려가는 사람이
되라고.
다짐을 받았다.
[음악]
가 열심히 운동을 해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고
걷게 되었을 때
부모님의 도움없이
난감만 잡고
계단을 홀로 내려올 때
사랑과 인정을 제일로 받았다.
이놈 인제 뛰어다닐 거라고
다리 수수
나홀로 계단을 내려오는 힘을 잃었을
때
어머니가
뒤에서 바지금만 잡아 주는데도
난 신기하게
내려오는 것이었다.
[음악]
외출을 할 때
난 늘 어머니를 부른다.
계단 좀 내려가게 해 달라고.
그럼 흥정 아닌 흥정이 이루어지는데
일찍 들어오기.
가는 곳을 명확하게 밝혀야만
내려갈 수 있다.
날
계단 내려보내는 일은
나에게 자유에 대한 첫 관문.
어머니에게는
아들을 위한 노동.
어른이 되고 싶어
[음악]
어른이 되고 싶어.
[음악]
계단을 내려가는 나에게
외출이 너무 많다고 한마디 하시네.
서울에 사이 콘서트를 보러 가는
나에게
헛바람만 들었다고
한 번, 두 번 세 번 잔소리.
[음악]
동생은 외국을 홀로 다녀도 별 말씀을
안 하시더니
서울이
외국이라도 되는 것처럼 잔소리.
문학 교실 가는 나에게
거기에 너 같은 애들 많이 오냐고
물어보시고
회사 가는 동생에게는
너 같은 애들
돈 많이 벌어가냐고
물어보지 않으시네.
축복인지
저주인지
스쿨버스 타고 학교 가던 그 시절
어머니는 아직도
학교에서 졸업시키지 않으시고
사감 선생 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신다.
[음악]
어머니
졸업장 받고 싶어요.
추리닝과의 전쟁
[음악]
추리님과의 전쟁.
어린 시절.
하늘색의 노란 고무질이 들어간 출리닝
바지를 움직이기 편하다며
어머니는 늘 나에게 입히셨다.
그러다가
나와 친분이 깊었던 국어 선생님께서
한마디 하셨다.
여기가 시설리가
오차리면 신경 안 쓰나?
충격을 받아
출리닝을 정리해 버렸다.
시간이 흘러
움직이기 편하다 하며
아웃도워 등산복지를
늘 입히시려 하셨다.
[음악]
땅의 인식성 강의를 핑계삼아
이런 옷을 입고서는
사람들 앞에 설 수 없다며
입지 않으려 할 때
우리 어머니는
깊은 탄식을 내시며
한마디 하셨다.
별란놈
[음악]
입태어나
몸을 뒤집 못했을 때에도
[음악]
언제나 부모님을 불렀다.
시간이 제법 흘러 앉지를 못할 때도
부모님을 부르며 제롱을 피우니
세상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적어
늦다며
의사처럼 진단을 내렸다.
부모님에게 세상 사람들은
헛된 희망을 주었고
시간이 좀 지나서도 걷지를 못하자
부모님은
확실한 결론을 내렸다.
이놈은
입만 살았다.
그 이후 모든 사람들에게
이놈 똑똑하다며
증거를 내밀 때
내 입을 증거로 보여줬는데
부모님이 옷 입으라 하면
한참 지나도 다리 하나 끼우고 있고
윗돌이 입으라 하면
옷잎다 말고 뒹굴고
[음악]
부모님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때면
넌 입만 살았다며
부정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지금 그저 내 입은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하며
내가 살아 있다고
증거가 되고 다풀
[음악]
밥풀
아장아장 조카가 걸음을 배우고
나를 향해 걸어온다.
[음악]
나는 엉덩이로 밀어 앞으로 가면서
조카를 맞는다.
답상머리에서
조카가 서툰 숟가락질로
밥을 퍼먹는다.
그 서은 숟가락질에 흩어지는 밥들
왜 이렇니?
한마디 던지며
내 언저리의 주의를 살피니
내 언저리에
바풀이 더 많다.
시간이 흘러
조화들이 뛰게 되고
바풀을 흘리지 않게 되었을 때
파프를 흘리고 있는 나의 모습은
어떻게
비추어질까?
[음악]
밥상머리에
흩어진 밥을 숫자만큼
내 실름도
깊어진다. Да.
[음악]
생일
생일.
[음악]
오늘 나는 한살을 먹었다.
축하한다고 손을 쳐주었다.이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넘어지고 넘어지는
걷는 연습밖에 못 했는데
무엇을 했고 무엇을 위해
세월은 여기까지
나를 데려왔는지
묻고 또 묻는 내 자신의 물음
[음악]
[웃음]
조카들이
내 침대에서 점프를 하며 뛰어다닌다.
너희들 잘도 걷는구나.
어떻게 하면 잘 걷는지이
삼춘에게 가르쳐 주겠니?
[음악]
난 아직도 내 인생의 숙제를 다하지
못했는데
[음악]
모두들
제 갈길에 바빠 돌아보지 않네.
내 속에 있는 내 욕심.
돌덩어리 같은 내 마음을 내려놓으면
새털처럼 가벼워질 텐데.
열심히 밥 먹고
열심히 숨쉬면
내년에도
생일은 다시 온다.
[음악]
삶의 의미를 새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며이나 있다고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
이미
넘어지는 법을 배우지 않았는가?
[음악]
내 인생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벽을 짚고서 있는 법만 깨달아도
[음악]
본전은
건진 셈이다. 니다.
[음악]
수많은 사람들이
제 갈길 가고
털어는 이쪽으로
털어는 저쪽으로
남의 길을 따르다 보니
온 몸에 땀만 흐르고
갈증만이 다
이리저리
한 길에 머물다가
내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내 속엔 내가 없고
이름 모를 타인들만
가득차 있다.
[음악]
시집을 접으며
안녕하세요. 책 읽어 드리는 집사
백종환입니다.
오늘은 성희철 시인의 보리수알의 감성
시집 수박 속같이 붉은
시집이었습니다.
2025년
녹음이 우고져 가는 여름에 그야말로
시집의 제목처럼 수박 속같이 붉은
여름을 시켜 주는 시집이었습니다.
성희철시는 시를 쓰는 작업은 문학의
완성을 위한 작업이 아니라 상처받고
아픈 나의 영혼을 희망으로 치유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라고
고백합니다.
특히 시인과 가까이 생활하는
가족들과의 일상도 솔직하게 담은
시들을
저 또한 공감하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에게 낭독해 드렸습니다.
들으셨던 여러분들도 공감하고
공감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5년 여름을 함께하며 여러분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악]
오늘은 성희철 시인의 보리수아래 감성 시집, 『수박 속같이 붉은』이었습니다. 2025년 녹음이 우거져 가는 여름에 그야말로 시집의 제목처럼 수박 속같이 붉은 여름을 식혀주는 시집이었습니다. 성희철 시인은 “시를 쓰는 작업은 문학의 완성을 위한 작업이 아니라 상처받고 아픈 나의 영혼을 희망으로 치유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고백합니다. 특히 성 시인과 가까이 생활하는 가족들과의 일상도 솔직하게 담은 시들을 저 또한 공감하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에게 낭독해 해 드렸습니다. 들으셨던 여러분들도 공감하고 공감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5년 여름을 함께하며 여러분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