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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음악가

인터뷰 진득한 가락 속에 흥겹고 평안한 소리 여행

  • 박세라 음악가
  • 등록일 2022-01-26
  • 조회수964

인터뷰

음악으로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때로는 노래로, 때로는 악기로 그날의 경험과 감정을 기록해두었다가 좋아하는 이가 찾아오면 하나씩 꺼내 보여준다. 1월 어느 날, 앨범과 포스터로 가득한 삼청동 연습실에서 음악가 최준과 이야기를 나눴다. 활짝 열린 그의 추억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2014년 여름, 한 무대를 통해 최준과 처음 만났다. 그가 연주한 곡은 <춘향가> 중 한 대목인 ‘갈까부다’였다. 그런데 ‘피아노 병창’이라고? 그동안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사람들을 보아왔지만 가야금 병창이나 거문고 병창처럼 ‘피아노 병창’이라고 이름 붙인 사람은 처음이었다. 병창은 소리도 연주도 완벽히 다뤄야 하는 장르다. “일고수 이명창”이라는 말처럼, 소리를 아무리 잘해도 고수가 실력이 없으면 듣기 힘든 것이 판소리인데, 최준의 피아노 병창은 노래하는 사람이 반주까지 하니 호흡이 잘 맞기도 하고 ‘갈까부다’의 애절함이나 처절한 통곡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알고 보니 그는 ‘피아노 병창의 창시자’로 주목받고 있었다. 판소리 눈대목들을 편곡하고 직접 노래한 앨범 《피아노 병창》은 지금까지 그를 대표하는 앨범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건 판소리와 함께하는 피아노 병창인데요. 처음에는 <흥보가> 중 ‘화초장’에서부터 <춘향가> 중 ‘갈까부다’, <흥보가> 중 ‘놀보 심술부리는 대목’, <평창의 밤하늘> <심청가> 중 ‘추월만정’, <춘향가> 중 ‘사랑가’, <아름다운 사랑가> <수궁가> 중 ‘별주부가 토끼 꾀어내는 대목’, <정릉 길 가다>, 마지막 10번째 곡은 <적벽가> 중 ‘군사설움 대목’입니다. (제가) 작곡한 곡은 <평창의 밤하늘> <아름다운 사랑가> <정릉 길 가다> 세 곡입니다. (나머지는) 다 병창곡이에요.”

그의 전공은 판소리나 국악과는 전혀 상관없었다.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진학하여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이 당시 드럼, 일렉트릭 베이스와 기타, 그리고 최준의 보컬과 피아노로 구성된 밴드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의 첫 발매 앨범 《First Love》도 피아노 연주인데, 할머니와 늘 걷던 정릉 길, 소리를 배우러 갔던 평창의 밤하늘 등 그의 일상 속 감정이 소중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는 특히 《First Love》와 《피아노 병창》에 수록된 <정릉 길 가다>와 <평창의 밤 하늘>, 그리고 《피아노 병창》에 수록된 <아름다운 사랑가>를 좋아한다.

“<정릉 길 가다>는 어릴 때 할머니, 이모할머니, 준이, 할아버지랑 같이 놀던 생각이 납니다. <평창의 밤하늘>은 평창에 산 공부하러 다니면서 밤과 별자리도 많이 본 느낌을 작곡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랑가>는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을 부르고 나서 아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랑가>와 <평창의 밤하늘>을 좋아합니다.”

피아노와 판소리로 활동하던 그는, 대학을 졸업할 즈음 정가를 배우면서 또 다른 시도를 했다. 정가와 피아노, 그리고 국악기들로 구성된 앨범 《정가... 피아노로 물들다》는 스승에게 물려받은 ‘초수대엽’ ‘언락’ ‘편락’과 같은 전통가곡과 그가 작곡한 <수선화> <꽃향기가 그윽하게> <깊은 물 돌고 돌아> 등 창작가곡이 함께 담겨있다. 또한 <삼보통청>의 ‘공양게’ 부분을 시조 형식으로 만들고 ‘불교 평시조’라는 새로운 장르로 선보였다. 이는 구전으로 전수받은 소리를 악보로 정리하고 심도 있게 연구한 결과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통해 불규칙한 장단과 곡의 형식이 그의 몸에 배어들었을지, 생각하면 할수록 놀라울 뿐이다. 또 <너영나영> <오돌또기>와 같이 민요를 편곡한 곡도 선보이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보컬로 활약 중이다.

“판소리 할 때는 흥겹고요, 정가를 부를 때는 부드럽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정가... 피아노로 물들다》에는 첫 곡 ‘공양게’ 평시조에서부터 자작곡 <아침종송>까지 (실었습니다). <보고 싶은 임>은 해금도 같이 하고, <아침종송>은 피아노와 타악기도 함께하니까 너무 재미있습니다. ‘공양시방조어사 연양청정미묘법’이라는 시조가 있습니다. ‘불교 평시조’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수선화>는 조금 편안해지는 노래였습니다. ‘한 점의 겨울이 송이송이 동그랗게 피어나더니’ 그런 사설인데, 추사 김정희 선생의 「수선화」입니다.”

그는 즉석에서 가곡을 한 곡 부른다. ‘우조 초수대엽(동창이)’이라는 남창가곡이다.

동창이 밝았느냐 / 노고지리 우지진다 / 소치는 아희 놈은 / 상긔아니 일엇느냐 / 재 너머 / 사래긴 밭은 언제 갈려 하느니

30대 청년이 된 그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다시, 시작》이라는 타이틀로 공연과 실황 앨범을 선보였는데, 장르의 구분보다는 작곡가 최준의 색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피아노곡과 인간의 깊은 내면을 실험적으로 표현한 곡, 바이올린과 첼로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곡과 전통악기의 진득한 가락까지. 몇 개월간 힘든 작업이 계속되었지만 가족이나 친구, 여행 등을 통해 얻은 영감을 스케치하고, 다양한 가상 악기로 녹음해보면서 어떤 연주자와 함께할지 상상하는 것은 그의 큰 행복 중 하나다.

“여행하다가, 산책하다가, 음악을 듣다가... 이럴 때 아이디어가 더욱 좋습니다. 춤추는 것을 많이 좋아합니다. 제주도에서 춤을 추고 그런 느낌을 작곡했어요. 월정리 해변, 신창리 해변, 가파도에서도 춤추고 마라도에서도 춤추고. 재미있었습니다. 작곡할 때는 피아노부터 연주하고 컴퓨터로 미디 작업을 합니다. 피날레 또는 로직프로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피아노 녹음을 하죠. 피아노 녹음부터 한 다음에 결과물을 듣고 수정도 하고. 기타와 바이올린 소리도 좋아요. 기타도 좋고 스트링 악기도 다 좋아합니다. 전자피아노로 스트링과 기타도 함께 연주했습니다.”

음악가 최준이 좋아하는 것을 꼽자면, 사람을 만나는 것과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곡을 자랑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나를 보자마자 안부를 묻기보다 피아노나 컴퓨터 앞에 급히 앉아 새로 만든 곡을 자랑한다. 작업실에 친구 한 명을 앉혀놓고 연주를 할 때도 즐거운 그는,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날이면 기쁨이 몇 배가 된다.

이런 그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너무 가혹하다. 많은 사람이 모여 연습하거나 여행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 사람이 많지 않은 곳들을 가족과 함께 잠시 다녀오곤 했는데, 그중 비무장지대(DMZ)에 다녀온 것이 가장 인상 깊었나 보다. 벌써 컴퓨터의 작업 폴더를 가득 채워놓고, 나를 만나자마자 자랑을 시작했다.

“세계여행은 코로나19로 가지 못하고 있어요. 끝나면 갈 수 있어요. 판소리 배우러도 계속 못 가고 있어요. 판소리 학원은 코로나 끝나고 갈 수 있고, 해외여행도 여기저기 더 다니고 싶어요. 2022년에는 DMZ를 테마로 곡을 만들어서 함께 공연하고 싶습니다. DMZ에 다녀오면서 그런 느낌에 작곡했습니다. 여기저기 박물관도 보고 옛날 TV도 보고, 임진각 곤돌라를 타고 임진강을 바라보면서 사진도 찍었어요. 서양 현악기하고 국악기와 함께 연주하고 싶습니다.”

아직 공연 장소와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무대 위에서 신나게 연주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공연이 끝나면 모두에게 활짝 웃으며 “오늘 준이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그. 꾸준히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며, 순수한 행복을 나눠주는 그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도 준이가 함께 해줘서 감사합니다!”

최준

피아노 연주자, 소리꾼, 작곡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비학교 수료,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적벽가 수료,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판소리를 배우면서 창 반주를 피아노와 결합해 ‘피아노 병창’이라는 장르를 열었다. 꾸준히 창작하고 발표하며, 무용공연의 라이브 연주를 하기도 했다. 주요 앨범으로 《First Love》(2013), 《피아노 병창》(2014), 《정가... 피아노로 물들다》(2018), 《다시, 시작》(2021) 등이 있다.

박세라

태평소, 피리 연주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을 이수했고, 양방언의 라이브 세션으로 활동 중이다. 2014년부터 최준 음악가와 연주해왔으며, 《다시, 시작》(2021)의 편곡 및 음악감독을 맡았다.
83psera@naver.com

영상. 박유미 미술작가 gomako1983@hanmail.net
사진. 박영균 미술작가 infebruary14@naver.com
사진·영상 제공. 최준

2022년 2월 (28호)

상세내용

인터뷰

음악으로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때로는 노래로, 때로는 악기로 그날의 경험과 감정을 기록해두었다가 좋아하는 이가 찾아오면 하나씩 꺼내 보여준다. 1월 어느 날, 앨범과 포스터로 가득한 삼청동 연습실에서 음악가 최준과 이야기를 나눴다. 활짝 열린 그의 추억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2014년 여름, 한 무대를 통해 최준과 처음 만났다. 그가 연주한 곡은 <춘향가> 중 한 대목인 ‘갈까부다’였다. 그런데 ‘피아노 병창’이라고? 그동안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사람들을 보아왔지만 가야금 병창이나 거문고 병창처럼 ‘피아노 병창’이라고 이름 붙인 사람은 처음이었다. 병창은 소리도 연주도 완벽히 다뤄야 하는 장르다. “일고수 이명창”이라는 말처럼, 소리를 아무리 잘해도 고수가 실력이 없으면 듣기 힘든 것이 판소리인데, 최준의 피아노 병창은 노래하는 사람이 반주까지 하니 호흡이 잘 맞기도 하고 ‘갈까부다’의 애절함이나 처절한 통곡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알고 보니 그는 ‘피아노 병창의 창시자’로 주목받고 있었다. 판소리 눈대목들을 편곡하고 직접 노래한 앨범 《피아노 병창》은 지금까지 그를 대표하는 앨범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건 판소리와 함께하는 피아노 병창인데요. 처음에는 <흥보가> 중 ‘화초장’에서부터 <춘향가> 중 ‘갈까부다’, <흥보가> 중 ‘놀보 심술부리는 대목’, <평창의 밤하늘> <심청가> 중 ‘추월만정’, <춘향가> 중 ‘사랑가’, <아름다운 사랑가> <수궁가> 중 ‘별주부가 토끼 꾀어내는 대목’, <정릉 길 가다>, 마지막 10번째 곡은 <적벽가> 중 ‘군사설움 대목’입니다. (제가) 작곡한 곡은 <평창의 밤하늘> <아름다운 사랑가> <정릉 길 가다> 세 곡입니다. (나머지는) 다 병창곡이에요.”

그의 전공은 판소리나 국악과는 전혀 상관없었다.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진학하여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이 당시 드럼, 일렉트릭 베이스와 기타, 그리고 최준의 보컬과 피아노로 구성된 밴드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의 첫 발매 앨범 《First Love》도 피아노 연주인데, 할머니와 늘 걷던 정릉 길, 소리를 배우러 갔던 평창의 밤하늘 등 그의 일상 속 감정이 소중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는 특히 《First Love》와 《피아노 병창》에 수록된 <정릉 길 가다>와 <평창의 밤 하늘>, 그리고 《피아노 병창》에 수록된 <아름다운 사랑가>를 좋아한다.

“<정릉 길 가다>는 어릴 때 할머니, 이모할머니, 준이, 할아버지랑 같이 놀던 생각이 납니다. <평창의 밤하늘>은 평창에 산 공부하러 다니면서 밤과 별자리도 많이 본 느낌을 작곡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랑가>는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을 부르고 나서 아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랑가>와 <평창의 밤하늘>을 좋아합니다.”

피아노와 판소리로 활동하던 그는, 대학을 졸업할 즈음 정가를 배우면서 또 다른 시도를 했다. 정가와 피아노, 그리고 국악기들로 구성된 앨범 《정가... 피아노로 물들다》는 스승에게 물려받은 ‘초수대엽’ ‘언락’ ‘편락’과 같은 전통가곡과 그가 작곡한 <수선화> <꽃향기가 그윽하게> <깊은 물 돌고 돌아> 등 창작가곡이 함께 담겨있다. 또한 <삼보통청>의 ‘공양게’ 부분을 시조 형식으로 만들고 ‘불교 평시조’라는 새로운 장르로 선보였다. 이는 구전으로 전수받은 소리를 악보로 정리하고 심도 있게 연구한 결과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통해 불규칙한 장단과 곡의 형식이 그의 몸에 배어들었을지, 생각하면 할수록 놀라울 뿐이다. 또 <너영나영> <오돌또기>와 같이 민요를 편곡한 곡도 선보이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보컬로 활약 중이다.

“판소리 할 때는 흥겹고요, 정가를 부를 때는 부드럽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정가... 피아노로 물들다》에는 첫 곡 ‘공양게’ 평시조에서부터 자작곡 <아침종송>까지 (실었습니다). <보고 싶은 임>은 해금도 같이 하고, <아침종송>은 피아노와 타악기도 함께하니까 너무 재미있습니다. ‘공양시방조어사 연양청정미묘법’이라는 시조가 있습니다. ‘불교 평시조’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수선화>는 조금 편안해지는 노래였습니다. ‘한 점의 겨울이 송이송이 동그랗게 피어나더니’ 그런 사설인데, 추사 김정희 선생의 「수선화」입니다.”

그는 즉석에서 가곡을 한 곡 부른다. ‘우조 초수대엽(동창이)’이라는 남창가곡이다.

동창이 밝았느냐 / 노고지리 우지진다 / 소치는 아희 놈은 / 상긔아니 일엇느냐 / 재 너머 / 사래긴 밭은 언제 갈려 하느니

30대 청년이 된 그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다시, 시작》이라는 타이틀로 공연과 실황 앨범을 선보였는데, 장르의 구분보다는 작곡가 최준의 색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피아노곡과 인간의 깊은 내면을 실험적으로 표현한 곡, 바이올린과 첼로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곡과 전통악기의 진득한 가락까지. 몇 개월간 힘든 작업이 계속되었지만 가족이나 친구, 여행 등을 통해 얻은 영감을 스케치하고, 다양한 가상 악기로 녹음해보면서 어떤 연주자와 함께할지 상상하는 것은 그의 큰 행복 중 하나다.

“여행하다가, 산책하다가, 음악을 듣다가... 이럴 때 아이디어가 더욱 좋습니다. 춤추는 것을 많이 좋아합니다. 제주도에서 춤을 추고 그런 느낌을 작곡했어요. 월정리 해변, 신창리 해변, 가파도에서도 춤추고 마라도에서도 춤추고. 재미있었습니다. 작곡할 때는 피아노부터 연주하고 컴퓨터로 미디 작업을 합니다. 피날레 또는 로직프로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피아노 녹음을 하죠. 피아노 녹음부터 한 다음에 결과물을 듣고 수정도 하고. 기타와 바이올린 소리도 좋아요. 기타도 좋고 스트링 악기도 다 좋아합니다. 전자피아노로 스트링과 기타도 함께 연주했습니다.”

음악가 최준이 좋아하는 것을 꼽자면, 사람을 만나는 것과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곡을 자랑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나를 보자마자 안부를 묻기보다 피아노나 컴퓨터 앞에 급히 앉아 새로 만든 곡을 자랑한다. 작업실에 친구 한 명을 앉혀놓고 연주를 할 때도 즐거운 그는,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날이면 기쁨이 몇 배가 된다.

이런 그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너무 가혹하다. 많은 사람이 모여 연습하거나 여행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 사람이 많지 않은 곳들을 가족과 함께 잠시 다녀오곤 했는데, 그중 비무장지대(DMZ)에 다녀온 것이 가장 인상 깊었나 보다. 벌써 컴퓨터의 작업 폴더를 가득 채워놓고, 나를 만나자마자 자랑을 시작했다.

“세계여행은 코로나19로 가지 못하고 있어요. 끝나면 갈 수 있어요. 판소리 배우러도 계속 못 가고 있어요. 판소리 학원은 코로나 끝나고 갈 수 있고, 해외여행도 여기저기 더 다니고 싶어요. 2022년에는 DMZ를 테마로 곡을 만들어서 함께 공연하고 싶습니다. DMZ에 다녀오면서 그런 느낌에 작곡했습니다. 여기저기 박물관도 보고 옛날 TV도 보고, 임진각 곤돌라를 타고 임진강을 바라보면서 사진도 찍었어요. 서양 현악기하고 국악기와 함께 연주하고 싶습니다.”

아직 공연 장소와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무대 위에서 신나게 연주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공연이 끝나면 모두에게 활짝 웃으며 “오늘 준이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그. 꾸준히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며, 순수한 행복을 나눠주는 그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도 준이가 함께 해줘서 감사합니다!”

최준

피아노 연주자, 소리꾼, 작곡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비학교 수료,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적벽가 수료,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판소리를 배우면서 창 반주를 피아노와 결합해 ‘피아노 병창’이라는 장르를 열었다. 꾸준히 창작하고 발표하며, 무용공연의 라이브 연주를 하기도 했다. 주요 앨범으로 《First Love》(2013), 《피아노 병창》(2014), 《정가... 피아노로 물들다》(2018), 《다시, 시작》(2021) 등이 있다.

박세라

태평소, 피리 연주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을 이수했고, 양방언의 라이브 세션으로 활동 중이다. 2014년부터 최준 음악가와 연주해왔으며, 《다시, 시작》(2021)의 편곡 및 음악감독을 맡았다.
83psera@naver.com

영상. 박유미 미술작가 gomako1983@hanmail.net
사진. 박영균 미술작가 infebruary14@naver.com
사진·영상 제공. 최준

2022년 2월 (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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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8 00: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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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님!! 미래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친구들 재능을 많이 키울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특수한 친구들이 많은데..발굴하는 노력이 더해지면 좋겠습니다. 발굴과 더불어 교육환경도 조성이 되면 최준님처럼 행복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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